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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분야: 설계

대표자: 최재혁

설립: 2015년

주소: 서울 성북구 성북로4길 63 (성북동) 1층

연락처: 02-743-2439

이메일: ciga_architects@naver.com

홈페이지: ht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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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AUS 2014년 4월호

ENTER HOUSE

끝없이 확장하는 공간의 연속

캐나다식 경골목구조를 적용한 이 주택은 삼각형 모양의 대지를 이용한 뾰족한 평면이 독특하다. 지형적인 특징 때문에 위에서 내려다본 지붕 모양이 마치 컴퓨터 자판의 ‘엔터’처럼 보인다. 마침 건축주의 직업이 컴퓨터 프로그래머라 엔터하우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주택을 설계한 건축가 이재혁 소장은 “이 주택에서 엔터는 다른 의미도 내포한다. 마치 게임에서 다음 레벨로 이동하는 것과 같이 끝없이 이어지는 공간의 다음 단계로 들어선다는 의미다. 거주자의 공간적 활용과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간은 계속해서 확장되고 연결되며 다음 단계로 들어선다”고 정의한다.

경기도 양평군의 ‘숲속마을’ 단지에 들어선 엔터하우스의 건축주는 두 명의 어린 자녀를 키우는 젊은 부부다. 이들은 아파트 전세를 옮겨 다니는 생활에 염증을 느껴 작은 전원주택으로 눈을 돌렸다. 서울 근교 주택 단지를 알아보던 중 양평 숲속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일단 필지별 분양가가 저렴한 데다 분양이 한창 이뤄지는 모습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한다.

“사실 숲속마을의 첫인상은 영 아니었거든요. 아무리 전원이라 해도 지나치게 외진 곳인 데다 군부대도 가까워서 여기서는 못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 번 두 번 올 때마다 입주민이 늘어나는 모습에 점차 마음이 끌렸던 것 같아요.”

30대 초중반 입주민이 많아 자녀들의 나잇대가 비슷한 점이라든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위치는 외졌지만, 근처에 개군초등학교가 있고 스쿨버스가 마을 아이들의 등하교를 돕는다. 건축주는 “올해 10살인 큰아이가 자기또래가 많아서 그런지 우리보다도 적응을 빨리 하더라고요. 학교를 마치고 오면 친구들끼리 서로 집에 놀러가서 함께 있으니까 엄마들도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단지 안이라서 크게 걱정할 일도 없네요”라고 말한다. 입주를 결정하고 집을 둘러보면서 이재혁 건축가가 지은 두 타입 정도의 모델이 눈에 들어왔다. 입주자 의견을 들어보니 입소문이 가장 좋았고 성격도 자상했단다. 무엇보다 모던하면서 세세한 디테일을 잘 살려내는 설계 스타일이 마음에 들어왔다고.

1,2.개방적으로 연결되는 부부침실과 거실.

3.모서리의 창에서 풍부한 채광이 들어오는 식당.

4.2층 욕실. 좁은 공간을 활용해 화장실에 미닫이문을 설치했다.

태양빛의 이동과 두 개의 볼륨

엔터하우스는 태양의 이동 방향과 긴밀하다. 진입부와 남쪽 마당을 잇는 축을 복도공간으로 설계한 후 건물의 볼륨을 두 개로 나눴다. 이렇게 만들어진 볼륨을 엇갈려 배치하고 대지의 방향 때문에 생긴 축으로 볼륨을 정리, 지붕에 처마를 설치하니 여름철 일사를 차단할 수 있었다. 겨울에는 거실의 높은 창을 통해 집 안 깊숙한 곳까지 밝고 따뜻한 햇빛이 풍부하게 들어온다.

외관은 진입부의 여름 마당, 식당 앞의 놀이마당, 거실 앞의 텃밭 세 부분으로 나뉜다. 대지의 형상과 배치로 인해 자연스레 형성된 공간이지만, 각각의 공간에 적절한 특성을 부여함으로써 개성 있는 공간으로 발전시켰다.

1층의 거실과 식당은 복도를 사이에 두고 나뉜다. 식당은 외부의 마당과 덱으로 이어지고 모서리에 만든 창문이 독특한 경관을 만들고 있다. 거실에서 외부로 이어진 곳은 텃밭공간으로 1.8m 높이의 벽을 쌓아 마당과 분리, 정적인 공간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거실은 바닥에 가구를 설치해 레벨 차가 다른 두 개의 공간으로 분리한 공간이다. 그 안쪽엔 숨은 계단실이 나오는데, 이곳은 2층의 부부침실로 연결돼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기도 한다. 평소 가족끼리 카페에서 시간 보내는 일이 많았던 이 가족은 거실을 북카페 분위기로 만들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은 책꽂이에서 자유로이 책을 꺼내 보다가 숙제도 하고 바닥의 서랍을 열어 장난감을 꺼내 놀기도 한다.

엔터하우스는 욕실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들이 개방적으로 이어진다. 1층의 거실과 2층의 침실은 보이드를 통해 공유되고 1층과 2층 벽은 선반 모양의 책꽂이를 부착해 공간의 연속성을 부여했다. 아이들 방 역시 마찬가지다. 각자의 방에서 사다리를 타고 다락 위로 올라가면 탁 트인 공간이 나온다. 아이들이 이 집에서 많이 하는 놀이 중 하나는 바로 숨바꼭질이다. 거실의 층을 나누는 가구, 벽에 부착된 선반형 책꽂이, 아이들 방에 놓인 책상 등 곳곳의 공간에 배치된 가구들은 이재혁 건축가가 손수 만든 것들이다. 공간의 선이 정형화되지 않아 기성품으로 나온 제품이 아닌 수제 가구를 제작했고 덕분에 주택의 콘셉트를 잘 살린 유니크한 가구들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