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재료가 모여 벽이 만들어지고 벽들이 모여 공간이 되고 공간이 모여 건물이 된다. 반복되는 작은 재료 하나 그리고 공간을 우리는 ‘단위’라고 생각한다. 근대건축의 거장인 미스 반 데어 로에는 “건축은 두 개의 벽돌을 조심스럽게 맞붙일 때 시작한다”고 하였다. 우리가 생각하고 만들고자 하는 건축은 흔히 생각하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조심스럽게 시작하려고 한다. 흔히 보는 재료이지만, 흔히 보는 집의 모습이지만, 흔히 보는 건물이지만,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것은 기억이 되는 건축이다. 어느 누구에겐 소중한 추억이 되는 건축, 그것을 만들기 위해 작은 것을 소중히 여기며 작업하고자 한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정기정
- 설립
- 2003년
- 주소
-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1길 40 (성산동) 4층
- 연락처
- 02-553-1939
- 이메일
- gijung69@naver.com
- 홈페이지
- http://
이곳 제주 성읍에는 '보롬왓'이라고 이름 지어진 땅이 있다.
'보롬왓'은 제주 사투리로 '바람 밭'이라는 뜻이다.
제주의 젊은 농업인들의 영농조합에서 경작을 하는 땅인데,
농작물이 커가는 모습을 외부인이 둘러볼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처음 대지에 방문했을 때는
넓은 대지에 검은색 흙이 드러나도록 땅이 일구어지고 씨앗이 뿌려져 있었다.
두 번째 방문했을 때는
"아~!"
메밀꽃이 대지 가득 만개해 있었고....
시원한 바람과 마주할 수 있었다.
그리고 5월 말~6월 초 첫 보롬왓 메밀축제가 열렸다.
메밀은 제주에서는 '모밀'이라고 불리며 예전부터 주된 음식재료 중의 하나였다.
예전에 큰일이 있을 때마다 먹었던, 모밀가루로 만든 제주 '빙떡'이 생각났다.
"메밀꽃이 이런 거였구나..... "
시골에서 나고 자랐음에도 메밀꽃은 나도 처음이다.
보롬왓은 제주 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한라산도, 바다도 보이지 않는 곳이다.
산들바람에 흩날리는 하얀 꽃 벌판에 취해, 순간 내가 어디에 있는지 잊게 되었다.
저 멀리 숲과 오름들이 감싸주는.. 또 다른 제주의 아늑한 대지다.
이곳에서 열린 첫 메밀꽃 축제는 그냥 농경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진행되었으나,
다음 축제 때는 화장실 등의 편의 시설과 쉴 공간이 필요했다.
우연한 기회로 만나게 된 건축주와의 인연으로..
이렇게 건축계획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세 동의 건축물 계획이 진행되었다.
정미소, 카페, 어린이 공간/도자기공예 공간 건물이
중정을 가운데 두고 데크로 연결되어 있었다.
세 건물 중 하나는 평슬라브로, 옥상에 올라가 차를 마시며
주변을 관망할 수 있는 공간도 계획했다.
전정과 중정은 각종 외부 이벤트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건물이 들어선다면,
주변의 천혜의 자연경관과 젊은 농업인의 경작하는 농경 경관에 의해
자연스레 명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초기 투자도, 관리 문제도, 리스크도 최소화하자는 결론을 갖게 되었다.
최소한의 개발행위....
세 동 중에서 가장 필요한 건물만 짓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필요한 것은 '정미소'였다.
여기 생산자인 농업인들과 소비자의 직접 만남을 통해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교류의 장이 될 것이다.
결국 한 동의 농가 창고를 계획하면서 서두가 너무 거창했나....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