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마건축사사무소 / 권오열 대표.건축사
진주 국립 경상대학교를 졸업하고 가와종합건축(최삼영)과 원도시건축(변용,윤승중)에서 건축실무를 쌓고 2012년 독립하였다.
사람과 건축, 사람과 도시가 연결되는 낭만적인 공간창작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으며,
주요작업으로는 송곡이익헌, 순창담미헌, 양평운정헌, 충무공동 beyondhouse, 상주온화헌등의 주택작업과
망경동 협생헌, 신사동 근린생활시설 리노베이션, 마산의료원 장례식장(무위건축공동작)등이 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권오열
- 설립
- 2012년
- 주소
-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12길 20 (성산동) 5층 헤이마건축사사무소
- 연락처
- 010-8629-5102
- 이메일
- freerohe0823@naver.com
연남동 비주얼
10cm를 찾아서
이사 전 확인, 이사 후 확인,
철거 전 확인, 철거 후 확인.
이미 시작된 프로젝트는 머뭇거릴 틈 없이 진행 속도를 맞출 수밖에 없으므로 시작 전에 하는 최종 확인이 중요하다. 그래서 일정 규모 이상의 현장엔 3D 스캐닝을 해서 보다 더 체계적으로 현장 파악을 하고 시작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현장은 규모의 특성도 있고, 연남동 '감성'에 집중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한다.
기획 단계에서 전 용도로 사용하고 있을 때부터 대략적인 크기를 확인하고 현장 상태를 검토했으며, 사용하던 집기를 빼내었을 때에도 실측을 하고 설비를 확인했다. 그리고 다시 천장, 벽, 바닥 마감을 들어내는 제대로 된 철거를 한 후, 하나하나 확인한다. 수차례의 확인을 거치면서 계획은 점점 구체화되어간다.
이미 계획안은 결정된 상태. 추석이 지나야 본격적으로 시공을 하게 되겠지만 추석을 앞두고 철거를 서둘렀다. 다 비운 상태에서 다시 보게 되면 초기의 생각과 다른 부분을 발견하거나,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철거가 되고 잠시 추석 연휴 찬스를 획득한 현장, 아무것도 없는 먼지 뽀얗게 내린 빈 공간에서 작은 스툴에 걸터앉아 계획했던 공간을 상상한다.
아, 10cm가 부족하다!
아무리 3차원 계획을 하고, 다각도로 시뮬레이션을 했어도, 실제 공간에서 건축가의 직감을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계획했던 천장 높이에서 딱 10cm만 더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좁은 공간이기에 이미 많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적용해왔지만, 이 약간을 더 궁리하면 훨씬 더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곳에서 힘을 좀 더 빼더라도 10cm만 더 찾자.
설비 공사비를 높이면 쉽게 해결될 수 있을 법도 한데, 이미 꽉꽉 밀어 넣은 내역서 합계를 넘길 수는 없으니 고민에 빠진다. 두고두고 느낌을 축적해갈 장소의 성격이 정해지므로 이 약간을 위해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것 하나로 더 좋아질 수 있다면 방법을 찾아봐야지.
그것이 설계하는 이유다.
10cm 고민에 빠져 있는데 "꽃집 여자, 보석집 남자 그리고 두 건축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풍경"이라며, 매장 전면에 설치한 현수막을 읽는 미래의 고객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고객이 10월에 다시 발걸음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