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와 관계를 맺고, 일상을 기록하며, 삶의 가치를 공유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오정헌
- 설립
- 2016년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남로16길 22 (도남동) 3층, 건축사사무소 오
- 연락처
- 064-755-2418
- 이메일
- office@oarchi.com
갈무리출판사 사옥 뿔
차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의 끝자락. 작은 땅만큼이나 열악했던 환경.
그곳에 작지만 당당하고 무표정하지만 강한 표정을 지닌, 하얀색 [뿔]이 솟아났다.
도심 속 골목 안 작은 공간에 [뿔]이 솟아났다. 아주 작은 땅이다. 도로에 면한 땅의 폭이 6미터, 안쪽으로 10미터 길이 60평방미터 남짓의 19평 공간이 주어졌다. “도서출판 갈무리”라는 출판사의 대표이며 작가이자 정치철학자이신 예비 건축주는 이 작은 땅에 독립공간을 꿈꾸고 있었고, 그 꿈을 이루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건축가를 찾고 있었다. (“갈무리”라는 말은 가을걷이가 끝나면 추수한 곡식이나 채소를 양식이나 씨앗으로 쓰기 위해 잘 거두어 두는 일이라는 순수한 우리말, 인류의 사유와 실천의 성과들을 잘 거두면서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지성의 씨앗을 뿌린다는 것을 암시함) 우연인 듯 인연인 듯 그 설계를 맡게 되었고, 작은땅 작은 건물이지만 오히려 그 과정은 어느 대형 건물 못지 않은 커다란 무게감과 어려움을 주었다.
작은 땅만큼이나 좁은 골목길, 좁은 골목길이기 때문에 더 가까이 인접해 있는 이웃들의 원성, 물을 가득 머금고 있는 연약한 지반상태, 자재를 적재할만한 충분한 공간도 없었다. 공사 작업자들에게 이보다 더 한 열악한 작업환경이 있을까 싶었다. 설계를 하는 내내 이 건물이 주변의 밀도 있는 건물들 속에서도 작지만 당당했으면 좋겠고, 무표정한 듯 하지만 강한 표정을 지어주기를 원했고, 단순한 듯 하지만 그 단순함이 오히려 세련돼 보이기를 원했다. 그리고 어느덧 오랜 시간의 흔적을 간직 해왔던 작은 골목 끝자락에서 하얀색 [뿔]이 솟아나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Before construction
현재 이 건물이 들어선 곳 아주 가까운 곳에는 오랫동안 출판사의 사무공간과 소통의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던 건물이 있다. 이 곳에는 출판사가 겪어온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고, 여전히 그 공간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건축주의 마음을 엿 볼수 있었다. 그러나 건물주가 바뀌고 상황이 바뀌게 됨에 따라 오랜기간 사용되어 왔던 공간의 물리적, 경제적인 독립을 보장하기 힘들게 되어버렸다. 하지만 건축주는 이 동네를 벗어나고 싶지는 않았고 근처 아주 가까운 곳에 새로운 독립공간을 마련하기를 결정하였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예산 안에서 구입할 수 있는 토지는 아주 제한적이었고, 결국은 인근의 6mx10m(60㎡) 크기의 작은 땅을 얻을 수가 있었다.
이 작은 땅을 어떻게 풀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건축주는 자신들의 독립공간을 성공적으로 풀어낼 수 있고 이 작은 땅에 지어질 건축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와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건축가를 찾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 땅을 처음 마주한 날 현장에서 나는 건축주와 좀 다른 시각으로 땅을 바라보았다. 좁은 땅에 자신들이 얼마만큼의 공간을 만들고 불편함이 없이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과 다소 불안감을 가진 건축주와 달리, 나는 골목을 들어서자마자 다소 멀리 떨어져 있지만 장소가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작지만 우뚝 솟은 오브제의 상징성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땅에 진입할 수 있는 도로의 폭은 고작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골목길이었다. 하지만 그 골목길은 진입과 동시에 길게 뻗은 선형의 방향성을 가지는 축이 되었고, 그 골목의 막다른 위치에 건물이 지어질 터였다. 그 방향성이 길게 이어지다가 막다른 곳에서 사라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 방향성을 유지하면서 작은 땅위에 지어지는 건물을 통해 연속적인 새로운 축의 방향성을 유지하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솟아 있어서 일관된 방향성이 흩어져 사라지는 게 아니라 물리적인 오브제를 통해 자연스럽게 어디론가 흘려보내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솟아 오른 뿔은 땅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의미를 가지게 하고 싶었다.
건물의 첫 이미지는 ‘덩어리’의 느낌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장식적인 요소를 최소화하고 건물자체의 MASS가 디자인이여야 풀 수 있는 과제였다. 마침 건물의 전면이 서향을 마주하고 있어 늦은 오후에 가장 밝은 건물의 표정을 읽을 수가 있다. 결과적으로 건축가는 골목 끝자락에서도 원하는 건물의 표정과 인상을 만들어 낼 수 있었고, 작지만 당당한 건물의 이미지를 구현하게 되었고, 가까이서는 보는 각도에 따라 건물의 다양한 표정을 의도하여 가늠할 수 없는 건물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자 하였다.
△ 형태 다이어그램
건축개요
위치 |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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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 지하1층, 지상3층 |
건축면적 | 35.28㎡ |
건폐율 | 55.38%(법정 60%) |
구조 | 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 |
최고높이 | |
시공 | 무원건설(주) |
용도 | 근린생활시설(사무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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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면적 | 63.71㎡ |
연면적 | 133.12㎡ |
용적률 | 153.73%(법정 200%) |
주차대수 | 1대 |
사진 | 류인근 |
설계 | (주)조한준 건축사사무소 |
자재정보
외부마감 | THK120단열재 + S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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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재 | |
마루 | |
주방가구 | |
욕실기기 | |
현관문 | |
붙박이장 |
내부마감 | · 벽-콘크리트 노출 · 바닥-에폭시코팅/타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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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재 | |
실내가구 | |
욕실마감 | |
조명 | |
실내문 | |
데크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