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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구매 전 확인해야 할 것
이 땅은 건축 가능한 땅인가요?
이한건축 이호석, 한보영
2019.04.05

오늘 집 지을 때 도와드리면서 친해진 지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서울 모처에 30평 되는 대지를 있고 그 대지를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90%라고. 도장 찍기 전에 건축이 가능한 땅인지 알고 싶다고 했다. 일전에 집에 대한 조언을 드릴 때 우리 생각을 믿고 따라와 주시기도 했고, 집을 다시 지으면 이한 건축과 설계하고 싶다며 우리의 작업을 좋아해 주는 분이셔서 간단한 건축용도를 듣고 땅의 지번을 보내달라 했다.


아래는 부동산에서 알려준 정보.

대지 30평, 건평 18평(건폐율 60%를 기준해 한 개 층 면적을 말하는 것 같다), 연면적 75평(용적률 250%), 1층 카페, 그 위로는 거주용 주택과 임대주택이 있는 협소주택.


아래는 우리가 검토해 본 정보.

대지 30평, 최대 건축면적 15평(3평이나 줄었다!), 최대 연면적 44평(헉, 31평이나 줄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



지인께 받은 지번으로 토지현황을 보니 대지는 50m 길이의 막다른 도로 끄트머리에 닿아있는 좁고, 길고, 뾰족한 땅이었다. 건축행위 가능 여부를 보기 위해 지적도를 다운로드해 막다른 도로와 접해있는 도로의 폭을 확인했다. 다행히 최소 기준은 넘어 건축이 가능한 땅이었다. 맹지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건 OK. 


그런데 도시계획도를 찬찬히 보니 노란색 바탕의 땅에 미세하게 차이 나는 올리브 색상의 선이 하나 더 있다. 그것도 우리 땅 안에, 지적선이 아닌 다른 선이. 건축선으로 추측이 되나 정확한 명칭 기입이 없어 해당 구청 지적과에 문의전화를 해보았다. 지적과가 모르겠다고 건축과에 문의하라고 토스. 건축과 공무원도 확인해봐야겠다며 연락처를 받고는 2시간째 무소식. 기다리다 받은 안내는 주변 땅 중 최근 인허가가 난 것을 확인해보고 이 선이 어떻게 해석된 것인지 봐야 알 수 있다는..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파라는 건지, 허가 넣고 자신에게 검토 책임이 따를 때 맞닥뜨려야 확인하겠다는 건지, 이상한 답변만 받았다. 예를 들어 그게 건축선이라면 내가 유용할 수 있는 땅이 그만큼 줄어든다. 


다음은 지자체 조례 확인. 서울시 조례를 확인한다. 건폐율 60% OK. 용적률 200%,  용적률이 줄었네.. 이격 거리, 건폐율이 줄었네... 일조권, 최고 3층 밖에 못하네.... 주차 대수, 1층 일부를 비워야겠네..... 복합적으로 계산하고 나면 이 땅에 건축 가능한 최대 규모를 알 수 있다. 물론 설계는 이 최대 규모를 채운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뾰족한 땅의 형태대로 울퉁불퉁하게 설계할 순 없으니 말이다.


여기저기 통화하고, 대략의 선들을 그어보고 나서야 지인에게 알려줄 만한 답변이 나왔다. 오늘 하루 반나절이 꼬박 걸렸네. 대충, 개략 검토라는 건 없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과 빠지는 내용이 없으려면 어쩔 수 없다.


지인께 연락해 건축은 가능하다고 알려드리고, 아시는 정보와 검토 내용이 다르니 사무실로 오시면 설명해주겠다고 했다. 사무실에서 이런저런 내용들을 설명해주고, 목표하는 건축에 대해서도 듣고 조언하며 상담을 마무리했다. 지인분은 토지 구매를 앞두고 더 정확한 토지정보와 건축법규 검토 내용을 알게 되어서 정말 고맙다고 하며 판단의 기준이 서서 좋고, 보다 구체화된 목표가 보여서 좋다고 했다. 


이처럼 토지를 구매할 때 등기 확인, 소유자 확인을 하듯이 토지 및 건축법규 검토가 꼭 필요하다. 택지 분양지역 내에서는 이런 검토가 더 큰 힘을 발휘한다. 같은 면적으로 비슷하게 분할된 것 같지만 주변 조건에 따라 장점이 더 많은 택지가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에서 알려주는 정보는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건폐율, 용적률이다. 하지만 어떤 층수로 얼마만큼의 면적의 건물을 지을 수 있는지는 땅의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건축사사무소를 통해 검토해봐야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많은 분들이 이런 오류로 인해 토지를 잘 못 구매하시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부동산 거래 소비자가 이런 서비스를 쉽게 접하기란 어렵다. 건축사사무소에서 이런 일을 하는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고, 이 일에 어느 정도의 대가가 지불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처음 접하는 일이어서 그렇지, 건축상담 의뢰는 전혀 어렵지 않다. 건축사사무소를 검색 또는 건축 전문잡지나 건축 웹진을 통해 건축작업을 보고, 좋고 성향이 맞는다고 생각되는 곳에 연락만 하면 얼마든지 응대를 받을 수 있다. 


의료 상담을 받듯이, 변호 상담을 받듯이, 토지 구매 전에 소정의 비용으로 건축상담을 받는 것이 더 보편화된다면 건축주에게도, 건축계에도 서로 보탬이 될거라 생각한다.

이한건축 이호석, 한보영

이한건축은 개념, 논리를 앞세우기 보다는 일상의 필요에 주목하고 소통을 통해 건축작업의 출발점을 만듭니다. 건축이 이루어지는 대지의 장소성에 대한 고찰을 통해 대지의 좋은 쓰임을 찾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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