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풍경 건축사사무소
천경환은...
손과 발로 풍경을 읽어내는 사람이고
읽어낸 풍경을 꾸준히 기록하는 사람이고
그 기록들을 양분 삼아 디자인을 풀어내는 사람입니다.
손과 발로 풍경을 읽어내는 사람이고
읽어낸 풍경을 꾸준히 기록하는 사람이고
그 기록들을 양분 삼아 디자인을 풀어내는 사람입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천경환
- 설립
- 2011년
- 주소
- 서울 종로구 창덕궁길150-5 깊은풍경건축사사무소
- 연락처
- 02-525-0429
- 이메일
- lazybird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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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야기 42
좋아요 19Posted on 2018.01.22
- 체르베니카멘 #04. 지하, 또 다른 공간
- 재미나요 l 바깥나라
좁은 틈을 통해 찌르듯 스며들어오는 빛. 창문과 빛이 없었다면 벽의 의미가 이렇게 실감나게, 그리고 간절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른쪽 벽면에 가지런히 늘어선 창문의 리듬이 즐거운 한편으로, 정면으로는 굵은 기둥 너머 또 다른 공간이 보입니다. 훤히 뚫려있어서 따지자면 한 공간이지만, 저 기둥 하나 때문에, 그리고, 다른 질감으로 물들고 있는 빛 때문에, 다른 공간으로 읽혀집니다.
‘노랗게 물든 방’에는 조금 있다가 가 보기로.
또 다른 공간, 또 다른 창고로 내려가는 길. 뒤늦게 사진을 보니, 계단이 시작되고 끝나는 부분에 아주 작게 빨간색 표시를 해 놓은 것이 눈에 띕니다. 원작(?)의 원래 느낌에는 최소한으로 개입하면서도 할 역할은 유감없이 수행하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나중에 타트라의 등산 코스에서도 비슷한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계단을 내려가면 또 다른 창고가 나옵니다.
왼쪽에 방금 내려 온 길이 보입니다. 방금 위에서 보았던 공간과 비슷한데, 한쪽으로는 또 다른 공간으로 연결되고,
그리고 반대편은 막다른 골목.
창문을 통해 내리꽂히듯 쏟아지는 강렬하게 하얀 햇볕과, 물들이며 흘러넘치는 은은하게 노란 인공조명, 대략 두 가지의 빛이 공간을 점유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입니다. 바닥에 얼룩진 하얀 햇볕이 평면에 무늬를 그리는 데에 그치지 않고 마치 어떤 입체감을 연출하고 있는 듯 보여 더 흥미롭습니다.
볼록하게 튀어 오르는 것처럼 보였던 새하얀 빛의 덩어리는, 시선의 방향이 바뀜에 따라 다시 얌전하게 가라앉으면서 바닥에 납작하게 드리워진 무늬가 됩니다.
의도나 맥락에 상관없이 존재 자체만으로 감동을 주는 어떤 무엇. 온전히 물질과 공간에 속하는 세계. 귀금속을 저장하는 창고였든, 많은 사람들이 모여 예배 드렸던 성당이었든 상관없이, 그냥 그렇게 감동적인 모습입니다.
바깥에서 들어오는 햇볕의 방향이나 세기에 따라, 공간 또한 다른 표정으로 물들게 됩니다. 당연한 일이겠는데, 접할 때 마다 신비롭습니다.
이 때 바닥은 (늘 존재하고 있었지만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현상을 드러내어 전달하는 매체가 됩니다.
창문의 정확한 모양을 드러내며 찍히는 빛과, 테두리에서 흘러넘치며 번지는 빛.
그리고 바닥 뿐 아니라 벽 또한 그렇습니다. 현상을 드러내어 전달하는 매체.
건축가 천경환
손과 발로 풍경을 읽어내는 사람이고
읽어낸 풍경을 꾸준히 기록하는 사람이고
그 기록들을 양분 삼아 디자인을 풀어내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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