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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회의소 #04. 마감
재미나요 l 우리나라
건축가 천경환
2017.12.22

 

 

정면 구경을 마치고 오른쪽 입면 방면으로 다가가는 길

지하주차장 출입구와 드랍오프를 겸하는 필로티가 보입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보았던 하얀색과 검은색, 두 열의 기둥이 여기에도 보이네요.

 


 

 

금속 시트로 감싼 필로티 천정 부분은 너무 무난하고 싼 티가 나서 실망이 컸습니다.

 


 

 

얇게 켠 돌판을 쌓아서 만든 명패도 그다지 근사해 보이진 않았고요

 


 

 

두 켜로 이루어진 기둥이 이런 장면에서는 무난해 보이는데,

 


 

 

굳이 두 열로 만들 필요가 없는 부분, 예를 들어서 이렇게 캐노피를 지탱하는 기둥의 경우에, 단지 형식을 맞추기 위해 기둥 아래 부분을 검은 돌판으로 두툼하게 둘러놓은 모습은 고개를 갸웃하게 합니다.

 


 

 

캐노피는 스팬드럴 부분만 쏙 돌출된 것으로 연출되었는데, 건물과 따로 놀지 않고 일관되어 보인다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를 하고 싶지만, 뭔가 아쉽고, 조금은 억지스러운 느낌도 납니다.

 


 

 

모서리를 올려본 모습.

모처럼 사진 찍는 즐거움이 느껴지더라고요.

 


 

 

캡을 씌운 가로 방향 창틀이, 이런 시점에서는 제법 역동적으로 보입니다.

유리면으로부터 단지 조금 튀어나와있을 뿐인데

눈이 즐거워서 같은 장면을 이리저리 찍었는데

 


 

 

규칙적으로 뚫려있는 작은 구멍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처음에는 녹물 자국인줄 알았는데, 사진을 확대해보니 구멍인 것 같네요.

커튼월 구조 상 필요한 구멍인가 봅니다.

공기를 통하게 하기 위해, 아니면 안으로 스며들어간 물을 빼내기 위해 뚫어 놓은.

 


 

 

오른쪽 입면을 바라본 모습

 


 

 

석재 마감의 두툼한 기둥처럼 연출해서 입면을 분할한 모습은 이전 포스팅에서도 보았던 것입니다. 비례도 좋고, 입면에 두께감도 생겨서 감각적으로 좋아 보이는데요. 특히 이 경우에는 서울 구 시가지의 중심, 남대문 바로 근처라는 입지 조건에도 잘 어울리는 접근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만, 수직으로 켜켜이 바닥판을 올려놓은 다음 피막을 두른다는 고층 오피스 건물의 본질적인 속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엊그제 문득 맨하탄의 록펠러 센터 사진들을 보게 되었는데, 이 건물과 비슷한 인상을 받았거든요. 딱히 흉해 보였던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그 시대, 그 상황을 충실히 담아내고 있는 건물이긴 하지만, 프로그램과 건물 유형, 그리고 성취할 수 있는 기술적인 조건 등을 충실하게 드러낸, 건강하고 의미 있는 건물이라고 말하기엔 다소 거리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간단히 말해서, 두툼한 돌기둥이 보기에 좋고 상황에도 어울리는 듯하지만, 가혹하게 말하자면 조금 퇴행적인 수법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유행했던, 과거참조적인 포스트모던 스타일과도 조금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구요.

 


 

 

커다란 덩어리가 적절히 나뉘어져 있는 모습 또한 보기 좋았습니다.

 


 

 

분절되는 부분의 기둥 간격이 애매하게 되어 있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증개축에 관련된 건물의 내력이 드러나는 듯 했고요.

 


 

 

앞서 필요 이상으로 깐깐한 말을 하기도 했지만, 서울에서는 평균 이상의 세련된 경관을 연출하고 있는 건물인 것은 확실합니다.

 



 

 

물러서다 뒤를 돌아서 찍은 사진. 시청 옆, 옛 서소문 근처는 보존하고 싶은 구식오피스 건물들이 많이 있는 동네이기도 합니다. 이런 건물들을 보면, 어렸을 때, 가끔 주말에 부모님이 시내에 가자는 말을 하셨을 때 느꼈던 설렘이 아련하게 되살아납니다.

 

3줄 요약 

1. 오랫동안 눈여겨보았던 남대문 옆 상공회의소 건물을 구경했습니다.

2. 가혹하게 말하자면 다소 퇴행적인 디자인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3. 세련되게 디자인 잘 한 건물인 것은 부인하긴 힘든 것 같습니다.

 

 

l 출처 l  상공회의소07 l 작성자 천경환


 

건축가 천경환

손과 발로 풍경을 읽어내는 사람이고
읽어낸 풍경을 꾸준히 기록하는 사람이고
그 기록들을 양분 삼아 디자인을 풀어내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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