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6.05.04
- [책] 문제들 - 이종건
- 건축비평과 비평가의 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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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건축계를 냉철하면서도 소신있게 발언하는 분 중 한분이 바로 이종건 교수라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그의 책들은 항상 나를 그리고 우리 건축계를 부끄럽게 하고, 반성하게 하며,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가늠하게 한다.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책 <문제들>도 마찬가지이다. <문제들>은 그의 전작 <건축없는 국가>에 이은 책으로 건축계의 부실한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가치 있는 이슈의 생산과 논의 구조를 통한 건축계의 구축이 급선무임을 제안한다. 문제를 자각하지 못하는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시각에 기준하여 여러 매체에 발표된 글을 특정 주제로 다시 묶어낸 이 책의 궁극적 열쇠어는 건축 비평, 비평가의 정위에 관한 것이다.
책은 크게 8개의 주제로 나뉘어졌 있다. 윤리, 공공성, 말, 테러_자본주의_스타건축가, 유목성과 기술, 현대성_시적 거주_도시성, 역사보존, 페티스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8개의 주제와 함께 서문에 해당하는 글 '문제없음의 문제'도 게재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글로 생각한다. 이 부분만이라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종건의 건축비평집 <문제들>을 내가 이해한바데로 축약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문제없음의 문제가 가장 큰 문제 2. 우리나라엔 문화로서든, 기술이나 학의 체계를 이룬 분과로서든 진정한 의미로서의 건축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것도 문제. 건축의 출현과 전개과정을 식민지 틀 안에서 경험했기 때문이고, 반공이데올로기 강화와 경제발전에만 총력을 쏟았기 때문 3. 한국인의 쏠림과 빨리 빨리의 특성으로 인해 무비판성과 일종의 문화사대주의를 초래 4. 제각각의 형상으로 조화의 몸짓도 없으며 따라서 건축에 대한 인식도 없다는 것 5. 건축에서의 전통계승과업을 비판적 역사주의에 무지한 채 몰두해 왔다는 것 6. 역사를 오독하고 있다는 것 7. 건축에 대한 욕망이 쏠림과 후기 자본주의의 논리에 갇혀버렸다는 것 8. 비판적 안목과 해석학적 작업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9. 현대건축과 역사를 해석, 기술해내는 시각이 이론적이지 않다는 것 10. 현재와 미래 시점의 문제의식 결핍, 단순한 현실적 문제에 속수무책이라는 것 11. 건축에 있어서의 지식이 추상성과 허약성을 띈다는 것 12. 최소한의 도덕이라 일컫는 법의 규정들로는 윤리적 건축을 제대로 상고할 수 없다는 것 13. 공공성의 개념을 초보적인 견지에서 이해하고 논의해 오고 있다는 것,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것 그래서 걸맞는 이슈를 생산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14. 현대성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 15. 건축의 본질에 대한 작업이 전무하다는 것 역사와 시대성을 의식하고 반응하는 몸짓이 없다는 것 16. 건축학적으로는 별 가치 없는 결과에 언론들의 관심이 많다는 것 특히 시민들을 위한 사회적 공간의 배려에 극히 인식하다는 것 17. 옛 건물들이 가급적 많이 그리고 오래 잔존토록 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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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안내원 buddyjhs
건축의 언저리에서 건축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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