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김영배
- 설립
- 2018년
- 주소
- 서울 성북구 정릉로31나길 11 (정릉동) 2F
- 연락처
- 02-6954-2882
- 이메일
- tdws@tdws.kr
- 홈페이지
- http://tdws.kr
고라미집
현재는 ‘고암동’이라 불리는 충북 제천의 고라미(고래미) 마을. 이곳에는 건축주 집안이 대대로 삶을 꾸려온 땅과 그 위에서 50여 년의 세월을 지낸 주택이 있다. 최근까지 분당의 아파트에 살며 도시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던 건축주는 연로하신 어머니를 모시고, 땅을 가꾸며 살고자 5년 전 제천으로 먼저 내려왔다. 고라미집이 지어진 뒤로도 아내는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여전히 아파트 생활을 하고 있지만, 주말이면 이곳에 내려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천을 처음 방문했던 날, 초겨울 낮 동안 마당에 앉아 집에 대한 옛이야기를 들었다. 건축주 부부는 옛집의 모습을 유지하고 싶지만, 그 안에 필요로 하는 공간을 모두 담을 수 있을지 등 여러 이야기를 꺼내놓았고, 이내 해가 저물기 시작했다. 선선한 바람과 함께 햇살이 지붕 너머로 깊이 들어왔을 때, 자리를 털고 일어나 건축주 가족들과 뒷산에 올라가 집과 주변 마을 풍경을 감상했던 기억이 있다.
△ 산의 능선을 닮은 지붕
△ 선명한 지붕의 패턴
기존 집은 긴 세월을 보낸 농가인지라 질서가 없다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조가 어수선했다. 지붕 구조 틀 아래에 있는 평천장은 시멘트와 흙벽 두 겹으로 시공돼 기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고, 외부 흙벽 역시 기울어 있어 구조용 파이프로 고정해 가며 철거했음에도 일부가 무너지기도 했다. 목재가 삐뚤빼뚤하고 흙벽도 여기저기 배가 불러 있었지만, 편안하면서도 독보적인 분위기를 풍겨 그냥 허물기에는 아까운 집이었다.
△ 온화한 분위기의 마당과 이에 안락함을 더하는 깊은 처마
현대건축에서는 치밀하고 정교할수록 멋진 공간과 구조를 뽐내지만, 이는 깨달음을 주는 토속적인 요소들 앞에서 무용지물이 되곤 한다. 이 집은 우리가 알만한 조선시대 양식의 한옥은 아니었다. 삐뚤빼뚤한 소나무를 켜서 얼기설기 쌓아 만든 집이고, 현대건축처럼 치밀한 구석은 집안 어디에도 없었다. 콕 집고 나니 마치 엉망이라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이 집을 처음 본 순간을 떠올리면 부족한 부분보다는 전체적인 모습이 주는 편안함과 함께 마당을 비켜 지나가는 빛과 바람만이 느껴졌다. 자연의 선형을 닮은 토속적 요소들이 세월의 흔적과 함께 공간 특유의 분위기를 전해주고, 두 채의 처마와 깊이가 마당 특유의 온화한 분위기를 담고 있었다.
사실 건축주 부부가 생활하기에도, 자녀들이 와서 머물다 가기에도 신축하는 게 유리했지만, 옛집의 풍경을 고이 간직하기 위해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이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건축주 남편도 옛집에 애정을 품고 있었기에 무조건 허물고 새로 짓기보다는 생활의 편리함은 보장하되, 추억과 기억을 소중히 여기며 옛집만의 감성은 살리고자 했다.
△ 마당을 향해 창을 낸 본채
△ 높은 천장고를 보이는 본채 거실과 식당, 주방
△ 마당을 향한 창을 통해 빛을 가득 들이는 거실과 주방
△ 주방
△ 거실에서 바라본 현관쪽 복도
△ 끝단에 배치된 방
옛집은 각각 형태도 다르고 역할도 다른 ㄱ자 본채와 ᅳ자 행랑채가 ㄷ자 형태로 마당을 에워싸며 배치되어 있었고, 리모델링을 통해 이를 그대로 살리되 실 구성에 변화를 주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무엇을 비우고 드러낼지, 무엇을 남기고 덧씌울지 고민했고, 가장 먼저 방 3개로 구성되어 있던 본채의 방 1개를 거실로 변경했다. 채광을 확보하기 위해 창밖을 내다보니 기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본채 거실과 주방은 ㄱ자 공간의 연결부에, 2개의 방은 양 끝단에 배치했다. 기존 천장의 서까래를 유지하면서 그 위에 합판을 얹고, 단열재를 설치했기에 거실과 주방 모두 하얀 벽면을 양쪽에 두고 높은 천장고를 갖게 되었다.
△ 게스트 공간으로 활용되는 별채
△ 세월의 멋을 입은 서까래
기존에 창고로 사용하던 행랑채는 길에서 마주하는 주택의 첫인상이 될 수 있는 곳이기에 게스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행랑채는 도로에서 오는 시선을 차단하면서 주택을 적당히 보호하는 담장의 역할도 겸한다. 방 1개와 욕실 1개만 구성하면 되었기 때문에 기존 공간의 매력적인 질감과 흔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 50년 동안 세월의 멋을 입은 서까래와 행랑채 창고 문을 그대로 살리고, 본채에 있던 기존 구들장도 마당에 조경석으로 활용했다. 특히 서까래는 본재와 동일하게 위를 합판으로 겹겹이 덮어서 시공했다. 삐뚤빼뚤한 나무와 유사하게 얹어 기존 모습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넘실대는 형상의 지붕은 기존 목구조를 피해 금속틀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제작했다. 지붕의 외부 마감재는 천연 슬레이트를 사용했으며, 치밀한 설계 계획 의도를 넘어 패턴을 결정해 나가며 어긋나게 자리한 두 채의 지붕을 하나로 이었다.
그렇게 뒷산의 능선을 닮아 여러 경사를 가진 지붕과 이를 얹은 고라미집을 완성했다. 집이 완성된 지금, 길에서 보이는 집의 모습, 입구에서 마당, 마당에서 집으로 이어지는 장면, 그리고 마당이 외부로 열리는 풍경에 주목해 본다. 구법과 양식, 재료 측면에서 옛 방식과 현대적 방식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드러내고 덧씌우며 오랜 시간 쌓아온 고라미집과 땅의 잠재력은 과거, 현재, 나아가 미래까지 이어질 것이다.
건축개요
위치 | 충청북도 제천시 고암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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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 지상 1층 |
건축면적 | 115.41㎡ |
건폐율 | 25.03% |
구조 | 기존 목구조+경량철골구조 |
최고높이 | |
시공 | (주)인디자인플러스 |
용도 | 단독주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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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면적 | 461.00㎡ |
연면적 | 105.43㎡ |
용적률 | 22.86% |
주차대수 | 1대 |
사진 | 에이플래폼 |
설계 | 드로잉웍스 |
자재정보
외부마감 | 스타코, 천연슬레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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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재 | |
마루 | |
주방가구 | |
욕실기기 | |
현관문 | |
붙박이장 |
내부마감 | 수성페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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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재 | |
실내가구 | |
욕실마감 | |
조명 | |
실내문 | |
데크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