17평 땅에 지은 40평 주택이야기
“ 거대한 도시안에서 작은 땅은 도시안의 ‘틈’ 작은땅은 새로운 기회이다.
작은 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한줄기 ”빛”같은 것. “
56.2㎡(17평)크기의 땅에 짓는 작은 주택이다. 땅 모양도 기형적이여서 체감되는 땅의 크기는 더 작다.땅의 규모에 비해 지어지는 집의 가족구성원과 라이프 스타일은 작은집이 결코 아니다.
건축주의 프롤로그
"제 마음속의 집은 언제나 기찻길 옆 빨간 벽돌집 입니다.저녁이면 붉은 노을빛이 방안까지 새어 드는 집이었습니다. 돌아가신 외할아버님과 오랜 시간 그 노을 바라보았습니다. 할아버님이 가꾸신 소박한 서구식 정원에서 혼자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12세를 끝으로 그 붉은 벽돌집은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 벽돌집을 생각합니다. 아마 나에겐 집이란 이곳 저곳 숨을 곳이 많은 ‘생각의 집’일 지도 모릅니다. 그 벽돌집은 고요하고 ‘바라보는 곳’ 이었습니다.
그럼 난 어쩌면 집의 정서적인 기능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다소 이 무모한 집짓기에 용기 있게 나섰을 겁니다. 허나 천연동에는 노을도 오솔길도 목련이 피던 겸손한 정원도 없습니다. 나에겐 바라 볼 무언가가 필요 할 것 같습니다. 작은 하늘과 작은 빈 공간이 필요합니다. 거기에 시선을 고정하고 그냥 있는 겁니다. 태양과 관계가 긴밀하고 심플하지만 자연적인 공간을 원 하는 것 같습니다. 천연동은 아마 날 것 같은 새 것 일 겁니다. 시간이 막 시작 된 곳이 겠죠. 그래도 낯설음이 덜한 자연스럽고, 자연스러운 너무 치장하지 않은 편안함이 있었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
구도심 저층주거지역 틈새에 지어진 단독주택
코너의 틈으로난 창이 공교롭게도 정남의 방향
건물의 틈으로난 창을 통해 채광과 환기를 고려 / 틈으로난 창을 통해 프라이버시 고려
주어진 프로그램은 지하층의 작업실을 포함한 단독주택이다. 젊은 부부는 초등학생 딸을 두고 있고 주변 인근에 아주 가까운 곳에 초등학교가 위치하고 있어 이 땅을 선택하게 되었다. 땅은 작지만 지어져야 할 주택의 쓰임은 결코 작지 않다. 젊은 부부는 직업적인 특성상 그리고 아이의 양육상 서울이라는 도시를 떠나 집을 지을 수 있는 여건이 안 되었다. 이들이 결정한 것은 구도심의 작은 짜투리 땅에 집을 지어 주거를 해결함과 동시에 사회활동에도 제약을 받지 않으며 아이의 양육에도 제약을 받지 않는 그런 집을 짓기로 결정하였다. 그 들은 생애 첫 번째 내 집을 그렇게 짓기로 결정하였다.
Before Construction
나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을 “틈”(CREVICE)으로 부르자고 했다. 거대한 도시속 작은 땅이 그 ‘틈’이였고 ‘틈’이라는 말은 때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할만한 기회’라는 말로도 쓰이며 ‘시간적인 여유’ 로도 쓰이고 물리적으로는 어떤 물체에 ‘벌어져 사이가 난 자리’이며 한줄기 가느다란 밝은 빛이 들어올 수 있는 그 ‘틈’을 의미하는 말로 부르고 싶었다. 그렇게 화두를 던지고 난 뒤 일관되게 그 “틈”을 계획의 컨셉으로 사용하고자 하였다. 빛을 받아들이는 창의 형태나 채광방법, 내부 공간의 틈을 통해 층간의 단절이 아닌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공간감, 그 연속성을 통해 정말 작은 내부공간이 최대한 답답하게 보이지 않게 하려고 하였다. 내가 서있는 장소에서 위 아래 플로어의 동선을 인지할 수 있으며 시각적인 연계를 유지하고 싶었다. 때마침 정북방향의 인접대지가 계획 대지보다 2미터 이상 높은 지형적인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여 단면상의 원하는 조건들을 반영할 수 있었다.
6미터 통과도로에 면한 작은땅은 주변의 밀도있는 저층주거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건물의 틈으로난 창을 통해 채광과 환기를 고려 / 틈으로난 창을 통해 프라이버시 고려
주차장 확보를 고려한 건물의 Mass Design과 구조해석
도로진입시 드러나는 틈의 모습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창호계획
내부는 한쪽에 몰려있는 계단참에서 나뉘어지는 스킵 플로어로 계획하였다. 한개층의 공간에서 층간의“틈“을 벌려 작은 내부를 작지 않게 보이게 할 수 있었다. 구도심의 작은 땅은 대부분 도로가 좁다. 계획대지에 면한 도로는 6미터 폭의 통과도로 이기 때문에 도로 건너편 마주한 다세대나 다가구 같은 집의 전면 창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침해 받을 수 있는 민망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 정남쪽 모서리의 틈으로 난 창으로 채광이 가능하게 하고 그 외 필요한 창들은 가급적 주변건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수 있는 위치에 계획하였다. 건물의 진입도 대지의 형상을 활용하여 골목길 들어가듯 우회하여 진입한다.
계단참에서 분리되는 skip floor(공간사이의 벌어진 틈)
모든 프로그램들의 구성이 수직적인 단면구성이다. 공간을 이동하려면 거의 계단을 통해야만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사용하는 공간과 그렇지 않은 공간 특수한 목적을 가진 공간들을 구분하여 효율적인 단면을 구성하고자 하였다.
계단의 동선과 공간의 진입, 외피와의 관계
1층 현관에서 바라본 계단과 Break Floor / 지하진입계단
지하층의 작업실
지하층 작업실의 천창
1층의 수납거실 공간
2층진입시 거실 / 층간의 벌어진 틈
거실에서 바라본 공간의 틈 / Skip floor를 통한 공간의 구분
주방/식당에서 본 2층의 공간 / Skip floor로 구분된 아래의 거실
주방/식당에서 본 2층의 공간 / Skip floor로 구분된 아래의 거실과 3층의 틈
계단 이동동선과 틈을 통한 시각적인 연계
인접한 두개의 방의 이동동선을 길게 만들어 심리적인 크기를 넓힘 / 이동동선에도 틈을 통해 심리적인 공간의 크기를 넓힘.
아이방의진입과 틈 / 좁은 공간을 해소하기 위한 높은 천정고와 LOFT
3층의 화장실과 세면실
부부 전용 침실 / 미니멀한 구성
심플한 계단의 난간 디자인
코너에 난 창들은 내부에 빛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
4층의 드레스룸과 창고 공간
최상층에 놓여진 욕실공간 /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창호계획
저층주거지역에 상직적으로 자리 잡은 틈
구도심에서 집을 지을 때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오랜 시간의 흔적이 존재하고 있고 물리적인 환경은 공사에 많은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작은 땅이라 할지라도 도심지 내의 작은 표정들을 어루만지다 보면 도시의 풍경을 바꾸는 작은 시작이 될것이다.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공간과 창호계획
Architects : 건축사사무소 더함
대지위치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독립문로
주용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56.2㎡
건축면적 : 28.77㎡
연면적 : 133.92㎡
건폐율 : 51.19%(법정60%)
용적율 : 191.74%(법정200%)
건물규모 : 지하1층,지상5층
주차대수 : 1대
건축구조 : 철근콘크리트벽식구조
외장마감재 : THK125단열재+STO
내부마감재 : 벽-친환경페인트(toro), 바닥-원목마루/타일/집성목 , 천정- 석고보드위친환경페인트(toro)
DESIGN TEAM : 서도원, 이현우, 권남희
구조 : 한길엔지니어링
기계 : 선화설비
전기,통신 : 선화설비
시 공 사 : 무원건설(주)
사진작가 : 류인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