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on 2017.08.02
- [촬영리뷰] a0100z 주택 및 설계사무소
■촬영 리뷰
용인시 두창리에 위치한 a0100z 사무실에 방문했습니다.
a0100z는 '아백제'라고 읽습니다.
이전에 '마음을 연결하는 집'이라는 책을 인상 깊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책을 한국에 소개하고, 출판 감수를 맡았던 분이 아백제의 성상우 소장님입니다. 이 주택은 소장님께서 직접 설계하고 지으신 건물인데, 그래서인지 건물 곳곳에 소장님께서 직접 지으신 부분이 많았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따뜻함이 느껴지는 곳이었는데, 특히 중정과 사랑채가 그랬습니다.
이번 촬영은 촬영 의뢰를 받고 찍으러 간 것은 아닙니다. 에이플래폼에 소장님의 인터뷰를 싣기 위해 방문했는데, 방문한 김에 사진도 가볍게 촬영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가니, 공간이 무척 좋았습니다.
동네를 둘러서 언덕과 나무들이 있고, 나무로 된 문을 들어서면 해가 비치는 중정이 나옵니다. 들어가자마자 사랑채와 툇마루가 보입니다. 현관을 들어서면 정면에는 사무실로 쓰이는 공간이 보입니다. 옆문으로 들어가면 주거 공간인데, 이 공간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주거공간으로 들어가는 통로이니만큼 당연히 거실이나 주방 또는 복도가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문을 열자마자 아이의 공부방이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방에는 다락으로 이어지는 사다리가 있었고, 그곳에 침대가 있습니다.
제 어릴 때를 떠올리면 언뜻 이해가 가지 않는 구조였습니다. 전 누군가 방에 들어오는 것을 매우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방을 천천히 보니, 아이가 사적 공간이 필요할 때는 다락으로 올라가겠고, 공부방에 있을때는 오가는 사람들과 마주치는 경험을 계속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생각해보면, 이런 방에서 자란 아이라면 애초에 누군가 방에 들어오는걸 싫어하지는 않겠다-싶었습니다.
이 집에는 다락이 두 군데 있는데, 다락끼리는 또 마주 볼 수 있습니다. 다락 아래에는 거실이 있습니다. 거실에서 다락이 보이고, 다락에서 거실이 보입니다. 제대로 촬영하고자 한다면 많은 민폐를 끼치게 되기 때문에 가볍고 빠르게 셔터를 눌렀지만, 사진을 찍으면서도 제대로 못 찍는 게 아쉬울 정도로 공간이 좋았습니다.
또 재미있는 요소는 대문입니다. 완전히 열리지도 닫히지도 않은 적절한 차폐 기능도 재밌지만, 대문에 잠금장치가 없는 것이 인상 깊습니다. 항상 열려있는 대문의 모습이, 소장님 부부가 외부에 가지는 신뢰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소장님께서 한국에 소개해주신 책의 이름처럼, '마음이 연결되는' 느낌을 받은 공간입니다.
A+PLATFORM_Photo 이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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