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터 위에 틀을 짓습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이창열, 최이섭, 최현성
- 설립
- 2020년
- 주소
-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0길 13 (서교동) 2F
- 연락처
- 02-6959-8656
- 이메일
- main@TURTL3.kr
- 홈페이지
- http://www.turtl3.kr
꼭두머리집
연어가 반드시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듯, 사람도 때가 되면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성질이 있다. 연어의 경우, 이를 모천회귀(母川回歸)라 하는데, 사람은 조금 더 간단히 귀향(歸鄕)이라 한다. 약 90년 일생에 걸친 느긋한 관성이다. 꼭두머리집 건축주는 이 경남 고성 땅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냈다. 성인이 된 후 서울에서 일하고, 가정을 꾸려 평생을 살다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며 우리에게 설계를 의뢰하였다. 8대손에 걸쳐 내려온 땅이자 부모님께서 생전 사시던 곳임을 고려하여, 설계에 앞서 대지 분석에 조금 더 무게를 두었다.
TECTONIC ARCHITECTURE: 땅에서 시작하는 건축
△ 대를 거쳐 내려온 목조 형식의 사랑채
기존 땅에는 양옥 형식의 주택과 외양간, 그리고 조상들이 거주했을 전통 목조형식의 사랑채가 있었다. 건축주와 협의를 통해 양옥과 외양간은 철거하되, 사랑채는 ‘해체’ 후 목재와 기와, 주춧돌 등의 전통 건축 재료를 새로 지을 집에 활용하기로 하였다.
이외에도 땅에는 고려해야할 특이점이 두 가지 있었다. 오래된 우물과 고인돌이다. 우물은 건축주의 조상이 이 터에 자리 잡았을 때부터 있었던 것으로, 당시에는 이 마을이 전주 최씨 집성촌이었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이 다 함께 사용하던 우물이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당시, 마을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시멘트 우물로 다시 만들어졌고, 설계 당시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건축주는 이를 두고 우물은 함부로 메우는 것이 아니라며, 새로 지을 집의 설계 요소로 활용하길 바랐다.
△ 시멘트로 다시 만들어진 우물
△ 우물 옆에 놓인 고인돌
우물 옆에 있는 커다란 돌 또한 건축주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있던 것이다. 지석묘라고 불리는 이 돌은 청동기시대의 대표적 무덤 가운데 하나로 흔히 고인돌이라 불린다. 실제 경남 고성군 내 여러 장소에서 고인돌을 볼 수 있다. 이에 우리는 우물과 고인돌 2가지를 모두 건축 요소로 사용하기로 하였다. 여러모로 건축가의 디자인에 앞서, 마음가짐이 요구되는 프로젝트였다.
DESIGN LOGICS: 설계개념
△ 우물마당 단면 다이어그램
작업에 앞서 건축주와 긴밀한 상의를 통해, 이 땅에서 정리할 것과 남겨둘 것을 분류하는 작업을 선행하였다. 그리고 우물, 고인돌, 나무, 사랑채 터 등 남겨둘 것들을 제외하고 대지를 정리해냈다. 하나둘 드러내고 나니 땅이 본래 가지고 있는 계단식 형태가 보이기 시작했고, 우물과 고인돌, 사랑채 터 등을 이용하여 땅이 가진 생김새를 해치지 않고 여러 높이의 입체적인 마당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오랫동안 사용했다는 우물을 프로젝트의 핵심 주제로 보았다. 설계의 시작부터 도면의 축선과 시공의 기준점 역시 이 우물을 기준으로 작업하였다.
꺾어가는 집
대지가 위치한 마을은 원래 살던 이들이 많이 떠나고, 외지인들이 유입되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대지 남쪽에는 저수지와 산자락이 펼쳐져 있는데 반해 북측에는 근래에 지어진 일률적인 2층 주택들이 많이 보인다. 약 500m 떨어져 있는 저수지를 고려한 층 설정으로 예상되나, 2층 높이에서 뷰를 확인해보니 멀리 떨어져 있는 저수지를 보기 이전에 인근의 축사 지붕들이 먼저 시야에 걸렸다. 이에 우리는 집이 마을을 등지고, 공간과 창이 대지를 낮게 빙 둘러가며 감싸는 봉화산 자락과 드넓게 펼쳐진 자연을 향하도록 계획했다. 그리고 산세에 어울리도록 단층으로 낮고 길게 뻗어가는 형태의 집을 상상해 대지의 형상을 따라 꺾어가며, 자연스럽게 남쪽의 자연을 향해 열리는 집을 완성했다. 건축주의 조상이 이곳에 터를 잡을 때 심었다는 느티나무를 기준으로 집의 변곡점을 계획해 집안 어느 창에서 바라보아도 이 나무가 보이는 집이다.
아랫마당, 우물마당, 위엣마당
△ 아랫마당에서 바라본 집
△ 대지 높이가 반영된 배치를 보이는 배치도
집의 세 가지 마당은 기존 땅이 가진 계단식 형태를 살려 다양한 높이로 계획하였다. 각 마당이 가진 특색에 맞게 이름 짓고, 집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하였다. 옛 사랑채 터에 만들어진 아랫마당의 경우, 사랑방에 손님들이 머무르듯 여러 사람이 모일 수 있도록 계획한 부분이다. 대지 레벨보다 60cm 낮은 바닥과, 2m 높이의 벽체를 통해 바깥으로부터 오는 차폐와 소음을 걸러내고, 집안의 시제 기능을 겸할 수 있도록 크기를 조정했다.
△ 기준이 된 느티나무가 있는 위엣마당
△ 위엣마당에서 바라본 집
△ 기준이 된 우물과 고인돌이 있는 우물마당
△ 주방에서 바라본 우물마당
우물과 고인돌이 있는 우물 마당은 주방과 위엣마당을 연결하는 중간 영역이기 때문에 동선을 위한 공간 이외에 특별한 기능을 두지 않았다. 그리고 주방에 통창을 두어 우물과 고인돌, 그리고 내부에서 외부로 이어지는 15m 길이의 노출콘크리트 벽체가 보이도록 하여 주방이 갤러리와 같은 무드를 가질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이러한 우물 마당을 지나면, 대지 레벨보다 1m 높은 위엣마당이 나온다. 배롱나무가 한그루 있고, 대지 경계의 측구로 인해 마당보다 1~2m 높은 경사지로 둘러싸여 있어 주변으로부터 차단된 프라이빗한 마당으로 기능한다.
개폐(여닫음)
△ 비스듬히 열린 우물마당의 천장을 통해 빛을 들이는 주방
△ 주방과 거실을 잇는 내무 슬라이딩 도어
△ 적삼목 루버 도어를 통해 아랫마당과 남측 자연으로 열리는 거실
△ 마당에서 바라본 거실
△ 마당에서 바라본 입면 루버도어
△ 안방
△ 하늘을 담는 서재 앞 테라스
앞서 언급했듯 우리는 배치 계획 시 마을 방향인 북측을 등지고 남측 자연으로 최대한 열어두는 것을 염두에 두었다. 창 또한 북측에는 고측창을 두어 마을 대신 산봉우리와 하늘이 보이도록 하고, 남측에는 통창을 두어 최대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또한 남측 창들은 입면과 같은 적삼목 루버 도어를 적용해 필요에 따라 완전히 열거나 닫을 수 있도록 하고, 남부지방의 무더위를 고려해 일조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 구들방에서 주방과 우물마당으로 통하는 복도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는 건축주의 요청에 따라, 공간 배치는 집의 변곡점을 중심으로, 건축주 내외가 사용하는 공간과 손님들이 사용하는 공간으로 나누어 계획하였다. 건축주의 공간과 손님 공간 사이에 거실과 부엌을 배치하고, 각 공간 사이에 슬라이딩도어를 두어 필요에 따라 공간을 분리할 수 있고, 평소 사용하지 않는 공간은 닫아 두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아랫마당 쪽에는 클라이언트가 특별히 요청한 공간인 찜질방을 두었다. 대대로 내려온 땅이라는 컨텍스트에 기반하여 찜질방을 전통 방식의 ‘구들방’으로 조성하기로 협의했다. 그리고 구들 시공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현대 난방시설과 전통 구들이 공존하는 디테일로 계획 및 시공하였다.
우리가 지은 집의 이름은 꼭두머리집이다. 우실 지방에서 이 동네로 시집오셨다고 해서 이른바 ‘우실아지매’라 불리는 건축주의 친척 할머니께서 이 집을 보시고 ‘꼭두머리집’이라고 부르시길래 그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다. 꼭두머리란 경상도 방언으로 꼭대기를 뜻하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꼭두머리집이란 잿배기마루 맨 꼭대기에 있는 집 또는 머리가 꼬부라져 곡두형(曲頭型)으로 지어진 집을 일컫는 말이라 한다. 조상 대대로 내려온 땅의 해석에서 시작하여, 집안 어르신께서 지어주신 이름을 붙이는 것으로 설계를 마무리하니, 나름대로 서사가 있는 프로젝트가 되었다. 우리가 이 집을 위해 애썼던 마음도 함께 이 집 안에 전승되기를 바란다.
① 거실 ② 주방 ③ 보조주방 ④ 안방 ⑤ 서재 ⑥ 다용도실 ⑦ 손님방 ⑧ 구들방
ⓐ 아랫마당 ⓑ 우물마당 ⓒ 위엣마당 ⓓ 아궁이 ⓔ 고인돌 ⓕ 우물
① 주방 ② 보조주방 ③ 손님화장실 ④ 손님방 ⑤ 구들방
ⓐ 위엣마당 ⓑ 우물마당 ⓒ 아궁이
건축개요
위치 | 경상남도 고성군 대가면 유흥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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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 지상 1층 |
건축면적 | 199.76 ㎡ |
건폐율 | 196.68 ㎡ |
구조 | 철근콘크리트 |
최고높이 | |
시공 | 정원CID |
용도 | 단독주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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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면적 | 1,478 ㎡ |
연면적 | 196.68 ㎡ |
용적률 | 13.31 % |
주차대수 | |
사진 | 이강석(사진), 홍성호(드론 및 영상) |
설계 | 건축사사무소 터틀 |
자재정보
외부마감 | 적삼목, 노출콘크리트,외단열미장마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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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재 | |
마루 | |
주방가구 | |
욕실기기 | |
현관문 | |
붙박이장 |
내부마감 | 노출콘크리트,석고보드 위 친환경수성페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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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재 | |
실내가구 | |
욕실마감 | |
조명 | |
실내문 | |
데크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