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랩 소소는 아주 특별한 보통의 것을 통해 자그마한 웃음 지을 수 있는,
그런 공간과 일상을 만들고자 합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장서윤
- 설립
- 2013년
- 주소
- 서울 성북구 보문로32길 102-19 (동선동2가) 102호
- 연락처
- 031-942-7955
- 이메일
- yo2n.jang@gmail.com
- 홈페이지
- http://dlabsoso.com
주인세대의 가족공간
판교 적정건축 온당
리빙룸 / 다이닝룸 (LKD)
건축주의 요구 사항들 중에, 마음에 오래 남는 말들이 있었는데, 이를테면 “깨어있는 동안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들을 겹쳐놓고 싶습니다”와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글이 건축가에게 판교 단독주택이 다른 집과 건축주 가족들만의 적정 집이 되기 위한 중요한 단서며 풀어야 할 핵심적인 내용으로 읽히더군요. 거실 7평, 주방 4평 이런 지침을 주는 것보다 훨씬 의미 있는 작업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건축주가 원하는 거실의 이미지에 대한 사례와 가구를 배치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보내왔습니다. 어떤 공간을 꿈꾸는지 잘 드러나는 인상 깊은 콜라주 이미지여서 건축주의 로망을 실현하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더했습니다.
그밖에 ‘카페 같은 거실’이나 TV가 없는 놀이공간을 겸하는 거실에 대한 이미지 등을 종합하여 거실과 주방이 하나로 된 가족공간을 다음과 같이 제안했습니다.
현관
실내 현관은 주차장과 주 생활공간을 이어주는 매개체입니다. 건축주의 바람대로 안에 혹은 밖에 나갈 준비를 할 수 있게 앉아서 신발 신을 공간, 외투를 걸어놓을 공간, 바로 씻을 수 있는 공간을 다 넣었고 연결시켰습니다. 일층 화장실은 아이들이 외출 후 들어와 손 씻고 먼지 털기 용이하게 출입구에 바로 붙어있습니다. 아이나 애완동물 키우는 분들은 많이 아시죠. 밖에서 뭔가를 묻히고 집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세정할 곳이 필요하다는 것을. 물론 손님 용이기도 합니다.
현관에는 중문은 여닫이로 공간을 많이 차지 않게 하였고, 간유리를 끼워서 시각은 통하게 했습니다. 거실 쪽에서 보면 책장과 모양이 딱 맞아서 열어두면 책장 문같이 보인답니다.
계단
우선 집의 핵심 중에 하나인 계단을 거실과 주방의 가운데에 위치시켜 반드시 거실을 통해서 올라갈 수 있게 했습니다. 매우 단순한 설정이지만, 아이들이 커서 외출 후에 자기방에 바로 들어가고 서로의 생활을 알 수 없는 하숙집 같은 곳이 되지 않게 ‘생활을 겹쳐놓은’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답니다. 계단은 화장실- 다용도실과 함께 기능적인 켜로서 한편에 가지런히 계획되어있어서 거실-주방 공간을 통째로 넓게 만들어주기도 한답니다.
카페 같은 거실
거실의 한쪽은 건축주의 로망인 카페 같은 거실에 맞춰 전면 책장과 한쪽 벽면에 긴 책상을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콘센트 눈높이에 맞게 큰 창을 내서 창밖에 뛰어노는 아이들이나 정원을 보면서 프로그램 코딩을 할 건축주의 일상을 설계했습니다. 그런 아빠를 보고 아이들도 책꽂이에서 책을 빼 들고 아빠 옆에 앉아서 책을 읽지 않을까요?
거실과 주방은 마당을 향해있어서 집에서 가장 좋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거실과 주방을 합하면 11 평이되는데, 3미터 층고에 둘이 합한 공간이 생각보다 꽤 큽니다. 애들이 마구 달리면서 놀아도 되게 단차나 고정된 방해물은 없는 Barrier free 같은 공간입니다. 두 공간을 물리적으로 나누지는 않았지만 카페 같은 거실이며, 응접실이고, 아이들의 놀이공간이고, 식당이며 부엌으로 다양한 활동에 적합할 수 있도록 천장과 창문, 그리고 맞춤형 가구의 조합으로 다른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식당과 주방
식당과 주방은 엄마의 주요 활동 무대이고, 엄마가 가사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돌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주방은 동서방향으로는 마당과 연결이 되고, 거실과는 남북방향으로 공간이 통하게 됩니다. 식탁에 앉아서 오밀조밀 이야기도 하고 손님접대하는 응접실 역할을 할 수 있게 식탁공간을 넓직히 만들어 건축주의 어릴 적 기억처럼 엄마는 부엌일하시고 아이는 식탁에서 숙제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팬던트 조명을 달아 거실과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고, 마당으로 연결되는 문은 키가 높은 창으로 시원하게 공간을 열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게 썬룸을 더했고, 그곳에는 식물도 놓고 툇마루처럼 쓰기도 한답니다.
썬룸
‘썬룸’은 건축주의 요구사항에서 얻은 아이디어입니다. 차고와 창고가 문화적인 삶의 질을 풍부하게 해준다면, 썬룸은 자연적인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것입니다. 썬룸은 여름에는 열어두어 바람이 잘 통하게 해주고, 겨울에는 문을 닫아 이중문으로 따뜻한 볕을 담아둘 수 있습니다. 열어둔 문에 걸터 앉으면 툇마루가 되겠지요. 바깥문은 폴딩도어로 열어젖힐 수 있게 되고, 바닥은 실내의 재료와 같은 느낌의 마루 바닥이 연장되는데 데크의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썬룸과 식당이 연결되어있어 반쯤 외부공간에 앉아 밥과 차를 먹는 그림도 함께 그려봅니다. 썬룸의 지붕은 2층의 테라스입니다. 1층과 2층 모두 이 부분은 발코니 확장으로 건축면적에서 산입되지 않게 의도했습니다.
이렇게 계획한 것을 완성하고 보니, 높은 층고와 정원과의 연결성 덕분에 계획 때 상상한 것보다 훨씬 좋은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족에게도 손님들에게도 가장 사랑받는 공간이 되었다고 합니다.
가족실 주인세대 (2층)
2층은 가족의 개인공간인데, 프라이버시와 공공의 영역의 관계에 주목했습니다. 우선 중앙에 위치한 계단과 드레스룸 / 가족욕실이 자연스럽게 안방과 자녀공간을 나눔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합니다.
드레스룸과 가족욕실
드레스룸은 안방만을 위한 것이 아닌 가족전체의 드레스룸으로 이불이나 큰 옷을 위한 깊은 장과 얕은 장을 효율적으로 배치했습니다. 작은 높은 창을 달아 밝은 공간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드레스룸과 같은 선상에 dry toilet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샤워 전후 옷도 갈아입고 화장품도 바를 수 있게 파우더룸과 세탁기를 배치했습니다.
빨래는 2층 가족동선 안에서 해결이 될 수 있게 dry toilet 안에 설치되어있고, 썬룸 위의 테라스에서 남향 빛을 가득 담아 말릴 수 있습니다. 테라스의 깊이는 좁지 않으니 빨래도 말리고 티 테이블을 넣고 커피 한 잔도 할 수 있겠죠?
건축주분이 초기부터 자연건조 빨래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을 알고 그 의미를 체험해보고자 했습니다. 설계를 하면서 당시에 네델란드집에 괜찮은 테라스가 있었는데도 방치해두고 빨래를 방안에서만 건조를 했었는데 빨래줄을 설치하고 직사광선을 빨래를 말려본 후로는, 그 뽀송뽀송함과 시원함에 다시는 빨래를 집안에서 말릴 수 없겠더라구요. 그렇게 살림에 대한 작지만 중요한 노하우들은 건축주와 나누며 생활 밀착형 집이 될 수 있었습니다.
아들의 방
자녀방은 세월이 흐르면 지나면 자연스럽게 달라지는 공간의 요구에 대해 융통성있게 대처할 수 있게 디자인되었습니다. 아직은 어린 자녀들에게 현재는 함께 어울리고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중요하겠지만, 몇 년 뒤에는 각자의 공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설계 개념과 의도는 자녀의 방은 두 개를 트면 가족실과 같은 역할을 하고, 벽을 나누면 두 개의 싱글룸이 되는 것입니다.
벽은 유명한 ‘슈뢰더 하우스’식으로 가변식 벽이 될 수도 있고, 나중에 좀 더 튼튼한 벽으로 시공할 수도 있게 안을 제안하였습니다. 실제적으로는 구조나 방음을 고려하여 고정된 벽으로 시공하고, 대신에 개구멍을 뚫어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놀이방과 잠자는 방을 오갈 수 있게 만들어서 설계의도를 살렸습니다. 꼬마 건축주들이 이런 공간을 사랑해서 아침에 일어나면 개구멍으로 놀이방에 들어가서 꼬물꼬물 놀이를 한답니다.
완공 후 생활을 한 건축주 전언으로는 예전에는 애들이 아침에 일어나면 부모의 방에 와서 잠을 깨워서 부모님 잠이 부족하고 아이는 놀아주지 않는다는 불만이 있었답니다. 새집으로 이사 온 뒤로는, 놀 수 있는 공간들이 충분히 생겨 서로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독립심도 커졌다고 합니다.
두 개의 아들들은 방은 나중에 크면 각자의 방이 될 것인데, 남향에 면하는 방은 발코니를 겸해 개방감이 있고, 동향에 면하는 방은 컴팩트해서 좀 더 내면적인 공간으로 두 방의 성격을 차별화시켰습니다.
반면 안방은 ‘안방’이라는 무게에 좌우되지 않고, 잠만 자는 방으로 간소하게 꾸려고 가족공간을 살리는데 더 중점을 두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