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음악처럼 빛과 공간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화음의 조화이고, 소설처럼 시간과 사람이 만들어가는 일상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설계는 더욱 섬세하고, 예민하고, 민감해야 합니다. 모든 감각으로 움직임, 소리, 냄새, 맛, 질감까지 관찰하고 사색하여 공간을 사유해야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사람을 통해 일상 속의 미학으로 자리 잡게 되고, 그러한 공간의 즐거움을 모두와 나누는 것이 ATOP의 건축철학입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김정한
- 설립
- 2012년
- 주소
- 서울 성북구 성북로5길 9-4 (성북동1가, 정주빌딩) 3층
- 연락처
- 02-902-3872
- 이메일
- atoparch@atoparch.co.kr
한양도성 협소주택
#5. 1층 골조 공사
"이건 뭐 3일이면 끝날 거야"
2018.06.13
현장 반장님은 3일이면 1층을 끝낼 수 있으시겠단다. 그도 그럴 것이 옆에서 작업을 지켜보고 있는 순식간에 거푸집이 완성되고 건물이 올라간다. 먹줄을 그리고 위치를 잡는 게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 막상 거푸집을 만들거나 철근을 배근하는 건 금방이다.
△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 한눈에 들어오는 현장 모습
거푸집만 봐도 아담하다.
1층은 주차장이 들어올 공간으로 도로변 경사도를 고려해 측면에서 진입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도면으로 그릴 때는 주차 진입에 문제가 없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막상 현장을 보니 널찍하다. 초보자라도 안심하고 주차가 가능할듯하다.
1층 골조 완성
"거푸집을 걷어내다."
△ 1층 골조 완성
머릿속에서만 그리던 건물을 비로소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하기 때문에 거푸집을 걷어내는 그 순간은 건물을 설계한 사람에게 무척이나 특별한 순간 중 하나이다. 이때 반응은 대부분 비슷하다. 감격스럽기도 하고 또 한편 당황스럽기도 한데, 당황스러운 이유는 바로 그 실제의 크기 때문이다. 요즘은 컴퓨터를 이용해 설계를 하다 보니 건물이 제아무리 크다 한들 결국 모니터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다. 머릿속으로는 건물의 크기를 알고 있지만 설계 과정에서 그 실제 사이즈를 체감하긴 무척이나 힘들다. 그러다가 현장에서 거푸집을 걷어내고 그 건물이 현실에 등장했을 때 비로소 그 사이즈를 실감하게 되는 것이다.
그간 나의 경험도 그러했다. 내가 그린 창문, 내가 그린 건물이 그리 클 줄이야. 적지 않게 당황스러운 경험들이었다. 그 당황스러움은 건물이 작아져도 마찬가지라는 걸 이번 경험을 통해 깨달았다.
△ 1층 골조 완성
드디어 건물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겨우 1층일 뿐이지만 무척이나 반갑고 또 (앞서 언급한 이유들로) 당황스럽기도 하다.
천천히 건물을 돌면서 그 상태를 확인한다. 위의 사진은 창신동 협소주택의 가장 좁은 면의 모습으로 폭은 4M 남짓이다. 주차장 진입을 위해 대각선 쪽으로 출입구를 계획하였다.
△ 1층 골조 완성 (건물의 오른쪽 모습)
거푸집이 반듯하게 잘 나왔다. 우려했던 곡면도 생각보다 그럴듯하다. 현장에서 작업하시는 분들에게 수업이 투정을 들었던 부분이다. "왜 이렇게 곡선을 썼냐? 공사만 어렵고 별로다." 이렇게 잘 뽑으시면서 왜 그렇게 투덜거리셨는지. 생각보다 만족스럽다.
△ 2층 창 스케치 모습
2층에 올라가 주변을 살펴본다. 사실 2층의 뷰가 가장 걱정이었다. 2층은 남쪽으로 출입문을 계획한 탓에 별다른 창을 낼 수 없었다. 대신 공원 쪽으로 큰 창 하나 계획했는데 어떤 풍경이 그려질지 내심 걱정이 많았다.
바닥과 창문 높이를 대략 계산해 스케치를 해본다. 저런 풍경이 상상처럼 보일 수만 있다면 좁고 작은 집에 사는 것도 충분히 풍요로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