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음악처럼 빛과 공간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화음의 조화이고, 소설처럼 시간과 사람이 만들어가는 일상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설계는 더욱 섬세하고, 예민하고, 민감해야 합니다. 모든 감각으로 움직임, 소리, 냄새, 맛, 질감까지 관찰하고 사색하여 공간을 사유해야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사람을 통해 일상 속의 미학으로 자리 잡게 되고, 그러한 공간의 즐거움을 모두와 나누는 것이 ATOP의 건축철학입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김정한
- 설립
- 2012년
- 주소
- 서울 성북구 성북로5길 9-4 (성북동1가, 정주빌딩) 3층
- 연락처
- 02-902-3872
- 이메일
- atoparch@atoparch.co.kr
노은동 온정당(溫凊堂)
1. 계획
"대전 노은동에 첫 번째 프로젝트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가족들을 위해 독서 공간과 사색의 공간이 여기저기 마련된 편안한 집입니다.
입구부터 들어오는 사람들을 맞이 하고, 포근하게 감싸주는 집을 짓고 싶습니다."
기본계획1_ALT01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한 동온하정(冬溫夏凊)의 첫 번째 계획 모형입니다.
북측에는 도로, 남측에는 주택이 있는 대지에 맞닿아있는 대지로 자연광을 최대한 받을 수 있도록 배치하였습니다. 북측에 건물을 배치하여 도로 쪽에서 진입하고, 남측에 마당을 최대한 확보하여 낮에 충분한 햇빛을 즐길 수 있는 따듯한 공간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툇마루에 걸쳐 앉아 마당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지켜보며 독서를 즐기는 건축주의 삶을 상상하며 계획하였습니다.
온정당에는 겉에서는 보이지 않는 밝은 마당이 있습니다. 북측으로 진입하여 현관으로 들어오면 거실겸 식당을 건너 바로 마당의 초록을 볼 수 있게 됩니다. 가족들이 집에 들어오면서부터 포근함과 따뜻함을 느끼길 바라는 마음으로 계획했습니다. 경사진 대지를 따라 내부에도 단차를 두어 공간을 분리하였습니다. 남향의 서재에는 큰 창과 문을 두고 툇마루로 마당과 연결하여 책을 늘 가까이 하면서도 마당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습니다. 서재 벽면의 일부에는 외장재와 같은 재료로 하여 내외부의 연결성을 높였습니다. 주방에서는 마당에서 뛰어노는 아이들과 10인용 식탁에서 책보는 남편을 모두 감시(?)할 수 있도록 계획하여 서로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면서 소통하고 인지하고 같이하는 집의 모습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기본계획1_ALT02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한 동온하정(冬溫夏凊)의 첫 번째 계획안의 다른 버전입니다. 기본적인 내부구성을 달리하여 계획하였지만 배치는 1안과 비슷합니다. 당과 주변도로와의 관계가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면서 서로 연결이 가능하도록 담장을 계획하였습니다. 전체적인 배치는 공원쪽으로 등지고 있는 ㄱ자배치지만 2층에서는 공원을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서재공간과 윈도우시트공간이 있어 연계성을 확보하였습니다. 단독주택의 삶은 아파트와 달리 주변과 연결되어있고 서로 소통하고 같이사는 모습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두 번째 안은 현관을 들어서면 거실을 지나지도 않고 방에 들어가기도 하는 아파트 동선과는 달리 가족들이 집에 들어와서 각자의 공간으로 조용히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마주치고 인사한 뒤 개별 공간으로 가도록 동선을 길게 계획했습니다. 노부모님이 지내시는 방과 주방을 지나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만날 수 있게하여 가족들간 서로 소통하고 관계할 수 있는 집의 구성이 되도록 하였습니다.
방은 혼자만의 방이 중요하기보다 가족이 함께 삶을 만드는 장소이며 추억을 담는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긴 복도 한 켠에는 공원 쪽을 향해 열린 윈도우 시트를 배치하여 답답함을 해소하고 북쪽 외부공간과의 연계를 고려하였습니다.
기본계획2
노은동 2차 계획안은 ALT2를 기본으로 발전시켰습니다. 내외부의 밀접한 관계와 기능적인 긴 동선을 이용시 다양한 시퀀스가 존재하는 집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현관을 들어서서 마주치는 마당은 매일 매일이 다른 마당의 풍경을 보여줍니다. 집 안에 들어오면서 인식한 마당의 풍경은 거실의 툇마루에 앉아 가까이 음미할 수 있습니다.
손님들은 방문할 때마다 집안의 풍경이 계절을 어떻게 담고 있는지 느끼게 하려고 합니다. 고층아파트의 거실에서 허공을 보는 모습은 눈이오나 비가오나 늘 한결같지만 마당과 함께하는 거실은 계절과 늘 같이 있습니다. 실내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실 노부모님이 방 안에서만 누워 계시는 것이 아니라 남향의 거실 큰 창가 툇마루에 앉아 햇볕을 쬐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가족들을 반기는 모습은 따스함이라는 말 이상의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내부와 외부의 툇마루를 연결시킴으로써 실내와 실외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자연과 이웃에 좀 더 열리고 함께 공존하는 집이 되고자 하였습니다.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현관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배치하여 외부-현관/복도-방으로 가는 단순하고 최적화된 동선이 아닌 가족의 모습을 서로 보면서 가족의 일상이 늘 가깝게 함께하는 장치로서의 계단으로 계획하였고 가족간의 소통을 위한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좋은 집은 효율적이고 가성비 좋은 기능적이고 폐쇄적인 나만의 공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불편하고 작더라도 가족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정도의 크기에 가족이 함께 즐거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고 추억이 쌓이는 집일 것입니다.
기본계획 3
온정당의 세 번째 계획안입니다. 마당과의 관계와 아이방과 안방의 크기 문제로 인해 디자인을 형태와 함께 조정하였습니다. 대전 노은동의 온정당 가족들은 구석진 공간을 좋아합니다. 집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고 숨겨진 공간이 구석구석 있습니다. 2층으로 오르려다가 넓은 툇마루에서 마당을 보고있는 노부모님을 마주치거나, 복도를 쭉 따라가다 낮은 윈도우시트에 잠들어있는 아이들을 만나게 될지도 모릅니다.
거실의 툇마루는 한 줄로 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벽과 계단을 따라 자연스럽게 깊이가 조절됩니다. 앉아있을 수 있는 깊이, 누울 수 있는 깊이, 모여있을 수 있는 깊이로 다양한 공간활용이 가능하도록 계획하였습니다. 창의 높이를 조절하여 앉아있는 공간에는 낮은 창을 두고, 서서 지나가는 공간에는 높은 창을 두어 어디에 있든 외부로 열린 뷰를 가질 수 있도록 계획하였습니다. 좁은 복도가 좁게 느껴지지 않고, 구석진 공간이 어둡지 않은 온기가 가득한 따뜻한 집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집의 모양이 이상해보이기도 하고 평면이 너무 복잡해보이기도 하고 공간들이 너무 좁아보이기도 하지만 보이는 모습보다 어떻게 쓰고 어떻게 살지를 고민해서 디자인한 가족에게 딱 맞는 집이기에 온정당 가족에게 가장 좋은 집입니다.
기본계획 최종
온정당의 4차 계획안의 모형입니다. 계획안을 만드는 횟수가 늘어날 수록 점점 구체적인 건축물이 되어갑니다. 재료에 대한 고민과 세부적인 공간에 쓰임에 대해 건축주과 함께 고민하고 다듬어나가고 있습니다. 조각같은 건축물보다 사람의 온기가 더 많이 담긴 집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종 계획안
온정당의 최종 계획안입니다. 백색의 벽돌로 외벽 재질을 변경하였고, 내부의 구성은 조금씩 수정되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좀더 구체적이고 실생활과 밀접한 부분에 대한 수정을 거치며 집에서 살 사람들에게 점점 더 꼭 맞는 집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고양이를 위한 공간과 다락공간의 디자인이 좀더 구체화 되고, 작았던 서재공간을 좀더 확보하는 계획구성을 가져갔습니다.
다락공간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에서 건축주 부부를 위한 공간으로 변경되었고, 회의를 통해 가구까지 일체화된 공간으로 발전될 것입니다. 다락의 벽을 낮추고 박공모양의 개구부를 뚫어 2층과 다락과의 관계가 시각적으로 연결되도록 하였습니다. 노은동 온정당의 기본계획이 거의 마무리 되었습니다. 앞으로 좀더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수정과 보완을 통해 좀더 편하고 따스한 집이 되어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