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와 관계를 맺고, 일상을 기록하며, 삶의 가치를 공유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합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오정헌
- 설립
- 2016년
-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도남로16길 22 (도남동) 3층, 건축사사무소 오
- 연락처
- 064-755-2418
- 이메일
- office@oarchi.com
#09. 전세세대의 백미 '다락'
판교 적정주택 '온당'
다락
다락공간은 셋집세대의 또 다른 매력공간입니다. 이곳은 2층의 거실-식당과 연결되어있어, 시각적으로도 음향적으로도 연결되어있어 활기를 함께 느끼면서도 다소 독립적인 공간입니다. 계획을 할 때도 매력적인 공간이 될 것으로 상상이 되었는데, 실제로 지어진 공간에 가봤을 때 느낌이 계획한 거 이상으로 좋았습니다. 비대칭 지붕면 중에서 급경사로 낮아지는 부분은 복층거실과 연결되게 보이드 처리를 해서 데드스페이스가 없고 기존에 생각하는 다락과는 달리 개방감이 있어서 답답하지는 않으면서도 의외로 한적한 느낌이 드는 좋은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창문과 수납의 일체화
아래층의 servant space의 상부는 다락방의 갤러리 공간으로 방이 되긴 좁지만 서재로 쓰긴 훌륭한 공간입니다. 한 면에는 책장을 뒀습니다. 복도의 책장은 전면의 입면과 어우러져 서가의 프레임과 창문의 프레임을 겹쳐보는 등의 디자인 요소가 가미되었습니다. 박공모양의 지붕이 그대로 드러나는 입면에 대응하여 계단 모양의 책장을 짜넣었는데, 고양이가 올라갈 수 있게 중간 턱을 하나씩 더 두어 캣 타워 겸용도 되고요. 기본설계를 진행한 뒤에 셋집에 들어올 주인이 결정되어 고양이를 기르는 미혼의 남자분이 취향과 요구에 맞추어 책장에는 만화책을 수납하고 책장은 고양이 캣타워 역할을 할 수 있게 가구를 만들었습니다.
서가가 마주하는 면에는 낮은 탁자 겸 낮은 수납장을 짜넣어 공간의 활동도를 높이고, 서가 겸 작업공간 그리고 수납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게 의도하였습니다. 여기에 앉아있으면 지붕면의 공간감과 거실과 연결되는 부분이 보인답니다. 이곳은 세대주가 피씨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안쪽에 숨겨진 마스터 마스터베드룸의 공간은 더블침대와 소파 등의 가구를 놓을 충분한 여유가 있어 아래층의 두 싱글 베드룸과 차별화가 됩니다. 이곳에 평상처럼 생긴 좌식 침대와 빔 프로젝터를 설치해서, 게임과 영화 만화를 즐기는 싱글남의 로망을 실현시키는 아지트가 되었다고 합니다.
지붕은 다락을 만들고
다락방은 지붕은 아래 공간입니다.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지붕 모양에 따라 다락의 모양이 바뀝니다. 판교 ‘온당’은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세대)이 사는 것으로, 같이지만 따로 잘 살자는 공유와 독립된 주거 권리에 대한 생각을 담은 집입니다. 이런 내용은 건축의 곳곳에 녹아들어 유기적으로 연결이 되어있답니다.
지붕만을 보면, 주인세대는 전통적인 개념의 4인 가족이고 집도 지붕도 가장 안정적인 시옷자 박공입니다. 반면 셋집세대는 방과 방으로 이뤄진 집이 아닌 방과 복층공간을 활용해 오픈플랜이 가능하게 설계되었습니다. 그런 공간에 맞게 지붕도 비대칭으로 들어서 있습니다.
초기 안에는 개념을 직접적이고 심플한 두 박공의 만남으로 계획했습니다.
판교 디자인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박공지붕을 하고 자연친화적 재료를 사용했을 때 용적율 인센티브가 가능했던 이유와 건축주의 요구사항에도 박공지붕이 좋다고 했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박공의 모양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두 가지 다른 라이프 스타일이 드러나고 두 집이 모여 하나의 집이 된다는 생각을 보이고 싶어서 직각삼각형과 정삼각형(에 가까운) 두 도형의 합으로 만들었습니다. 직각삼각형 지붕 안에는 엣지있는 도심형 싱글의 라이프가, 정삼각형의 안정적인 도형 안에는 전통적 개념의 4인 가구가 자리를 잡는다.
공간과 개념상으로는 부족함이 없지만, 입면 테스트를 통하여 모서리 부분이 날카로워 보이지 않도록 주변 경관과 더 어울리도록 모서리를 깎아보았습니다. 건축주가 원하는 외관상의 이미지와 실제 사용할 때 머리가 부딪히지 않아야 하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락으로 인정받는 높이를 유지하기 등을 복합적으로 고민하여 정해졌고 시공하며 골조가 완성이 되어갈 때 드러난 실내의 느낌은 생각보다 풍부한 공간감을 선사했습니다.
목구조의 보와 보가 만나서 그 자체로 보이는 구조미를 보고 ‘마감을 하지 말고 구조를 드러내면 어떨까?’하며 건축주와 건축가를 고민하게 만들었답니다. 단열재를 구조 안에 채워야 해서 구조미를 드러내려면 서까래 아래 다시 장식적인 보를 달아메야 했기 때문에 아쉽지만 본래 계획대로 마감을 해야 했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