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플래폼, 건축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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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166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ARCH166 은 여러 문화가 성장한 서울 중심부에 건축적 철학을 공유하는 건축가들과 함께 설립되었습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서울에서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과 크고 작은 스케일의 작업들로 사회와 소통하려고 합니다.

건축가들은 한 시대의 문화를 고민하는 사람들이고, 그 고민들을 통해서 디자인이 구축되고 건축이 완성됩니다. ARCH166 은 시대의 흐름을 공감하고 사람과 건축의 간극을 좁혀나갈 수 있는 다양한 실험과 작업을 통하여 문화의 매개체로서 다가갈 것입니다.

전문분야: 설계

대표자: 이승엽

설립: 2014년

주소: 서울 용산구 원효로 202 (원효로2가) 한남빌딩 1층

연락처: 070-4907-9916

이메일: arch166@arch166.com

홈페이지: http://arch166.com

: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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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동 다가구주택 16+

16식구를 위한 30년 된 신정동 구옥 리모델링. 1층에는 노부모와 결혼을 하지 않은 30대 중반의 아들이 거주하고 2층에는 첫째 딸 내외와 외손자가 거주할 다가구주택입니다.

부모님께서는 4명의 딸과 막내아들을 낳았고 4명의 딸이 모두 결혼을 해서 친정 부모님 근처에 살면서 손자, 손녀의 육아 등의 도움을 받고 있었습니다. 어린 손녀들은 학교가 끝나면 자신의 집이 아닌 외할아버지 댁에 가서 있다가 부모님 퇴근 후에 할아버지 댁에 오면 같이 집에 간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모님 집은 16명의 가족이 수시로 드나드는 장소였습니다. 따라서 이 집의 1층은 3명이 사는 집이지만 매일매일 10여 명의 사람이 오고 가는 집이 되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 집의 설계 회의는 항상 여러 명의 가족이 참여하였습니다. 사람이 많다 보면 의견도 많고 어려운 회의가 되기 쉬운데 이 가족분들의 회의는 항상 화기애애하였고 서로 간의 좋은 의견으로 발전되는 회의였습니다.

△ 16+ 가족

설계가 끝나가고 시공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 회의에서 제가 가족분들에게 좋은 선물을 하나 해드리겠다고 하였습니다. 그건 바로 집의 이름과 그 이름으로 만든 간판이었습니다. 요즘의 아파트는 각 단지만의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가의 아파트일수록 단지 입구에 큰 대문을 만들고 아파트의 이름을 간판으로 만들어서 붙이게 됩니다. 이런 간판과 대문이 들어서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아파트의 재산 가치를 높이기 위한 고급화 전략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다 보니 아파트 단지의 이름도 점점 외래어 등을 이용하여 어려워지는 추세입니다.

저는 그런 아파트 간판보다는 하루 종일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생활하고 집에 들어오는 가족분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는 간판을 만들어 주고 싶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름에 대한 고민 중에 결정하게 된 안이 바로 ‘16+’ 이었습니다. 집에 들어오면서 16명의 가족을 떠올리게 하는 숫자에 ‘+’를 통해서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가족을 열어두었습니다.

△ 공사전 사진과 초기 아이디어 스케치

블랙 + 화이트 + 그레이를 조합하여 깔끔하면서도 볼륨감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건물의 외관에 16+라는 간판을 달면서 건물 외벽에 추가한 글자는 ‘父母’였습니다. 가족분들이 대문에 들어서면 1층의 긴 창문 두 개를 만나게 되는데, 오른쪽 창으로는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시는 아버님의 모습을 볼 수 있고, 왼쪽 창 너머로는 주방에서 일하시는 어머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창이였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설계를 하면서도 두 창의 이름을 아버지 창문, 어머니 창문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리고 완공되고 이사 후에 제가 두 분 옷장의 옷 중에서 가장 많은 색(두 분이 가장 좋아하시는 색)을 골라서 창 하부에 칠하고 그 위에 한자로 父母를 썼습니다.

△ 신정동 부모님과 생활건축 홍성준 소장

주택 외벽에 있는 ‘父母’와 ‘16+’라는 글이 있어 오고 가는 사람들이 많이 쳐다보고 궁금해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알고 있습니다. 40여 년 전에 두 분이 만나서 결혼을 하여 자녀 5명을 나았고 그 자녀가 결혼을 해서 사위를 맞이하여 자녀를 나았고 그렇게 16명의 대가족이 되었다는 것을, 그래서 간판에는 그 세월과 부모님과 가족이 담겨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앞으로도 무량으로 이어질 ‘+’ 미래도 함께 담겨 있다는 것을요. ‘16+’ 집 앞에 서면 제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그 이유는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단어인 ‘부모’와 ‘가족’ 그리고 그분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집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