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도 마냥 천편일률적이지는 않다. 가끔은 불편함을 무릅쓰고 해보고 싶을 때도 있고 아주 가끔은 너무 편하게 있고 싶을 때도 있다. 심지어 빨랫감을 이층에서 일층 다용도실로 바로 던져 넣을 수도 있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건축가의 또 다른 몫이라고 강요될 때도 있다. 기능을 충실히 풀지 못하는 건축물 특히 우리가 주거해야 하는 집은 집다워야 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주택 현장을 가면 항상 먹먹한 감정이 앞설 때가 많다. 내가 잠시라도 딴 생각을 하는 사이에 벌써 많은 것이 오판 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