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마건축사사무소 / 권오열 대표.건축사
진주 국립 경상대학교를 졸업하고 가와종합건축(최삼영)과 원도시건축(변용,윤승중)에서 건축실무를 쌓고 2012년 독립하였다.
사람과 건축, 사람과 도시가 연결되는 낭만적인 공간창작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으며,
주요작업으로는 송곡이익헌, 순창담미헌, 양평운정헌, 충무공동 beyondhouse, 상주온화헌등의 주택작업과
망경동 협생헌, 신사동 근린생활시설 리노베이션, 마산의료원 장례식장(무위건축공동작)등이 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권오열
- 설립
- 2012년
- 주소
-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12길 20 (성산동) 5층 헤이마건축사사무소
- 연락처
- 010-8629-5102
- 이메일
- freerohe0823@naver.com
불루재(不陋齋) 1호
한국형 농가주택 설계 시리즈
경북 군위군 소보면 내의리
노부부를 위한 작은 규모의 농가주택인 이 집은 일조와 조망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남향을 바라보며 일자로 펼쳐진 일자형 집이다.
평면상 방 구획을 보면 남향으로 안방, 거실, 작은방이 있고 배면, 즉 북향으로 욕실, 주방, 다용도실이 위치한다.
연간 냉난방비를 감안해 최대한 주택의 규모를 줄인 20평 남짓 되는 소규모 주택으로서, 대부분의 농가주택이 그러하듯
평상시는 노부부가 안방과 거실 위주로 사용하고 도회지의 자식들이 모일 때면 작은 방을 내어줄 수 있는,
농가주택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적정한 규모이다.
당해 대지에 있던 기존 건물은 황토에 돌을 끼워 넣어 벽을 쌓고 그 위에 나무로 서까래를 얻어 지은 토담집이었다.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재료를 사용하여 지은 토속건축인 셈이다. 여기에다가 흙벽이 빗물에 약하기 때문에 회벽이 덧칠해지고 볏짚을
얻은 지붕도 새마을운동의 영향으로 석면이 다량 함유된(?) 슬레이트 지붕으로 변경되었다. 80여년의 긴 세월을 견뎌온
토담집이 기초가 약하다보니 조금씩 주저앉고 찌글어지긴 했어도 어디까지나 이 땅에 자리하며 주변과 관계 맺어온 시간은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새로 지어진 집은 현대적인 재료를 사용하지만 기존건물과의 연계성을 가지려고 했다. 슬레이트는 징크로, 회벽의 흰색은
스터코 바름으로, 낡은 목재 문틀은 적삼목으로 각각 재료가 치환되고 단순했던 박공의 지붕도 한층 더 현대적 분위기로마치
시골농가의 일상을 포근히 감싸 안은 듯한 형태로 계획했다. 내부의 분위기도 외부와 마찬가지로 전반적으로 깨끗한 흰색
벽지에 우드톤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전체적으로 소박한 가운데서 자연미가 묻어나는 삶의 여유를 찾으려고 애썼다.
기존의 토담집이 건강에는 좋았을지 모르나 손님을 맞이하기에는 많이 누추했지만 새 집은 더 이상 누추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 속 자부심이 묻어나는 그런 집, 즉 소박한 농부의 여생을 책임질 편안한 살림집이 되기를 바란다.
덧붙여 이 주택은 전통한옥의 친환경 개념을 적극 설계에 반영하였다.
부부가 주로 사용하는 안방은 온돌방으로 계획하여 나무구입 외 별도의 난방비 지출이 없으며 전통한옥의 처마처럼 남향의
처마 길이를 조절하여 여름철 일사를 차단하고 겨울철 일조를 확보했다. 또한 전면 투명 캐노피 공간은 농가주택에서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작업공간으로 계획되었고 가족들의 야외 모임과 동네 사람들과의 담소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여름에는 적절한
차양을 설치하여 하부 평상을 통해 한옥의 대청마루와 같은 공간으로, 가을에는 추수한 곡식을 말리는 공간으로 사용가능하다.
농부여! 새로이 집은 지었으나 옛날처럼 아궁이에 불을 때는 따뜻한 온돌로 된 안방이 있고, 작지만 탁 트인 주방-거실 공간이 있고,
넓은 마당 앞으로 펼쳐진 전망을 바라보며 평상에 앉아 맛있는 점심식사를 할 수 있고, 비가와도 가족과 즐겁게 야외 바베큐 파티를
할 수 있고, 가을에는 처마 밑에 곶감이나 옥수수 등을 말릴 수 있는 그런 운치 넘치는 공간을 간직한 멋진 집,
그런 집에서 살고 싶지 않은가?
- 불루재(不陋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