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을 넘어서는 철학은 없다는 믿음으로, 사회와 시대의 요구를 수용하는 속에서 건축의 보편성과 독창성을 고민하는, 지속가능한 주거 / 건축 / 도시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건축가들입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정호건
- 설립
- 2015년
- 주소
- 서울 강동구 성내로6길 42 (성내동, 중앙빌딩) 201호
- 연락처
- 02-6956-3369
- 이메일
- abc@codaa.xyz
- 홈페이지
- http://codaa.xyz
삽질의 끝판왕
잠원동 감나무집 #02. 기초터파기 대수선 공사
이번주 잠원동은 파고 파고 또 땅만 파는, 기초터파기를 진행했습니다.
한주 내내 땅만 파서, 보여드릴것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한주동안 어떤 일들이 이루어졌는지 한번 훑어보겠습니다.
리모델링에서 기초터파기는, 신축현장과는 비교할 수 없는 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래된 조적(연와조)건물들의 경우, 외벽을 따라서 조적벽이 지면아래로 내려가 있을뿐,
이를 기초라고 볼 수가 없습니다.
단지 조적을 하기위한 바탕 콘크리트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건물 내부로는 난방 모르타르 아래로 흙이 바로 나옵니다.
내진설계까지 진행해서, 철골조 보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제대로된 기초를 형성해야 하는데, 이 기초를 앉히기 위한 터파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포크레인(미니장비)으로 하루면 될일을,
사람이 일일이 벽체를 따라서 흙을 퍼내야 하는 공사입니다.
보강해둔 서포트들, 기존 벽체의 부실과 협소한 작업 여건등으로 장비의 사용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수선 공사 현장은 안전을 위해, 외부인의 출입은 금하고 있습니다.
워낙 공사를 시작하면, 주변분들께서 관심을 많이 보이시기 때문에,
입간판을 설치하였습니다.
보강될 철골 기둥들을 서로 연결하는 줄기초의 형태로 터파기를 진행했습니다.
내진설계를 하면 독립기초는 구조 해석상 적용이 안되고,
줄기초 또는 온통기초가 되어야합니다.
신축에서는 온통기초가 편하지만,
리모델링에서는 온통기초로 하게되면, 작업 여건이 잘 나오지 않아, 줄기초로 진행합니다.
또, 온통기초로 터파기를 할려면 인력으로는 도저히 불가하기때문에, 장비 사용 가능 여부에 따라 판단할 수 있습니다.
현장이 비좁아, 터파기를 하고 남은 자리가 많지가 않습니다.
건설 폐기물들을 모아서 큰차로 배출하면 좋은데,
여건상 1톤으로 매일 3~4대씩 배출하였습니다.
그나마 건설폐기물은 처리비용이 저렴한 편이라 다행이고,
혼합폐기물들은 최대한 분리수거를 잘해서 배출되는 총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1톤 차량에는 건설폐기물을 가득 실을수도 없습니다.
건설폐기물의 무게가 많이 나가기때문에, 적재용량을 고려해 이 정도 선에서 배출하게 됩니다.
기초 터파기와 함께, 오수배관 위치를 잡습니다.
기존 배관들을 폐관하고, 기초안에 매입해야할 배관들은 미리 삽관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합니다.
기존 화장실에서 정화조까지의 위치가 상당히 가까워서,
여기서부터 배관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이 쪽은 잘 보이지는 않지만,
기초에서 수도계량기쪽으로 연결하기 위해 미리 천공을 해둔 자리입니다.
기초의 너비와 높이에 맞추어 바닥을 잘 고릅니다. (나라시)
얼마나 정확하게 하느냐가 결국 콘크리트 물량을 줄일 수 있는 노하우가 됩니다.
바닥 철거를 일일히 커팅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디월트에서 좋은 장비가 하나 나왔던데, 빨리 출시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기초 터파기가 끝나자, 마치 고고학 현장을 거니는 듯한, 이런 장면은 건축가를 흥분시킵니다.
두근두근대는 가슴을 안고, 다음주를 기다려봅니다.
제가 설계에만 그치지 않고 시공까지 직접하고 있는 이유는,
현장을 떠나지 못하고 이렇게 설계와 시공을 넘나드는 것은,
도면속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형상과 의미들이 현장에서는 보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리모델링은 현장기반의 설계가 되지 않으면, 잘 만들어지기가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