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풀 시, 집 가,
시가건축은
건축의 사회적책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클라이언트와 함께 만들어 나가는 합리적인 공간을 추구합니다.
더불어사는 삶의 공간과 기억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최재혁
- 설립
- 2015년
- 주소
- 서울 성북구 성북로4길 63 (성북동) 1층
- 연락처
- 02-743-2439
- 이메일
- ciga_architects@naver.com
- 홈페이지
- http://
곤지암 단독주택 '품'
#1. 시작
삶을 보듬는 집 짓기의 시작
사무실을 찾아온 50대 중후반의 부부. 출가한 두 아들이 있는 부부는 오랜 기간 아파트에서 살다 서울 근교에 작은 집을 짓고 노후를 보내고자 오랜 기간 땅을 찾았다. 그리고 경기도 광주의 곤지암에 경매로 나온 땅을 매입한 후 설계와 시공을 일괄로 해준다는 지역 업체와 계약을 맺었지만...
제대로된 설계 협의도 없이 토목공사부터 진행하던 업체는 인터넷에서 짜깁기한 도면으로 어찌어찌 공사를 진행하는가 싶더니 어느날 갑자기 연락이 두절되었다고 한다. 토목공사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금전적 손해와 심적인 상처를 입은 부부는 결국 설계부터 차근차근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건축가를 찾던 중 홈페이지에 올라간 프로젝트들을 보고 우리 사무실을 찾았다고 한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이 부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단순히 물리적 공간을 만드는 것에 앞서 건강한 집 짓기를 통해 그들의 상처입은 마음을 보듬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본격적인 설계에 앞서 오랜 기간 부부의 삶의 이야기와 꿈을 공유하는 것에서부터 집 짓기를 시작하기로 했다.
△ 토목공사도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았던 대지
점점 구체화되는 꿈
"아이들이 출가해서 집에는 우리 부부 둘만 살 예정이에요. 그래도 아이들나 지인들이 가끔씩 들러 머물 수 있게 게스트룸을 따로 만들되, 평소에는 다실로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게스트룸은 현관을 따로 둬서 저희들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인들과 파티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바비큐 파티를 즐길 수 있는 서브 주방을 하나 만들어주세요."
"서브 주방에는 작은 테라스가 함께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2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필요해요."
"워낙 외진 곳이다보니 도로나 외부에서 실내가 바로 보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운동삼아 농작물을 기를 수 있게 텃밭이 필요해요. 그리고 텃밭은 바비큐 파티하는 마당이랑은 구분되면 좋겠어요."
"마당에서 김장하거나 신발을 털거나 세차를 할 수 있게 수도를 별도로 설치해주세요."
"다용도실 외에 수납창고가 별도로 있으면 좋겠어요."
"청소나 유지관리가 수월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부부만 사는 곳이라 최대한 한 눈에 서로의 동선과 공간이 파악되면 좋을 듯 합니다."
"실내가 답답하지 않았으면 해요."
"툇마루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윗집에서 우리집 실내가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노출콘크리트보다는 한지나 목재 처럼 따뜻한 재료를 사용해주세요."
...
불량업자를 만나 오로지 짓는 것에만 집중하다보니 그동안 잊고 지냈던 부부가 원했던 주택에서의 삶. 자신들의 소망과 이야기를 두서 없이 주욱 늘어놓는 이 과정 자체가 부부에게는 일종의 치유의 시간이었다. 우리는 이렇게 쌓인 삶의 조각들을 하나둘 모아 비로소 집이라는 물질로 구체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 배치 다이어그램
1. 대지현황
약 300평의 대지. 맞벌이를 하는 부부는 도심에서 가까운 곳에 땅을 찾았다고는 하지만 대지는 산길을 올라 주변에 듬성듬성 주택이 있는 한적한 곳에 위치했다.
2. 레벨에 따른 마당 분리
산중턱에 위치한 땅은 비탈진 경사로 인해 대지 좌우로 높이차가 있었다. 다만 그 차이가 크지 않아 우리는 마당을 완만한 경사에 맞춰 윗마당과 아랫마당으로 구분하고, 마당에 각각의 기능을 부여하기로 했다. 특히 60cm 높이로 분리된 2개의 마당은 자칫 황량하고 비어보일 수 있는 약 300평의 거대한 대지를 잘게 쪼개 유지관리에 대한 부부의 부담을 한결 덜도록 돕는다.
3. 건물배치
배치에서 가장 중요했던 부분이 바로 채광과 프라이버시. 도심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채광시간을 극대화하고,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부부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도록 건물을 대지형상에 맞춰 가장 북쪽으로 배치하기로 했다.
4. 주출입구 및 주차장 구분
대지에 건물을 얹히고 나서는 주택과 도로의 적절한 연결을 조절하며 주차장과 주출입구 및 현관을 배치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 곤지암 주택 모형
이렇게 큰 틀에서 건물을 땅에 배치하는 작업이 마무리되었다. 이제는 부부가 원했던 삶의 공간들을 쓰임과 필요에 맞춰 크기를 정하고, 건물 내에 배치하는 작업을 진행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