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드림복지센터

사무소 개업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는 목사님께 연락을 받았다. 교회 옆 부지에 교회학교와 지역주민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다. 수의 계약이면 더 좋았겠지만, 교회 측에서 계획안을 받아본 뒤 결정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 결국 5팀이 공모하는 경쟁 입찰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개업 후 일이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간절한 마음으로 입찰에 응했고, 다행히 당선되어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었다. 

교회는 특성상 주말 사용률이 높은 데 반해 주중 사용률은 저조하다. 따라서 주말에는 교회학교를 공간으로 이용하고, 공간 사용률이 낮은 주중에는 지역주민의 커뮤니티를 위해 사용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이에 우리는 공간에 커뮤니티 성격을 더해 교회뿐 아니라 지역주민의 삶에 풍요로움을 더하는 건축을 하고자 했다. 

대지는 2종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해 있다. 주변은 대부분 다세대주택 및 근린생활시설로 이루어진 평범하고 조금 낡은 골목길이다. 건물 서쪽과 동쪽에 각각 도로가 나 있으며, 북쪽에는 다세대주택 2가구가 인접하여 있고, 남쪽에는 교회 부지와 인접하고 있다. 다행히 교회와 접한 남쪽부지는 교회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어 공터와 같은 역할을 하였다. 

클라이언트인 목사님의 요청은 아래와 같았다.

1. 너무 튀지 않고 지역과 어울리면서 따뜻한 느낌을 주는 건축

2. 지역의 아이들을 위한 공간(어린이 도서관, 키움 센터)과 일반 주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마련할 것.

3. 주차공간을 최대로 계획할 것. 특히 지하주차장을 필수로 설치할 것.

대지가 일반주거지역이기 때문에 일조 및 채광에 대한 고려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고, 그에 따라 건물의 형태가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주변 건물의 일조와 채광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건물의 배치라 보고 최대한 주변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설계하였다. 가장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정북일조사선과 북측 인접 대지의 다세대 주택이었다. 건물을 북쪽에서 최대한 이격하여 옥외주차장으로 사용되는 남쪽으로 인접하게 배치해 주택의 프라이버시를 지켰고, 상부층은 일조사선을 고려해 자연스러운 경사 벽을 만들었다.

두 면의 얼굴

더불어 전면도로가 있는 건물의 서측과 공터가 있는 남측에 건물의 전면성을 부여했다. 남측의 공터가 전면도로보다 폭이 더 넓어 시각적으로 가장 노출이 많았기 때문이다. 건물은 2면에서 모두 잘 보였고, 건물의 이미지가 단순히 1면에서 나타내는 것이 아닌 남서쪽 2면에서 입체적으로 보일 수 있는 조건이었다. 결국 남서측에서 보는 형상이 이미지를 결정하겠다는 결론을 내 정면뿐 아니라 우측면도 함께 파사드로 보고 작업에 들어갔고, 남측과 서측의 입면이 강한 인지성을 가지며 동시에 조화로울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남측면 옥상의 곡선 난간벽 및 창호를 통한 입면 계획을 많이 신경쓰게 된 이유이다.

외벽 재료는 기존 교회 건물과 주변 건물들과의 관계에서부터 고민하였다. 기존 교회 건물은 전형적인 적색 벽돌 건물이며, 주변도 일반적인 조적 및 화강석 마감 건물이 대부분이다. 기존 교회와의 관계를 충족하면서 인지성도 확보하고, 너무 튀지 않게 주변에 스며들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려 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콘크리트 블록이다. 따뜻한 색감을 가지면서 주변과 조화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고, 오후 시간에 남쪽에서 입면을 바라보면 따뜻한 벽돌의 느낌이 연출되어 건물의 인지성까지 확보할 수 있었다.

작업을 하면서 끝까지 고민했던 부분은 의외로 선홈통이었다. 디자인상 선홈통을 벽 안에 매립하면 완성도를 더할 수 있었지만, 하자가 발생했을 경우 벽면을 뜯어내고 홈통을 손봐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여러 고민 끝에 홈통을 외부에 노출하는 대신 너무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벽체 색과 비슷한 색상을 지닌 알루미늄 홈통을 선택했다.

같은 논리로 북측의 경사벽도 알루미늄 복합 판넬을 이용하여 마감하였다. 처음 계획은 건물의 통일성을 주기 위한 벽돌로 마감이었으나, 벽돌로 마감 시 누수에 자유롭기 힘들 것이라 판단하였다. 디자인의 완벽성도 중요하지만, 건물로의 기능이 완벽히 세팅되지 않는다면 건축가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고민 끝에 외장 재료와 어울리는 지붕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모두에게 열린 공간

△ 키즈 카페

△ 어린이 도서관

지역주민에게 어떤 공간을 제공할지에 대한 고민 끝에 우선 접근성이 가장 좋고, 이용률이 높은 1층에는 키즈카페를 배치했다. 특히 1층은 대지와 맞닿은 건물의 주출입구 이자, 보행자와 건물이 관계를 맺는 장소이기 때문에 최대한 열린 공간을 만들고자 하였다. 그리고 2층에는 서로 연계되어 아이들을 위해 사용될 어린이도서관과 키움 센터, 그리고 주민체육시설을 배치했다. 

△ 다목적홀

△ 다목적홀

3층은 주말에는 예배당으로, 주중에는 지역주민을 위한 프로그램 및 공연을 위한 장소로 활용된다. 예배 및 공연을 위해 상대적으로 자연채광을 차단하여 인공조명의 사용을 극대화하였다. 공간 구성에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옥상층이다. 대지의 정면에 도봉산이 위치하고 있어 뛰어난 조망을 볼 수 있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도봉산이 위치한 서쪽과 교회가 위치한 남쪽을 제외한 북쪽과 동쪽은 다세대주택으로 둘러 싸여 있기 때문이다. 

△ 옥상마당

4면을 열어 옥상마당의 개방감을 극대화하면 좋겠지만, 주택들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줘야 했기에 조망이 열려있는 남쪽과 서쪽은 난간 벽을 낮추어 개방감을 확보했고, 북쪽과 동쪽은 난간 벽을 높여 이웃 주택들과 시각적으로 차폐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남쪽 난간 벽은 곡선으로 처리하고, 유리난간을 설치하여 열린 조망의 개방감을 극대화 시킴과 동시에 교회와 시각적인 연결을 유도하려 하였다.

개업 후 첫 프로젝트이고, 기획설계부터 감리 및 준공까지 모두 진행하였기 때문에 진행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진행 하면서 여러 어려움을 마주하기도 했지만, 함께 힘을 합쳐 큰 문제없이 완공을 할 수 있었다. 처음 계획처럼 이 건물이 주민들에게 편리를 제공하고,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오랫동안 사랑받길 바란다.

① 3층 발코니  ② 옥상 마당  ③ 야외 스탠드(데크 마감)  ④ 옥상 조경  ⑤ 옥탑

① 키즈 카페  ② 어린이 놀이시설 (경사로 활용)   ③ 사무실

① 키움센터 (지역아동센터)  ② 어린이 도서관  ③ 주민체육시설  ④ 중앙 홀

① 다목적 홀  ② 방송실  ③ 홀  ④ 베란다(옥외마당)

① 옥상마당  ② 야외스탠드(데크마감)  ③ 옥상조경  ④ 홀

① 지하주차장  ② 키즈카페  ③ 키움센터(지역아동센터)  ④ 어린이도서관  ⑤ 다목적홀

① 지하주차장  ② 키즈카페  ③ 사무실  ④ 키움센터(지역아동센터)  ⑤ 주민체육시설  ⑥ 다목적홀  ⑦ 홀  ⑧ 화장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