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FICE for APPROPRIATE ARCHITECTURE
'적정한 디자인과 기술을 이용해서 삶의 질은 고급지게 높여주고싶은 이야기'
적정 건축은 적정한 기술과 비용으로 공간적인 품질을 추구합니다. 하이엔드 건축과 집장사의 집으로 양분된 건축계에 의문을 던지며, 클라이언트의 라이프 스타일과 프로젝트 성격에 꼭 맞고 올바른 공간 디자인을 제공합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윤주연
- 설립
- 2016년
- 주소
-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87-2 1층
- 연락처
- 02-6333-6441
- 이메일
- office@o4aa.com
- 홈페이지
- http://www.o4aa.com
#01. 과천집 공사시작
과천수선공사
20년 된 집을 고친 건축이야기
1996년경 부모님이 단독주택 단지에 다가구주택을 짓고. 2층과 반지하는 세를 준 뒤 1층에는 가족이 모여 살았던 집입니다. 이후 건축주는 출가하여 어린 자녀 둘과 함께 보통의 4인가족을 이뤄 살고 있으며, 부모님은 은퇴 후 공기 좋은 곳에 따로 지내시는 중이라 합니다. 이렇게 가족이 따로 살게 되면서 과천집은 자연스레 여러 가구에게 세를 주고 있었는데, 출가 후 이곳저곳 이사를 다니던 건축주가 청소년기의 추억이 남아있는 과천집을 고쳐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추억을 쌓기 위한 보금자리로 만들고 싶다고 연락을 주었습니다.
처음 가본 과천 동네는 흥미로운 곳이었습니다.
역에서부터 '고층상가 → 아파트 → 단독주택 단지'가 순차적으로 자리 잡은 것이 지구단위 계획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주변의 저층 주공아파트는 빠른 속도로 고층의 새로운 아파트로 대체되는 중이고, 같은 시기에 지어졌으리라 추정되는 단독주택에는 고만 고만한 집들이 조금씩 수선을 하며 세월을 견뎌가는 중이었구요.
현장방문
드디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화지를 만난 것 같습니다.
깨끗하게 철거된 이 집에 공동체와 상생을 꿈꾸는 한 가족을 위한 새로운 집이 새로 태어납니다.
》 지역 공동체에게 함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던 건축주
블로그를 통해 연락을 한 건축주는 동네에 같은 시기에 지어진 집들이 많은데, 이 집들 모두 공유공간이 없거나 있더라도 어둡고 낙후되어 있다며, 본인들이 집을 잘 고치고 외부로 개방시켜 이웃공동체의 생각을 열어주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건축가인 저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된 것이 사실입니다.
》 사는 집을 리모델링 한다는 것의 어려움
과천집에는 아직 세입자가 거주 중이었기에 자세한 실측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습니다. 리모델링은 무엇보다 실측이 중요한데 눈대중이라니요. 현실적인 여건상 그렇게 현장을 한두 번 보고, 사진과 설계도면을 바탕으로 현황을 파악하며 공사전에 계획안을 확정하기로 했습니다. 주어진 시간은 계획기간 한 달, 시공 한 달.
세상에 돈도 시간도 여유 있는 프로젝트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 도면이 있는 집이라 다행
건축주 아버님으로부터 받은 20년 전 주택도면은 무슨 고문서 같아 신기합니다. 도면은 무척 심플한 편이지만 크게 빠진 내용은 없어 어느정도 안심이 되었습니다. 건축주 아버님께서 도면 한장 한장을 코팅해서 플라스틱 자를 양면에 대고 철끈으로 묶은 부분은 가히 감동입니다. 무척 꼼꼼하신 분이 분명해요. 도면에 선명히 찍힌 Date 96.8. 꼭 이십 년 전에 지은 집이네요. IMF 직전 경기가 한창 좋던 그 시절, 신도시에 새로운 집들이 활발히 지어지던 풍경을 흑백으로나마 상상해봤습니다.
그런데...
도면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던 과천집 프로젝트였지만 그건 오산이었습니다. 도면과 현황은 맞지 않았고, 도면은 코팅이 되어서 복사나 스캔을 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카메라로 찍고 일일이 도면을 다시 그리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