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ZSCALE은 단위의 크고 작음에 경계를 두지 않고 새로운 관계에 주목하며 그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소통의 과정에 집중하고자 한다. 이러한 사고의 기반을 통해 일상과 상상을 채울 언어를 발견하고 새로운 시도와 가능성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WIZSCALE은 건축이 주는 상상력을 공간에 담아내는 사람들의 시작점이다.
우리의 다양한 생각들은 서로 어우러져 그 본래의 가치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한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현실을 떠난 이상향이 아닌 모든 것들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자유로운 소통에서 출발한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전영욱, 김선광
- 설립
- 2014년
- 주소
- 서울 종로구 홍지문길 7 (홍지동) 301호
- 연락처
- 02-569-3125
- 이메일
- wizscale@gmail.com
HIBROW TOWN
일시적 점거로 이룬 충분한 적당함
하이브로우는 배우 이천희와 동생 이세희가 함께 만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이다. 가구 만들기와 캠핑이 취미인 형제는 자신들이 진정으로 즐기고 싶은 삶을 향해 계속 나아가다 취미를 일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 일에 즐거움과 하고 싶은 것들을 더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의 과정은 하이브로우의 역사 안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2013년에 시작한 하이브로우는 지금까지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그들의 영역을 확장해왔다. 정주가 아닌 일시적 점거를 통해 유목하듯, 모험하듯 펼쳐온 일이니 한 곳에서 고인물로 남지 않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 로툰다와 유사한 원형 공간이 있던 기존 주택
2017년부터 원주에서 시작된 하이브로우 타운은 확장되는 브랜드 영역을 수용하기에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양평 서종으로 이전이 추진되었다. 선택된 토지는 황순원 문학관과 바로 인접한 땅이다. 워크동(사무실, 목공방, 창고 등)이 들어설 토지는 853㎡의 임야였고, 매장과 버거하우스가 들어설 토지는 기존에 주택이 있던 804㎡의 대지였다. 기존의 주택을 재사용할 것인가 신축할 것인가의 갈림길에서 우리가 선택한 것은 전자이다. 집의 출입구로 쓰이던 원형의 외부 공간과 원형을 따르는 복도, 계단이 좌우 공간을 연결하는 방식이 특이해서 이를 상업적 용도로 활용할 때 장점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존 골조를 활용해 리모델링할 경우 비용 절감의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버거하우스(카페동) 입구
△ 버거하우스(카페동) 원형공간 상부
△ 곡선의 느낌을 살리는 골강판의 수직적 요소
△ 아래에서 올려다 본 원형공간
△ 버거하우스(카페동)
△ 버거하우스(카페동) 주방 내부
△ 버거하우스(카페동) 1층 홀
△ 버거하우스(카페동) 1층 홀
△ 버거하우스(카페동) 2층 홀
이에 따라 버거 하우스 내부는 더하지 않고 덜어내는 방식으로 정리되었다. 하이브로우에 내재된 속성은 ‘어디든 마음 내키는 곳으로 떠날 수 있다’는 역동성과 준비된 가벼움이다. 완벽함보다는 적당함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 이들의 모토이기도 하다. 그래서 내부는 속살까지 드러내고, 외부는 가벼운 금속 골강판으로 통일해 최소의 마감으로 마무리했다.
△ 워크동
△ 워크동 2층 공방
△ 워크동 3층 사무공간
△ 워크동 3층 사무공간
구축의 과정이 비교적 간단하고 가벼운 구조는 목구조이다. 워크동과 매장동에 목구조를 적용한 것은 이러한 구조 방식이 하이브로우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외장은 가볍고 비교적 비용이 저렴한 백색의 골강판과 시멘트사이딩을 적용하였다.
△ 매장동
△ 매장동 1층
△ 매장동 1층
△ 매장동 2층
△ 매장동 3층
캠핑은 내가 즐거울 만한 곳을 점거하고 텐트의 공간을 일시적으로 장소화하는 것이다. 감성 캠핑이라 하여 캠핑의 공간을 꾸미고 아웃도어 가구를 배치하는 행위 또한 결국 캠핑 공간을 장소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머무르는 동안 의미 있고 소중한 장소가 되는 것이다. 언제든 떠날 수 있게 가벼운 것으로 구축하되 최대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가 된다. 캠핑용 가구와 장비를 주로 취급해 더 그렇겠지만, 이같은 캠핑의 성질과 하이브로우의 공간은 참 많이 닮아 있다.
△ 매장동 뒤편으로 보이는 버거하우스
자연 속에서 자연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위치에 무심하게 세워진 텐트처럼 워크동과 매장동은 원래 있던 버거하우스를 사이에 두고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 백색의 벽은 완결됨, 무결함의 의미이기보다는 채워지길 기대하는 비워짐으로 봐야 할 것이다. 브랜드를 표상하는 이미지와 즐거운 작업의 결과물로 채워질 백색의 도화지인 셈이다. 완성이 아닌 과정에 있고 최상보다는 적당함 안에서 하이브로우의 에너지를 담아내고 변화해갈 수 있는 타운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