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음악처럼 빛과 공간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화음의 조화이고, 소설처럼 시간과 사람이 만들어가는 일상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설계는 더욱 섬세하고, 예민하고, 민감해야 합니다. 모든 감각으로 움직임, 소리, 냄새, 맛, 질감까지 관찰하고 사색하여 공간을 사유해야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사람을 통해 일상 속의 미학으로 자리 잡게 되고, 그러한 공간의 즐거움을 모두와 나누는 것이 ATOP의 건축철학입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김정한
- 설립
- 2012년
- 주소
- 서울 성북구 성북로5길 9-4 (성북동1가, 정주빌딩) 3층
- 연락처
- 02-902-3872
- 이메일
- atoparch@atoparch.co.kr
용인 감분헌
#1. 계획
시작
용인 감분헌의 시작은 2년 전인 2017년 부터였습니다. 2년 전이라니 아득하게 느껴만 집니다. 감사하게도 어떻게 저희를 알고 찾아와주셨는지, 두 분의 선한 에너지에 꼭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밌게도 처음 두 분을 뵌 것은 용인의 어느 땅 앞에서였습니다. 집이 지어질 대지의 위치부터 같이 고민을 해주기를 원하셨고, 저희도 기회가 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몇 군데의 땅을 둘러보았고 저희가 생각하는 각각의 장단점을 말씀드렸습니다. 하루만 보고 이 땅의 모든 걸 관통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주변 환경이 이 대지에 미치는 영향들 위주로 설명을 드렸습니다. 두 분은 저희의 의견을 듣고 땅을 결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계약을 한 후 다시 뵙기로 하고 때를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이 흘렀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용인 주택의 진행이 흐릿해질 때쯤 두 분에게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이전에 봐왔던 땅이 아닌 다른 곳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하셨고, 일정을 조율해서 같이 한번 보기로 했습니다. 차분하게 이전 땅들을 봐왔던 두 분은 여러가지 계약적 이슈와 주변의 환경들을 고려해봤을때, 새로운 땅이 더 나은 것 같다는 판단을 하셨고 저희가 보기에도 새로운 땅이 여러 가지 반면에서 더 나아 보였습니다.
가장 좋았던 것은 더 이상 개발이 될 수 없는 숲을 한쪽에 끼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운치를 잘 아는 두 분의 성향상 사계절을 느낄 수 있는 기분좋은 정원을 곁에 둘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이 곳이 좋겠다는 서로의 공감대를 확인하고 건축주분은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땅의 정리가 끝난 다시 수개월 후, 드디어 설계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건축주 미팅
감분헌은 산을 개발해서 평탄화시킨 대지에 지어졌습니다. 전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계단식 단지의 땅 중 하나입니다. 자연녹지지역이라 일반적인 단독주택의 규모로 계획할 수 있도록 100평 내외의 규모로 구획되어있었습니다. 건폐율 20퍼센트로 설계를 하다 보니 작은 집에 큰 규모의 마당을 가진 이상한 배치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비효율적인 배치를 피하기 위해 땅따먹기 게임하듯이 마당을 만들고 나머지 부분을 집으로 두기로 했습니다.
△ 초기 계획안
과했던 초기 계획안을 좀 더 심플하게 만드는게 중요했습니다.
아이들은 늘 우리에게 긍정적인 동기부여를 해줍니다. 순수한 눈으로 프로젝트를 바라봐 주기 때문에 가끔 미팅에 동행하는게 저희에게도 건축주분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어 줍니다. 이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이 순간들을 어떻게 기억할까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됩니다.
계획
감분헌의 개념은 평면에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직사각형의 땅을 축소한 다음, 외부공간으로 쓸 부분만큼 동그랗게 파낸 건축물의 형태가 평면에 그대로 반영되어있습니다. 그 외부공간은 주차장, 게스트룸의 정원, 거실과 주방과 연결된 마당으로서 기능을 담당합니다. 20퍼센트의 건폐율이 있는 전원 지역의 땅에, 건축물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이 광활한 마당이 되는 배치가 아닌 기능별 외부공간을 가진 배치계획인 셈입니다.
△ 1층 평면도
내부 공간은 곡면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선이 끝나는 지점이 직선의 모서리보다 더 길게 보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공간보다 더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자연광과 내부의 곡면이 만나면서 더 넓고 따뜻한 실내의 분위기를 만들어주리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