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안의 구보는 도시를 배회하며 평범한 소시민의 시선으로 도시를 바라보고 경험한다. 특별함은 소수가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다수의 기억과 경험, 애정이 쌓이고 시간이 흘러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건축가는 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물리적인 실체를 사고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건축의 물리적 구조물이 빚어내는 형태가 지닌 힘에 관심을 둔다. 이 형태가 도시의 부분들을 연결하고, 보이지 않는 공간의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한 건축을 이끄는 좋은 질료가 된다.
우리는 일상의 가치를 발견하는 건축을 추구한다. 이는 결과물로서 좋은 건물을 생산하는 것 뿐 아니라,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는 구성원 모두가 행복을 공유할 때 우리 앞에 나타난다고 믿고 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조윤희
- 설립
- 2015년
- 주소
- 서울 용산구 청파로93길 42-1 (서계동) 2층
- 연락처
- 02-6448-8098
- 이메일
- yoonhee@gubo.kr
서계동 빌라집
서계앵커시설
재개발 계획이 무산되면서 땅값이 요동치고, 부동산 투기로 들어온 세력 때문에 동네를 가꾸며 사는 거주민의 모습도 희미해진 곳. 이러한 서계동에 공공의 돈과 노력으로 동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사업이 진행되었다. 우리 역시 2019년 3월에 용역을 의뢰받아 기존에 다가구주택으로 사용하던 빌라집을 서계동 주민들을 위한 거점시설로 탈바꿈하는 과정과 방법에 대해 차근차근 고민해갔다.
△ 기존 건물 모습 (외부)
△ 기존 건물 모습 (내부)
△ 메인 출입구
빌라집 리모델링 설계의 첫 번째 과제는 건물이 구조적으로 튼튼한지 점검하는 안전진단이었다. 한 층에 활용 가능한 면적은 약 18평. 지하와 지상 1, 2층은 콘크리트 구조이기 때문에 내부 공간을 작게 구획하는 벽체들을 철거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3, 4층은 벽돌을 쌓아 올린 조적식 구조여서 최대한 현재의 내부 벽체를 살리면서 계획해야 했다. 이러한 공간 계획에 맞춰 프로그램은 목공수업을 위한 동네목공소(지하 1층), 마을상담소 및 쉼터(1층), 공유오피스(2층), CRC 사무소(3, 4층)로 구성했다.
△ 1층 출입문
△ 2층 복도
△ 2층 화장실
△ 3층 사무실
△ 3층 사무실
△ 3층 복도
△ 3층 복도
△ 4층 2인1실
△ 4층 2인1실
△ 4층 2인1실
낮아진 문턱, 열린 통로
△ 건물 전면 출입구
△ 건물 전면 다이어그램
△ 건물 후면 다이어그램
구보건축은 건축설계를 하는 데 있어 건물이 어떻게 도시와 길과 동네와 만나는지에 관심이 많다. 도로에서 건물로 진입하는 부분을 소위 ‘스레숄드(threshold, 문지방)’라고 부르곤 하는데, 이 스레숄드가 얼마나 사용자 친화적인지, 섬세하게 계획되었는지, 적절하게 여닫는지에 따라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공간의 질이 달라진다고 믿는다.
△ 엑소노메트릭
빌라집은 동네 주민들을 위한 사랑방의 역할을 하는 곳이 될 터이니 이 스레숄드를 잘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현황상 빌라집 앞쪽은 4m 폭의 차도에 면하고, 뒤쪽은 2m 폭의 사람들만 다닐 수 있는 골목길이 있다. 더군다나 앞쪽에 위치한 주 출입문은 도로에서 약 70cm 높이를 올라와야 들어갈 수 있다. 도로 자체에 경사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편안하게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높이차를 자연스럽게 극복할 수 있는 레벨 설계가 필요했다. 기존 건물은 도로 레벨에 대한 고려 없이, 도로와의 높이차를 시멘트로 대충 얼버무려 놓은 상태로, 우리는 작지만 편안한 진입 공간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계단으로 단차를 극복하고자 했다. 또한 영역성을 부여하기 위해 1층 높이만큼 흰색 도장 철판을 세우고, 기존 건물의 입면 재료와 같은 붉은 벽돌을 사용하여 바닥을 마감 및 양쪽 옆에는 벤치도 만들었다.
△ 2층 후면 출입구로 가는 골목
△ 2층 휴게 및 오픈오피스로 연결되는 건물 뒤편 출입구
건물 뒤편에 면한 도로는 전면도로보다 약 4m 높게 있다. 그래서 건물 전면은 지하층과 지상 1층 중간 높이에 출입문이 있다면, 뒤편은 지상 2층보다 약간 낮은 곳에 문이 있다. 특히 과거에는 건물과 뒤편 골목길이 서로 만나지 않고 담장으로 막혀 있던 곳. 공공공간으로 새롭게 변신하는 빌라집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우리는 건물의 뒷면을 열어 작은 골목길과 만나도록 계획했다. 쉽지 않은 시공 방법이지만, 이렇게 함으로써 골목길이 앞길과 연결되고 자연스럽게 주민들의 거점시설 방문도, 소통의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빌라집은 서계동 언덕에 자리한데다가 4층 높이의 건물이다 보니 옥상에서는 매우 근사한 조망이 가능했다. 우리는 이 공간이 동네 주민들의 야외 휴식공간으로 활용되길 바라는 마음에 넓은 데크와 벤치, 조경과 조명을 계획했다. 특히 옥상을 둘러싸고 있는 난간벽이 현재 법규보다 살짝 낮았기에, 그 위에 철재 및 조명으로 구성된 빛 난간을 설치해 보강했다. 덕분에 아랫마을에서도 앵커시설이 잘 보이도록 하고, 야간에도 안전한 동네의 느낌을 만들었다.
건축개요
위치 | 서울시 용산구 서계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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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 지하1층, 지상4층 |
건축면적 | |
건폐율 | |
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
최고높이 | |
시공 | 주성종합건설 |
용도 | 목공소, 공유오피스, 공유주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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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면적 | 96.20㎡ |
연면적 | 280.14㎡ |
용적률 | |
주차대수 | |
사진 | 텍스쳐 온 텍스쳐 |
설계 | 구보건축사사무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