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음악처럼 빛과 공간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화음의 조화이고, 소설처럼 시간과 사람이 만들어가는 일상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설계는 더욱 섬세하고, 예민하고, 민감해야 합니다. 모든 감각으로 움직임, 소리, 냄새, 맛, 질감까지 관찰하고 사색하여 공간을 사유해야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공간은 사람을 통해 일상 속의 미학으로 자리 잡게 되고, 그러한 공간의 즐거움을 모두와 나누는 것이 ATOP의 건축철학입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김정한
- 설립
- 2012년
- 주소
- 서울 성북구 성북로5길 9-4 (성북동1가, 정주빌딩) 3층
- 연락처
- 02-902-3872
- 이메일
- atoparch@atoparch.co.kr
영종하늘도시 상가주택 '중정삼대'
#4. 비계철거
쨍한 날, 영종도 상가주택 의 비계를 털어 냈다. 숨겨져 있던 하얀 알몸이 드러났다. 몸은 풍만하고 하얀색 피부는 눈이 부시다.
영종하늘도시 중정삼대를 마무리하며
2015년 11월부터 시작이었으니, 설계부터 시공까지 1년이 걸린 셈이다. 오래 걸리고, 거리도 멀었지만, 지루하지도, 힘든지도 몰랐다. 건축주와 우리와 마루의 협업의 과정은 피곤함보다 맞춰가는 즐거움이 있었고 서로에게 공을 미루는 배려가 있어 아름다운 현장이었다.
머릿돌을 디자인하며, 시원 섭섭한 마음에 저런 감상에 젖어도 본다.
원주 자경채에 이은 집집집 그 두번째 버전인 중정삼대. 기존의 트리플렉스 주택에서 더 나아가 세집 모두 바람과 빛을 받는 중정을 두었고, 자경채처럼 반층씩 엇갈려 채를 분리해, 내집에서 내집을 온전히 바라보고 생활의 풍경을 담고 기억하는 집이기를 기대했다.
목재 사이딩 사이로 보이는 계단을 오르면 세집의 현관이 나란히 서 있다.
현관에 들어서 반층을 오르면 거실과 주방이 있는 채를 만난다. 주방의 싱크는 여름을 불태우며 건축주께서 직접 만드신 수제 원목싱크다. 건축주의 옆지기가 나무를 자르고 맞추면, 건축주는 팔이 빠져라 사포질에 혼을 불태운 결과, 팔아도 손색이 없을 결이 좋은 가구가 탄생했다.
다락 옆의 계단을 오르면, 옥상정원과 마주하게 된다. 세집 모두 같은 크기의 옥상정원을 가지는데, 들여다 보이지는 않고 저 멀리 산의 풍경이 언뜻 보이는 높이로 벽돌담이 둘러쳐 있다. 아마도 세집 모두 들어오면, 저 벽돌벽 위로 고기굽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는 광경을 볼 수도 있겠다.
지금은 앙상한 자작나무 가지가 조금 더 자라고 중정을 덮을 쯤에는 지역주민이 기억하고 즐길만한 장소로 자리잡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