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6.04.03
- [현대건축답사] 장욱진 미술관
- 건축답사_장욱진 미술관_최페레이라 건축
얼마 전 한 신문사를 통해 기분 좋은 뉴스를 접했다. 그것은 경기도 양주시에 자리하고 있는 양주시립 장욱진 미술관에 대한 소식이었다. 하루 400명이 넘는 방문객을 모으면서 각광 받으며 지역 명소로 자리잡았다는 내용이었는데, 지역 미술관으로써는 쉽지 않은 일이며 이례적인 것이다. 이 소식에 기분이 좋았던 이유는 이 장욱진 미술관이라는 건축물이 건축가의 손길이 닿은 것이기 때문이다. 즉, 지역명소로 자리잡은 데에 건축가도 한 몫을 하지 않았나 생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장욱진 미술관
장욱진 미술관은 최성희, 로랑페레이라 부부 건축가로 이뤄진 설계사무소인 최페레이라 건축에서 디자인하였다. 이름처럼 장욱진 화백을 기리고, 그의 작품을 전시하는 목적으로 계획된 건축물로 디자인의 영감도 장욱진 화백의 호랑이에서 얻었다는 후문이 있다. 미술관은 2014년 김수근 건축상과 2015년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올해의 우수활동상(전시기획)을 수상하고 BBC 2014 위대한 8대 신설미술관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문화예술계의 상징적인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로도 많이 알려진 건축물이라 실제로 보고 확인하고자 하는 궁금함을 안고 답사를 떠났다.
건축물의 외관
장욱진 미술관은 하천변, 나즈막한 산의 아래 다져진 평지 위에 자리하고 있다. 외관상 큰 특징은 독특한 매스형태와 재료이다. 장욱진 미술관의 매스는 건축가의 설명에 따르면 마치 장욱진화백의 그림 속 호랑이를 닮았다고 하나, 그것은 일반에 대한 설명을 위한 것으로 보이고, 미술관의 동선을 따라 길게 늘어뜨린 매스를 서로 엮으면서 자연스레 사진과 같은 모습의 매스를 갖게 되었이라 추측해본다. 박공의 형태로 처리된 지붕은 전체적인 디자인의 마무리를 위한 처리와 지붕공간의 활용을 위한 것으로 보였다.
독특한 매스와 재료는 자칫 자리한 위치와 조화롭지 않을 수도 있으나 장욱진 미술관의 경우는 나쁘지 않다. (조화롭다는 의견은 주관적인 판단임.)
매스와 더불어 가장 큰 특징을 이루는 요소인 재료.
재료는 폴리카보네이트 복층판이라는 특정 재료가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 재료는 플라스틱류인 폴리카보네이트를 일정 두께 이상의 복층으로 만들고 U자형으로 결합 조립이 가능하게 시스템으로 구성한 재료이다. 서로 끼워 맞추는 재료로 물리적으로는 시공성이 좋다는 특징이 있고, 외관면에선 반투명의 성질로 인해 내부가 은은하게 비춰지는 것이 큰 특징이다.
그러한 외관상의 특징을 활용해 건축가들은 조명과 활용해 그 효과를 극대화 하곤 하는데, 장욱진 미술관의 경우는 그런 기법은 없는 것으로 보여 조금 아쉬웠다. 아마도 건축가 입장에서 내부 프로그램이 미술관이기에 반투명하게끔 빛이 투과되도록 계획할 수 없었을 것이고, 복층판과 구조 사이의 공간에 인공조명을 넣기에는 비용과 지속적인 관리에 대한 부담이 컸을 것이다. (해당 효과를 사용한 예로는 서울대미술관의 내부, 뉴욕 프라다 매장 등)
극적인 효과는 덜하지만 장욱진 미술관에서는 이 재료를 벽체부터 지붕까지 모두 이 재료를 씀으로써 하나의 큰 덩어리로 보이고자 한 의도는 확인할 수 있다. 더불어 박공형태의 지붕은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요소임을 더불어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한 폴리카보네이트 복층판 재료를 사용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연결부위의 처리인데, 장욱진 미술관에서의 이 부분은 다소 미흡하다. 위 와래의 사진에서처럼 꺾이는 부위의 처리가 본래의 재료와는 다른 두껍고 불투명한 몰딩으로 처리되면서, 한덩어리로 보이고자 하는 의도를 다소 반감시키고 있다.
아마도 이 부분은 건축가가 주장했던 디자인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따라주지 못한 시공능력에 의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한 실제 이야기는 로랑페레이라 건축가로부터 직접 확인하기도 하였다.) 여하튼 그로 인해 멀리서 보이는 전체 건축물의 모습은 한덩어리로 읽히고 이상없어 보이나, 가까이에서 보았을 때에는 다소 어색하다.
건축물의 내부 및 공간
길게 늘어진 매스는 역시 미술관의 동선에 따라 구성된 것이었다. 건축물을 따라 전시가 이뤄지면서 자연스레 이동하며 관람할 수 있고 중간 중간 단부 혹은 연결부에 계단(연결공간), 서비스 공간 등을 두어 전체적인 기능을 충족하고 있다.
엮여진 매스 사이로는 하늘이 열린 중정을 두어 전시를 공간을 더욱 알차게 만들었다. 긴 매스를 엮으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빈 공간을 중정으로 두고 그 곳을 향해 창을 두는 등의 생각은 건축가라면 빠뜨리를 수 없었던 표현이었을 것이다.
매스의 사이를 띄워 중정을 만들 듯이 내부에서도 1, 2층을 완벽히 나누지 않고 중간을 수직적으로 연결하면서 높은 천장을 두는 것은 공간을 훨씬 입체적으로 만드는 기법이다.
전시를 따라 가다 보면 건축물의 끝단에 닿아 밖으로 향한 창에 접하기도 한다. 전시물을 위해 창을 자제하는 것이 맞겠으나, 이와 같은 부분에서는 창을 통해 밖을 보게 하는 것도 건축적으로는 좋은 방법인 듯 하다.
동선 끝에는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 계단의 형태도 정형적이지 않고 사선으로 이어져, 건추물의 전체적인 디자인 맥락이 내부까지 연결되고자 한 의도를 확인할 수 있다. 아래 사진을 보면 계단하부의 처리, 핸드레일 등에서도 정형보다는 비정형의 표현이 보인다.
2층의 전시공간도 매스를 따라 길게 이어지며, 박공 형태를 따라 천장이 구성돼 높은 천장을 이루고 있다. 박공의 지붕은 확실히 천장고를 높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함임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외부에서의 디자인 맥락과 내부의 공간 구성이 같은 맥락을 이루는 것이 건축물의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장욱진 미술관은 충실함을 보였고, 내외부가 하나됨을 느낄 수 있었다.
외관에서도 비정형의 하나의 덩어리로 보이기 위해 재료와 표현을 활용하였다.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선정한 재료의 특징을 살리는 디테일들이 완벽히 적용되진 못한 것이 아쉽다. 그러나 전체적인 디자인이 좋은 평을 받을만 하고, 기능적으로도 잘 쓰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좋은 건축물의 한 예로 들 수 있을 것 같다.
건축설계디자이너 KirbyKIM(길쭈욱청년)
한 명의 건축가가 되기 위해 건축을 현업으로 삼고 있는 실무디자이너.
좋은 건축물을 찾아 답사하고, 전시회 등을 찾아 보고 글로 정리하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ksj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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