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자의 삶의 플래폼인 건축 그리고 그 물리적 집합체이자 공동체의 플래폼인 도시에 대한 포괄적 관심을 바탕으로, 그 실무적 이행으로 규모, 용도, 지역, 조건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건축/도시디자인 프로젝트, 연구개발계획, 전문교육 등의 활동을 폭넓게 수용한다.
경계를 한정하지 않는 H2L의 작업과 그 방식은 공간space이 한 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중요한 매체임을 이해하는 다양한 클라이언트, 관계전문가, 협업건축가, 건축학 수련자들과 공유될 것이며, 이는 개별 프로젝트의 주제 아래 함의된 보편의 사고를 건축적, 도시적 주제로 해석해 사회공간에 환원함이 건축가의 직능을 다하는 길이라는 믿음에 기반한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황정현
- 설립
- 2015년
- 주소
- 서울 중구 다산로10길 10-5 (신당동, 자강헌) 202호
- 연락처
- 02-464-1019
- 이메일
- h2l.hwangjh@gmail.com
Posted on 2020.03.11
- 한국 교회 건축의 실책
- 현창용의 공간·공감
※ 이 글은 이데일리에 기재된 글입니다.
△ 서울 강남에 위치한 대표적 대형 교회 S교회 전경 ⓒ간삼건축
부패할 대로 부패한 교회와 변질되고 남용된 교황권에 대한 반발은 사랑, 관용, 평등이라는 기독교 원리로의 회귀를 싹 틔웠다. 종교가 권력이 되는 현상에 대한 염증이 종교의 본래 기능 회복을 위한 투쟁으로 이어진 것. 이런 종교개혁의 정신은 현대까지 이어져 부의 분배와 복지사회 구축에 기여해 현대 유럽 복지의 정신적 근원이 되기도 했다.
사회적으로 종교개혁은 만물의 우위에 있던 교회를 보편적 위치로 조정하는 데 목표가 있었다. 기독교 원리에 충실하게끔 유도함으로써 교회만의 독자적 역할을 배제하고 사회 속에 녹아들게 하는 것이다. 기독교 정신은 ‘교회’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닌 ‘인간’을 위한 것이기에 그러했다. 한국 사회에서도 교회의 본질에 대한 다양한 성찰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종교개혁의 교훈이 기독교 정신의 순수한 실천에 있었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적 실천은 물론 행위의 장(場), 즉 교회 건축을 필요로 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신자를 보유한 종교이기에 교회는 우리 주변에서 매우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건축이기도 하다. 정신적 가치를 실현의 차원으로 끌어내려 사회에 전파하는 것이 종교 건축의 기본적 역할이라 할 때, 우리의 교회 건축은 과연 기독교 정신을 올바르게 담아내는 그릇으로 건축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세기 전환기부터 현재까지 한국 교회 건축의 뚜렷한 특성은 ‘대형화’에 있다. 대형교회의 탄생이 곧 초대형 교회 건축의 신축을 의미한다. 건축규모의 대형화 자체는 사실 교회 건축에 대한 합리적 비평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다만 이는 규모의 확장과 함께 종교 건축으로서 응당 지향해야 할 공간적 조건들 역시 만족되었을 때의 이야기다.
한국의 대형 교회들은 닫혀있다. 기독교 정신은 누구든 찾아올 수 있는 위로의 공간, 치유의 공간, 아무도 비난하지 않는 공간을 요구한다. 하지만 한국의 대형 교회들은 거대한 구조(mega structure)의 위압감으로 사회공간 속에 존재감을 뽐낸다. 교인들만 드나드는 거대한 섬, 차갑게 경계 지어진 교회의 문은 열어 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떤 건축보다 열려 있어야 할 교회 건축이 배타적이고 닫힌 건축의 전형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2013년에 건립된 S교회의 설계자는 이 교회의 디자인에 대해 “열려있고 따뜻하게 맞이하는 교회의 정신을 표현한다. 역동적인 철골구조로 된 타워는 하늘을 향해 열려있고 중앙 광장을 감싸 안은 형태를 가짐으로써 혁신과 비전, 겸손과 온화함을 나타낸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도심의 코너를 점유한 엄청난 크기와 반사광을 뿜어내는 유리벽으로 치장한 비정형 건축물에서 겸손과 온화함, 열린 치유의 공간을 상상하긴 어려워 보인다.
열린 공간의 구축은 그 공간이 담아내는 정신을 전파하는 가장 쉬운 도구다. 교회의 공간을 사회와 소통케 내어주고 그 공간을 감싼 형태와 재료를 이타적으로 계획한다면 시민들은 자신의 종교색과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교회 공간을 찾아 모여들 것이다. 공간에 머문다는 것이 공간이 전달하는 메시지와 감성을 이해하는 첫 단계임을 생각한다면 교회 건축의 변화는 결국 교회 스스로를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는 공간이 갖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힘이고 교회 건축이 공공성을 기반으로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주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건축가 현창용
공주대학교(조교수), 서울특별시(공공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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