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풍경 건축사사무소
천경환은...
손과 발로 풍경을 읽어내는 사람이고
읽어낸 풍경을 꾸준히 기록하는 사람이고
그 기록들을 양분 삼아 디자인을 풀어내는 사람입니다.
손과 발로 풍경을 읽어내는 사람이고
읽어낸 풍경을 꾸준히 기록하는 사람이고
그 기록들을 양분 삼아 디자인을 풀어내는 사람입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천경환
- 설립
- 2011년
- 주소
-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150-5 깊은풍경건축사사무소
- 연락처
- 02-525-0429
- 이메일
- lazybird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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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야기 42
좋아요 19Posted on 2017.12.15
- 상공회의소 #02. 패턴
- 재미나요 l 우리나라
오랜만에 건물사진 찍으니 참 즐겁더군요. 화면 안에 짜임새 있는 대상이 꽉 차게 들어왔을 때의 기분은 언제나 황홀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말했던 것처럼 두개 층, 두 유닛 간격으로 면이 분할되어 있는데, 지루함이나 황량함을 덜어주기 위한 무난한 수법이겠습니다.
두 유닛 간격으로 반복되는 두툼한 석재 프레임은 은연중에 고전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창틀 프로파일도 투박한 게 아니라 한 차례 홈을 두었는데, 이런 표정도 고전 건축의 장식을 연상케 하는 듯합니다.
확대해 보니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있는 것도 재밌습니다. 빗물 떨어지라고 해놓은 것인지...
한 줄의 홈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의외로 크게 느껴집니다. 훨씬 정교하고 단호해 보입니다.
흔하게 지어지는 오피스 건물에서 대단한 발명이나 기술적인 도전을 기대하기는 힘들겠고, 이런 정도의 정성이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즐거움이겠습니다.
세로 방향의 프레임은 가로 방향의 프레임보다 깊이가 훨씬 깊은데, 이전 사진을 보면, 그 깊이가 “세로 방향 돌기둥(?)”의 깊이와 엇비슷함을 알 수 있습니다.
두개 층 간격으로 가로지르는 가로 방향의 부재는 좀 더 두툼하고, 홈 또한 좀 더 깊고 넓게 파여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두 부재가 돌기둥(?) 위에서 이어지는 부분에 작은 직사각형 모양의 구멍이 뚫려있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앞서 보았던 작고 동그란 구멍과 마찬가지로, 빗물 빠져나가라고 해 놓은 것으로 짐작됩니다. … 아닌가?
볼륨이 여러 번 나뉘어져 있어서, 이렇게 꺾인 면이 많이 나오는데, 면이 접힐 때마다 입면 패턴도 바뀌곤 합니다.
두개 층 간격으로 가로질러가던 두툼한 프레임은 패턴의 변화와 상관없이 그대로 달려갑니다.
희한한 수법은 아닙니다만, 이런 장면을 볼 때 마다 잘 짜인 패브릭이나 시, 음악 따위가 연상되어 즐겁습니다.
이런 장면은 제법 그럴듯해 보이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몇 가지 입면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건물이었는데, 같은 재료와 부품, 그리고 기본적인 디자인 방향(가로방향의 면 나뉨 같은 것.)을 공유하고 있어서 일관된 하나의 건물이라는 느낌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기분 좋아 보였던, 길고 납작한 돌 나뉨. 아래에서 위로 쌓여서 무게를 지탱하는 돌이 아닌, 스크린처럼 가뿐하게 부착되는 돌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내려오던 입면 중 일부는 안으로 꺾이면서 필로티의 천정이 됩니다. 알루미늄 시트가 디귿자로 꺾이면서 단차를 만드는 모습은 곧잘 보았던 것인데, 이런 장면에서 늘 아쉬운 점은 시트가 옆의 벽면과 만나는 모습입니다. 두툼한 코킹으로 발라놓은 모습이 그다지 산뜻해 보이지 않더라구요. 하긴, 의식하지 않고 지나갈 수도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모듈마다 두 개의 “부식된 점”들이 보이는 것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빗물처리를 위해 뚫려있는 듯.
필로티 아래로는 부출입구가 있었습니다. 바깥으로 튀어나온 방풍실이 자연스럽게 “출입구가 여기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플랜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저 같았으면 꼭 필요한 부분만큼만 방풍실로 계획했었을 것입니다. 출입문 옆면이 군더더기 같아 보이고, 둔해 보입니다.
외벽 면에 면한 기둥이 두개인 점이 굉장히 신기해 보였습니다. 신축건물이 아닌 리노베이션 건물이기 때문에 이런 장면이 나온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얀 기둥이 원래 있었던 기둥이고 검은 기둥이 리노베이션되면서 추가된 것인지… 그 반대인지… 아니면 둘 다 원래 있었던 기둥들인지…
아래로 내려오던 두 개의 기둥은 사람 눈높이 근처에서 하나의 기둥으로 결합되는데,
애매한 턱을 두면서 결합됩니다. 조형적으로도 그다지 산뜻해 보이지 않았거니와, 높이나 폭이 마시고 난 커피 잔 등을 올려 놓기에 딱 좋게 되어 있었습니다.
석재 마감된 벽면을 액자처럼 사용해서 큼지막하게 면을 분할하는 장면인데,
이게 순수하게 어떤 미학적인 염두에서 나온 것은 아니고, 아트리움 같은 내부 공간의 얼개를 어느 정도는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입면을 건물의 시스템이나 공간의 얼개와 전혀 상관없는 치장이라고 생각하면 공허해지기 쉽고, 그렇다고 단순히 “내부 공간 얼개의 충실한 반영”으로만 고지식하게 생각을 하면 지루해지기도 쉬운 것 같습니다. 이 경우에도, 어두운 돌로 만든 프레임이 저층부의 거대 아트리움의 볼륨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이긴 하지만, 아트리움의 윤곽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층부는 어느 정도 공간의 윤곽을 “액자”가 감싸고 있지만, 그 위로는, 사실 내부 공간이 정말로 구분되어 구획되는 것은 아닌데도 액자만 홀로 달려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부 공간의 얼개, 바깥에서 보이는 건물 전체 볼륨에서 기분 좋게 분할되는 지점… 등등의 몇 가지 상황들을 적당히 얼버무리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는 몇 가지 단위 입면패턴들이 복잡하지 않게 차곡차곡 조합되는 상황인데, 막상 도면으로 정리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l 출처 l 상공회의소03
l 출처 l 상공회의소04
건축가 천경환
손과 발로 풍경을 읽어내는 사람이고
읽어낸 풍경을 꾸준히 기록하는 사람이고
그 기록들을 양분 삼아 디자인을 풀어내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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