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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산 농가주택

 

 

 

작은 집을 권하다.

 

어떤 집이 좋은 집일까.

크고 화려한 남들과 전혀 어울리지 못하는 나만의 집 ?

물론 그런 집도 내 삶과 동떨어지지 않는 다면 훌륭한 집이다.

전제와 같이 다만 그 엄청난 집이 나에게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 생활에서도 금전적으로도…….

 

월산 농가주택은 친척 할아버님 댁이다.

퇴임을 하시고 귀향하셔서 농사를 짓고 평화로운 일상을 시작하기 위해서 지으신 집이다.

물론 앞에서 얘기했듯이 부담감이 없는 집, 사람을 억누르는 집이 아니길 원하셨다.

 

공사비 절감을 위해서 가능한 면적도 줄이고, 마감자재도 고가의 재료는 배제를 했다.

그저 외장벽은 시멘트사이딩이여도 좋았다. 조금 멋스러움이 없더라도 보여주기 위한 집이 아니고 내가 만족하고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면, 충분한 이곳에 그 멋이라는 것은 거추장스런 옷이나 다름없었다. 

 

낮은 산 언덕배기에 올려 놓인 집이고, 높은 기단위에 위치해 있고, 대지 자체가 남향을 바라보고 길게 놓여 전망과 일조가 훌륭한 장소였다.

그저 어떤 집이든 앉혀놓으면 그만인 장소에 이렇게 더할 수 있다는 게 어떻게 보면 한결 손쉬운 작업이다.

 

  

빈 공간을 채워 간다는 게 고통보다는 즐거움이 될 수 있는 작은 집이 좋은 집이다.

작지만 작은 만큼 주변에서 채워지는 공감각이 풍요로운 집이 이처럼 시골 한적한 곳에 지어지는 농가주택인 듯하다. 그래서 '작은 집을 권한다.‘

 


전혀 장식적이지도 않고, 전혀 화려하지도 않으며, 어쩌다 한번 쓸지 모르는 공간을 만들지도 않고, 모든 방들은 넓은 전망을 가지고, 바람은 언제든지 흘러지나가는 작은 집……. 그런 집이 월산에 지어진 이 농가 주택이다.

 


한눈에 보여지는 면이 보여지는 전부이고, 예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안과 밖은 다르지 않고, 내가 서서 그리고 앉아서 바라봐야 할 곳에서 내가 보고 싶은 풍경을 내다 볼 수 있다.



크고 화려하다고 해서 좋은 집이 될 수 없듯이 작고 비용이 저렴하다고 해서 나쁜 집이 되는 것이 아니다. 필요한 만큼만, 가질 수 있는 만큼만 가진다면 충분히 좋은 집이 가능하다.

그리고 생뚱스런 첨언이지만 우리는 보통 작지만 효율적인 집을 요구한다.

여기서 효율이라는 부정확하고 불확실한 용어를 잠시 접어둔다면 좋은 집은 당장 다가온다.

 

 

월산 농가주택 다른 입면-집의 가치는 재료가 아닌 그 속의 삶

      


시멘트 사이딩은 잘 써보질 않은 재료였다.

단지 타 재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가 꺼려지는 이유였고, 코너부 디테일이 생각만큼 맘에 들지 않고, 배보다 배꼽이 큰 디테일로 마무리 짓는 건 더군다나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써보기도 전에 꺼려지는 재료였지만, 지금 보니 어리석은 생각이다.

좋은 집이 비싼 자재와 디테일에 의한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이 집을 보며 적정한 공사비, 격에 맞는 편안한 집이 좋은 집이다.

조금은 그 모습이 저렴하여도 그 삶이 저렴하진 않다는 걸, 그 집이 저렴한 인생을 담고 있지 않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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