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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전시리뷰] 베니스 비엔날레 귀국전 '용적률게임: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 건축전시_용적률게임: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_아르코미술관

건축설계디자이너 KirbyKIM(길쭈욱청년)
2017.03.19

지난해 베니스에서 열렸던 베니스 비엔날레 건축전의 한국관 전시가 이듬해인 올해 귀국전이 열린다 하여 찾게 되었다. 2014년 조민석 건축가를 커미셔너로 하여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받고 2015년 귀국전을 했던 것과 같은 순으로 이뤄진 전시인 것이다. 지난 비엔날레에서는 한반도 오감도라는 주제로 분단된 한반도의 남북한의 건축이 어떻게 다르게 발전했는지를 보여준 감성적인 주제를 다뤘다면 이번 비엔날레 한국관은 "용적률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전면에 걸어 용적률이라는 현실적인 요소를 다루고 있다.

용적률이라는 용어 자체가 일반에게는 낯설게 들릴 수 있는데, 건축 실무를 하는 이들에게는 매우 익숙하면서도 중요한 용어이다.

전시 주제를 요약하기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용적률이란 일정 대지 위에 세워진 건축물의 지상층의 층별 바닥면적의 합계를 대지면적으로 나눈 것의 100을 곱한 비율값이다. 즉, 어떠한 땅 위에 어느 정도의 규모를 세울 수 있는지에 대한 척도로 도시의 밀도와 매우 밀접한 개념이다. 그 뿐만 아니라 얼마나 제한된 용적률에 가깝게 건축물을 짓는가에 따라 그 건물의 재산적 가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부동산의 매우 현실적인 부분과도 가까운 개념이기도 하다.

따라서 용적률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이래로 건축가와 건축주, 시공자 등 모든 건축에 관여하는 이들은 이 수치에 집중하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거나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었고 그러한 태도들은 우리나라 건축행태에 매우 큰영향을 끼쳤다. 그것을 이번 전시에서는 "용적률 게임"이라는 용어로 정의내리고 그것을 정리한 것들이 전시의 주 내용이다.

전시 장소는 지난 귀국전과 같은 대학로의 아르코미술관.

영어타이틀 "THE FAR GAME" 에서 FAR는 Floor Area Ratio의 줄임말인 '용적률'의 영문 표현이다.

부제명엔 '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는 용적률이라는 제한적인 요소를 극복하기 위해 건축가, 건축주, 시공자 등 각 건축관계자들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을 의미한 것이다. 예를 들면 건축가가 건물을 계획함 있어 건축법적으로 용적률에 산정되지 않는 면적들인 발코니, 다락 등의 요소들을 디자인 요소로 활용 하는 것 등이 있다.

전시는 한 건축물이 용적률에 대응하여 계획되고 지어지는 과정을 단계별로 정리하였고, 각 단계마다 이해를 돕는 간단한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하였다.

전시에서는 건축이 이뤄지는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함과 동시에 현재 우리나라의 건축상황도 함께 설명하면서 , 우리나라의 건축에서 용적률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현재에도 얼마나 치열하게 그것을 다루는 게임들이 이뤄지는지를 강조하고 있다.

전시장 전체에서 눈에 들어오는 대표색은 빨강인데, 이 빨간색의 요소들은 용적률에 대응하여 발생한 창의적인 요소들을 의미한다. 앞서도 이야기 했던 발코니와 다락, 지하층 등이 그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건축 실무를 하는 입장에서 보면 이 부분은 매우 공감가는 것들이다. 실제로 디자인함에 있어서 제한되는 용적률에 포함되지 않는 이와같은 요소들은 자칫 획일화 되어버릴 수 있는 건축물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건축가들은 디자인함에 있어 이런 요소들을 매우 적극 활용하고 있고 전시에서도 36개의 건축가들의 작품을 예시삼아 이를 보여주고 있다.

아래 사진의 건축물은 건축가에 의해 계획된 건축물은 아니지만, 용적률에 대응한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된 건축물로 용적률 게임이 비단 건축가들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일반에 의해서도 이뤄짐을 보여주는 예시이다.

1전시장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36개의 건축가들의 작품이다. 용적률 게임을 통해 탄생한 이 작품들은 각각 다른 상황에서 다양한 방식을 통해 용적률에 대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시장 한 가운데에는 36개의 작품을 스티로폼으로 만든 모형이 있는데, 꽤나 섬세하고 디테일하게 만들어져 있다.

36개의 작품들 옆으로 한켠에는 용적률 게임이 발생하게 된 힘과 원인에 대한 내용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한 패널이 나열돼 있다. 고밀도로 성장한 도시구조와 지가상승 등 우리나라의 건축의 현실적인 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한 것으로 무어보다 정리한 그래프와 이미지들이 깔끔하고 보기 좋다.

36개 작품에 대한 사진 (아래)
다양한 건축가들이 있는 만큼 다양한 디자인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전시장 중간에는 영상이 재생되고 있는데, 괘나 흥미롭다. 전시 주제에 대한 비니 마스의 인터뷰, 그리고 부동산 중개업자, 집장사, 시공자, 건축가 등의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보는 용적률에 대한 시선 등의 내용이 재생되고 있는데, 재생시간이 길지는 않으니 잠시 앉아 지켜볼 만 하다.

전시는 계속해 용적률 게임을 통해 탄생한 건축물에 대한 작가들의 사진과 스케치로 이어지고, 이를 지나 다음 전시장으로 넘어간다.

2전시장에서는 1전시장에 전시돼 있던 36개의 작품들이 영상으로 정리돼 재생되고 있다. 여기서는 용적률 게임에 대한 주제를 벗어나 36개의 작품과 그것을 디자인한 36명 이상의 건축가들의 생각들을 다양하게 볼 수 있다는 것이 더 가치 있었다. 평소에 관심있던 건축가들의 영상을 찾아 보며 그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다.

전시의 마지막은 용적률 게임이 시사하는 바를 정리하며 마무리된다.

전체적인 전시의 총평을 내리기 위해 지난 귀국전과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컨텐츠에 있어서 용적률이라는 주제에 한정되다 보니 14년도에 비해 다양함이 떨어진다. 36개의 건축작품이 전시된 것은 흥미롭긴 하나 결국엔 '용적률에 대응한 작품이다'라는 하나의 주제로 귀결되어 끝나버린다. 전반적인 전시의 내용은 용적률 게임에 대한 정의와 육하원칙에 따른 설명으로 채워져 있다. 또한 건축 실무자 입장에서는 워낙에 익숙한 주제인지라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으나 일반에게는 낯설고 어려울 수 있다는 점 우려와 비엔날레의 주제였던 만큼 해외에서의 이해도와 반응은 어땠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다분히 건축적인 전시인 만큼 다시한번 건축실무자의 입장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자면, 꼭 전시를 찾아 우리나라 건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용적률에 대해 생각하고, 그에 대한 다양한 건축가들의 시도들을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전시는 5월 7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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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설계디자이너 KirbyKIM(길쭈욱청년)

한 명의 건축가가 되기 위해 건축을 현업으로 삼고 있는 실무디자이너.

좋은 건축물을 찾아 답사하고, 전시회 등을 찾아 보고 글로 정리하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ksj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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