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6.09.04
- 병아리 건축가 독립 생존기 #04
- 창립기념일
제 4화 : 창립기념일
그동안 ‘병아리 건축가 독립 생존기’를 두고 앞으로 어찌 이어나갈 것인가 많은 시간 고민했습니다. 병아리 건축가가 어찌 닭(?)으로 닭은 좀 그러네... 어찌 됐든 성장하는지 보여 드리고 싶었고, 열정적으로 필드에 뛰어든 젊은 건축가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에 기록을 남기고자 하였으나 자칫하면 오해를 받을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기도 하고, 프로젝트 게시판과 겹쳐지는 내용이 많아, 그냥 병아리 건축가로서 살아가는 고충과 재미를 늘어놓는 게시판으로 변경하고자 합니다.
어쨌든 병아리 건축가의 독립 생존기로서 부족함은 없겠죠?
취지는 같습니다. 저와 같은 돈 없고 빽 없는 젊은 건축가들에게 부디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길 바랍니다.
2011년 07월 05일
_건축연구소이엑스에이 사업자 등록
2014년 05월 17일
_건축연구소 이엑스에이에서 포머티브 건축으로 변경
2014년 07월 05일
_포머티브 건축(구 건축연구소이엑스에이) 3주년 창림기념일
그렇습니다. 독립한지 만 3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정말 굶지 않고 밥 벌어먹고 살게 해주신 여러 건축주들에게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처음 일을 할 때는 오히려 겁도 없이 뛰어들어 여기 빵 저기 빵 사고만 치고 다녔는데, 몇 번의 현장을 거치면서 이제는 3,4개의 현장을 동시에 진행해도 별일 없이 안정화(?) 되어 돌아가는 게 신기합니다.
실무를 하며 도면의 중요성도 알았었고 현장과의 소통의 중요성도 잘 알고 있었지만, 필드에 나오니 더더욱 그 중요성을 실감합니다.
처음 설계했던 남양주 수동면 주택은 아픔을 간직한 채 설계가 바뀌고 시공사가 바뀌고 하면서 애매한 상황에서 방황하다 끝이 나 버렸고, 두 번째 프로젝트는 예산이 정말 부족했지만 더 좋은 퀄리티를 끌어내기 위해 거의 현장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일주일에 두세 번씩 왕복 140킬로의 거리를 오고 가며 완성시킨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렇게 프로젝트들을 하나둘씩 하면서 때로는 현장에 나가서 직접 망치질을 해보기도 했고 주차선을 그리기도 했고, 일일이 타일 붙이는 것 벽돌 쌓는 것 하나하나 지켜보면서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다 좋았던 것은 아니었고 때에 따라 나이가 어림에도 건축가로서의 존중(?)을 받을 때도 있었고, 또 어떤 건축주는 하인 다루듯 그냥 지극히 갑과 을의 관계에서 접근하려 하는 건축주도 있었습니다. 건물을 짓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구나, 그냥 도면으로 접할 때와는 정말 다른 것이라는 사실을 몇 번이고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공부도 많이 되었구요. 그래서 프로젝트가 끝날 때 뿌듯한 마음과 결과물에 대한 안타까움이 항상 공존하기도 합니다.
주택에 대한 관심은 날로 많아지는데 실상 젊은 건축가들이 설 자리는 아직도 그리 넓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설계비에 대한 인식도 소극적(?)인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종종 신문이나 잡지에 젊은 건축가들의 인터뷰를 보면 설계비를 포함한 총 공사비를 따져봤을 때 주변 집장사들의 집보다 훨씬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보이겠다 하고 건축주랑 계약한 사례들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박수를 보내야 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그런 마음가짐이 있는 젊은 건축가들이 늘어나는 것이 이 도시와 수많은 건축주들에게는 큰 행운일지도 모르니까요.
많은 건축주를 대면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믿지 못해서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주변의 건축하는 사람들이나 동네 건축업자를 믿지 못하겠다는 말이지요. 건축을 하면서 자꾸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말입니다. 더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하는 말이기도 하구요.
아직도 고군분투하는 많은 젊은 건축가들이 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구요.
어쩔 수 없이 가설계를 해야 할 때도 분명 있을 테고....(가설계 없어져야 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일을 해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이고.... 건축주에게 심한 욕설을 듣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그래도 용기 있게 필드로 나왔으니 소신 있게 달리다 보면 언젠가 좋은 건축가가 되지 않을까요?
대한민국의 모든 젊은 건축가들을 응원합니다. 화이팅~!!!
저도 아는 것이 많이 없고 아직 잘 모르지만 혹시라도 도움이 될만한 일이 있으면 쪽지나 메일 주세요.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잘 모르는 젊은 건축가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디테일이나 여러 가지 부분에서요. 서로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계동 구석탱이 포머티브 아키텍츠 스튜디오에서..... 병아리의 도움 안 되는 잡담이었습니다. ^^
건축가 고영성, 이성범
Formative architects는 감성의 형태를 공간이라는 도구로 구축하는 역할을 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공간, 감성의 공유, 그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참건축의 의미 입니다.
Koh young sung Architecture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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