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밑의 유서 깊은 서촌에서
도시와 건축의 지속성에 대해
고민하는 젊은 건축가들의 집단이다.
건축에 대한 실험적 사고를 바탕으로
커뮤니티와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다.
나아가
사회, 도시, 환경 등에 대한
이론적인 고찰과 지속적인 질문을 통해,
‘건축’이라는 구체적인 물질로
공간과 장소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서가’ 는
‘서쪽의 집’, ‘서촌의 거리’,
‘책의 집’, ‘상서로운 집’, ’느린 집’,
‘으뜸 집’, ‘머무는 집’ 등
여러 가지의 중의적 의미를 지닌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오승현 박혜선
- 설립
- 2010년
- 주소
- 서울 종로구 통의동 108 3층
- 연락처
- 02-733-4641
- 이메일
- designseoga@gmail.com
대전 두가구주택
두 가족이 그린 마당 품은 집
1. 내 가족이 살아갈 집 그리기
대전시 외곽에 자리한 이 집에는 젊은 두 가족이 살고 있다. 클라이언트는 살고 있던 낡은 집을 부수고 새집을 짓기로 결정했다. 남쪽에는 낮은 산들이 맞닿아 있고 북쪽에는 널따란 논밭이 펼쳐져 있는 데다 집 뒤에 바로 산이 있어서인지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1℃가량 낮아 단열을 탄탄히 한 따뜻한 집을 짓고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건축사사무소들을 검색하던 중 건축주의 생활 패턴을 세심하게 고려해 집을 지어주는 건축사사무소 서가의 작품이 마음에 들어 무작정 서울에 올라가 사무실을 방문했고, 가족이 꿈에 그리던 집을 완성할 수 있었다.
2. 홈스쿨을 위한 집
클라이언트가 집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아이들이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는 마당과 넓은 거실, 그리고 넉넉한 수납공간이었다. 어린 시절 할아버지, 할머니와 ‘ㄷ’자 구조의 한옥에 살았던 그녀는 너른 마당에서 자연을 벗 삼아 뛰놀던 따뜻한 추억을 갖고 있던 터라 한창 자라는 두 아이에게도 마당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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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살았던 적도 있어요.
하지만 주택생활을 오래한 탓에 답답함을 느껴
다시 주택에서 살기로 결정했어요.
집 뒤 작은 마당에 놀이기구도 들여
아이들의 친구들이 방과 후 놀다가는
동네 놀이터가 되었죠.”
│
클라이언트의 직업은 유치원 선생님으로 새로운 교육에 대한 관심이 크다. 그래서 새집은 그녀의 첫 프로젝트인 작은 홈스쿨을 운영하기 위한 공간이기도 했다. 소규모로 아이들을 모아 요리 수업과 공부를 겸하는 널찍한 공간이 필요했기에 거실과 주방은 집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주거 공간이지만 손님이 많은 특징을 살려 1층은 ‘ㄱ’자 모양으로 만들어 일과 사생활을 분리할 수 있게했다. 거실과 주방은 출입구와 연결해 오픈된 공간으로 만들고 구조적으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복도를 따라 아이 방, 욕실, 부부 침실 등을 배치했다. 공간을 연결하는 복도에는 아이들이 서재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수납장을 만들었다. 성인에겐 비교적 좁은 공간이지만 두 아이들이 앉아서 책을 읽기엔 무리가 없다.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를 고려해 파우더 룸과 샤워실로 욕실을 분리해 4인 가족의 쓰임을 생각한 것도 이 집의 특징. 또한 이영혜 씨가 집 안 곳곳에서 아이들의 안전을 확인할 수 있도록 기다란 창을 설치해 안심하고 홈스쿨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중정을 만들기 위해 침실 이외의 부부 공간은 포기했어요.
그 대신 제가 홈스쿨을 진행하는 주방과 거실을
개인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중문을 설치해 여닫을 수 있게 만들었어요.
반대로 중문을 닫으면 저만의 아늑한 공간으로 변신하죠.”
3. 새집이 가져온 쾌적한 생활
2층에는 클라이언트의 10년 지기 친구이자 직장 동료의 가족이 산다. 1층에 위치한 클라이언트의 공간인 ‘ㄱ’자 모양 덩어리 위에 ‘ㄴ’자 공간을 얹어 자연스레 두 집이 공유하는 마당이자 중정이 생겼다. 외부의 시선을 적절히 차단하면서 동시에 집으로 이어지는 진입 공간이자 두 가족의 만남의 장소이기도 하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 막연히 두 가족이 함께 사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했어요.
영혜 씨가 집을 지으면서 2층 공간을 나눠 쓸 것을 제안해 바로 승낙했죠.
전원주택에 대한 로망은 없었지만 아이에겐 층간 소음을 걱정할 필요 없는 주택이
아파트보다 훨씬 쾌적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독특한 구조 덕에 3교대로 일을 하는 직장동료 또한 이곳으로 이사 온 뒤 숙면을 취할 수 있어 좋아한다고. 전에 살던 3베이(Bay) 구조의 빌라는 거실과 침실이 벽 하나로 분리되어 있어 손님이 방문할 때면 편안한 휴식을 취하기 어려웠던 것. 하지만 이곳은 침실과 거실이 복도를 두고 멀리 떨어져 있어 개인 생활은 물론 수면의 질도 좋아져 아주 만족하고 있다. 두 가족이 함께 생활해서 가장 좋은 점은 급한 일이 생겼을 때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것. 또 시간과 돈을 들이지 않고도 자주 얼굴을 볼 수 있어 좋다.
“아이들이 너른 마당에서 마음 놓고 뛰놀 수 있는
따뜻한 봄이 오면 나무와 꽃을 심고 가꿀 계획이에요.”
적은 예산이지만 아이들을 위해 단단히 지은 대전 듀플렉스 하우스. 아직 코끝이 찡한 겨울이지만 두 가족이 새로운 공간에서 하나 둘 만들어갈 추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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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면적 : 487㎡(약 147평)
건축면적 : 126.92㎡(약 38.39평)
연면적 : 212.15㎡(약 64.17평)
건물 규모 : 지상 2층
건폐율 : 26.06%
용적률 : 43.56%
주차 대수 : 2대
구조재 : 벽-철근콘크리트, 지붕-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비드법 단열재
지붕 마감재 : 노출 우레탄 방수
외벽 마감재 : 외단열 시스템(테라코트)
창호재 : KCC PVC 시스템창호
설계 : (주)서가건축사사무소
시공 : 누림건설
사진 : texture on tex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