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ZSCALE은 단위의 크고 작음에 경계를 두지 않고 새로운 관계에 주목하며 그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소통의 과정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러한 사고의 기반을 통해 일상과 상상을 채울 언어를 발견하고 새로운 시도와 가능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WIZSCALE은 건축이 주는 상상력을 공간에 담아내는 사람들의 시작점이다.
우리의 다양한 생각들은 서로 어우러져 그 본래의 가치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현실을 떠난 이상향이 아닌 모든 것들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자유로운 소통에서 출발한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전영욱, 김선광
- 설립
- 2014년
- 주소
- 서울 종로구 홍지문길 7 (홍지동) 301호
- 연락처
- 02-569-3125
- 이메일
- wizscale@gmail.com
연남동 비주얼
10cm를 찾아서
이사 전 확인, 이사 후 확인,
철거 전 확인, 철거 후 확인.
이미 시작된 프로젝트는 머뭇거릴 틈 없이 진행 속도를 맞출 수밖에 없으므로 시작 전에 하는 최종 확인이 중요하다. 그래서 일정 규모 이상의 현장엔 3D 스캐닝을 해서 보다 더 체계적으로 현장 파악을 하고 시작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현장은 규모의 특성도 있고, 연남동 '감성'에 집중한 아날로그 방식으로 진행한다.
기획 단계에서 전 용도로 사용하고 있을 때부터 대략적인 크기를 확인하고 현장 상태를 검토했으며, 사용하던 집기를 빼내었을 때에도 실측을 하고 설비를 확인했다. 그리고 다시 천장, 벽, 바닥 마감을 들어내는 제대로 된 철거를 한 후, 하나하나 확인한다. 수차례의 확인을 거치면서 계획은 점점 구체화되어간다.
이미 계획안은 결정된 상태. 추석이 지나야 본격적으로 시공을 하게 되겠지만 추석을 앞두고 철거를 서둘렀다. 다 비운 상태에서 다시 보게 되면 초기의 생각과 다른 부분을 발견하거나, 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철거가 되고 잠시 추석 연휴 찬스를 획득한 현장, 아무것도 없는 먼지 뽀얗게 내린 빈 공간에서 작은 스툴에 걸터앉아 계획했던 공간을 상상한다.
아, 10cm가 부족하다!
아무리 3차원 계획을 하고, 다각도로 시뮬레이션을 했어도, 실제 공간에서 건축가의 직감을 확인하는 것이 꼭 필요한 시점이다.
계획했던 천장 높이에서 딱 10cm만 더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좁은 공간이기에 이미 많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적용해왔지만, 이 약간을 더 궁리하면 훨씬 더 좋은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곳에서 힘을 좀 더 빼더라도 10cm만 더 찾자.
설비 공사비를 높이면 쉽게 해결될 수 있을 법도 한데, 이미 꽉꽉 밀어 넣은 내역서 합계를 넘길 수는 없으니 고민에 빠진다. 두고두고 느낌을 축적해갈 장소의 성격이 정해지므로 이 약간을 위해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것 하나로 더 좋아질 수 있다면 방법을 찾아봐야지.
그것이 설계하는 이유다.
10cm 고민에 빠져 있는데 "꽃집 여자, 보석집 남자 그리고 두 건축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풍경"이라며, 매장 전면에 설치한 현수막을 읽는 미래의 고객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고객이 10월에 다시 발걸음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