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음악처럼 빛과 공간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화음의 조화이고, 소설처럼 시간과 사람이 만들어가는 일상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설계는 더욱 섬세하고, 예민하고, 민감해야 합니다. 모든 감각으로 움직임, 소리, 냄새, 맛, 질감까지 관찰하고 사색하여 공간을 사유해야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사람을 통해 일상 속의 미학으로 자리 잡게 되고, 그러한 공간의 즐거움을 모두와 나누는 것이 ATOP의 건축철학입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김정한
- 설립
- 2012년
- 주소
- 서울 성북구 성북로5길 9-4 (성북동1가, 정주빌딩) 3층
- 연락처
- 02-902-3872
- 이메일
- atoparch@atoparch.co.kr
건축주가 살고 싶은 집은
건축주의 요구사항은 매우 간단하였습니다.
농가주택을 지어 어머니와 함께 살겠다.
요구사항이 매우 간단했어요. 너무 간단해서 어떤 집이 되어야할지 전혀 그림이 그려지지 떠오르지 않을 정도에요. 그냥 방2-3개 작은집이 생각나지 않으세요?
하지만 간단한 요구사항 안에는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는데요, 그 안에 무엇이 어떻게 설계 요소에 반영되어야하는지, 한번 탐색해 볼까요?
1. 어머니와 함께 살 집
- 거주자 '아들내외(40대중반)'과 + '어머니(80대중반)'가 함께 살 집. 서로 독립적인 생활을 한지 오래된 두세대가 살림을 합치는 경우
- 두세대를 위한 한집임
- 공용 공간과 사적 공간에 대한 세팅이 중요.
- 집에 살림하는 사람이 두 명이라는 뜻. 누가 주방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지?
- 사십대 중반의 아들 세대, 아흔이 넘으신 어머니, 십년 이십년 그 후에 집을 어떻게 쓸지에 대한 시나리오가 필요.
- 최소한 필요한 침실은 두개.
2. '농가주택’
- 법정으로 30평 미만의 단독주택임
- 단독주택은 발코니 확장이 1면 가능함
- 층수는 무관하지만 계단이 생길경우 3~4평 남짓의 공간이 계단에 할애됨. 무려 10%에 해당하는 면적임
3. '농가'주택
- 단독주택이면서 텃밭정도의 적당한 농사를 짓는 주택
- 많은 농기구 살림을 위한 창고 필요
- 30평 건축면적 외에 , 그 외에 100평은 어떻게 쓸 것인가?
- 본채를 지을 때부터 최소한의 규모, 동선, 배치 계획이 필요.
- 시골집은 도시 집과 무엇이 어떻게 다른지에 관한 고찰이 필요
그 밖에 몇 가지 질문들이 따랐고, 아래와 같이 애매모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기의 집을 처음 보니, 이런 주제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당연히 없었겠지요.
a. 창고는 필수, 차고는 ?
- 차고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전체 공사비는 많지 않다.
b. 구조는 단층이 좋은지, 이층이 좋은지?
- 이층이 보기 좋다.
c. 손님방이 따로 필요한지?
- 있으면 좋다. 없어도 된다. 의견이 분분했다가 30평집에 방이 두개밖에 없는 것은 다소 부족하니 방은 세 개로, 대신 서재 겸 손님방으로.
처음에는 이런 질문을 엑셀로 만들어서 드렸는데, 대부분 답변이 애매하거나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답변이었습니다. 그래서 급기야 첫 계획 설계를 2층집으로 했다가 1층으로 바꾸는 대대적인 수술을.. 쿨럭.. ;;
그래서 디자인 전략을 좀 바꿔서, 건축가가 디자인 솔루션을 제공한 뒤에 대화를 더 하기로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부분들, 그러니까 법적으로 허용하는 한에서 공간 안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 사는 방법을 구상해 시나리오 세팅을 하고, 그 컨셉을 동의하고, 제약 상황에 대해 공통의견을 가지고, 더 중요한 것과 덜 중요한 것에 대한 취사선택을 차근히 할 수 있도록 말이죠. 그러면서 구체적인 부분은 디자인을 발전시키면서 합의해나가기로 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을 정리한 적정건축의 건축가의 노트는 이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