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고다 건축사사무소]는 대표 건축사 권이철 소장을 주축으로
권이철소장의 15년 건축경력과 최윤영소장의 10년 건축경력을 끌어모아
땅과 건축물의 가치있는 쓰임을 고민해 나가는 작업장입니다.
-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권이철,최윤영
- 설립
- 2017년
- 주소
- 서울 광진구 자양로44가길 15 (구의동) 1층
- 연락처
- 070-4755-2800
- 이메일
- laclab@naver.com
Posted on 2020.12.30
- 건축가의 집 고치기 6
- 탐미헌 이야기
탐미헌에서 공간적 중심을 이루는 부분은 주방이고, 주방영역으로 조닝 할 수 있는 곳에 욕실이 있다. 우리는 이 욕실의 톤을 결정하기에 앞서, 주로 저녁에 긴 시간을 사용하는 다락의 샤워실을 저녁공간으로, 아침에 눈 비비고 일어나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인 2층 화장실을 아침공간으로 설정했다.
그다음 아침 공기를 담은 색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는데, 도기들이 하얗기 때문에 블루톤으로 하면 도기와도 조화를 이루고, 주방과 잘 연결되리라 싶었다. 그중에서도 아침 공기나 바다의 청량한 푸르름을 가장 잘 담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두 가지의 색상을 선택하였는데, 색 자체로도 너무나 마음에 들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처음에 질러 놓은 타임 수전의 보라색과도 매우 잘 어울릴 듯했다. 그렇게 하늘색 빛 블루와 민트, 거기에 포인트가 될 퍼플을 화이트 도기와 매칭하였다.
@benjaminmoorekorea
△ 푸르름을 담은 욕실에 보라색 수전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기존 욕실은 계단 밑에 겨우 욕조가 들어가 있고, 욕조와 거의 붙어 변기가 놓여 있었다. 세면대 역시 없었고, 긴 벽면에 두 세트의 수전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전부였다. 우리는 계단 하부 불편한 욕조는 필요 없기 때문에 떼어냈고, 변기는 기존 위치에 그래도 뒀다. 관건은 세면대와 샤워기였다. 처음에는 적어도 다락뿐 아니라 이 층에도 샤워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고민이 더 컸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폭 90cm의 통로만 나오는 상황이라, 기존 수전들 위치에 세면기를 설치하면 최소 크기의 세면대를 설치해야 겨우 통행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샤워는 변기 앞에서 옹색하게 해야만 했다. 결국, 앞에서 얘기한 것과 같이 샤워시설을 다락으로 올리는 것으로 결정하면서 이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다. 그러나 세면대 역시 쉽지 않았다. 세면대 최소 깊이가 보통 45cm이었기 때문에, 통행 폭 문제는 여전히 이슈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원래 욕조가 있었던 계단 하부 공간에 가벽을 셋백해서 설치하고, 가벽에 매달아 45cm 폭 중 일부를 밀어 넣는 방법으로 결정했다. 건축가들은 통상 라인이 딱딱 맞는 것에 쾌감을 느끼지만, 이 경우는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해서 깊이와 길이 확보가 필요한 서랍형 세면대를 설치할 수 있었다.
△ 변경 전 욕실 모습
△ 변경 후 욕실 모습
욕실 페인팅은 기존 타일 위에 타일페인트로 직접 칠했다. 타일 위에 구멍이 나거나 상처 있는 곳이 있었지만, 바닥은 별도의 추가 작업 없이 초강력 프라이머만으로 진행했다. 사실 페인팅 면적이 방대해서 과도한 바닥 작업은 진행하기 어려워 그냥 어느 정도 눈 감는 편을 선택했다. 그런데도 계단 하부에 위치한 욕실의 천장 부분까지 일일이 줄눈 부분 메워가며 하는 페인팅 작업은 땀을 쏙 빼게 했다.
바닥 타일은 지하에 썼던 타일이 두 박스 정도 남아 재활용했다. 사실 타일이 사무실과 지하 공사를 하면서 중고시장에 내놓아도 될 만큼 남아있던 상황이라, 새로 타일을 다시 다 사는 것은 부담이 컸다. 결국 빈티지한 집 분위기에 비교해 욕실만 좀 모던하게 마무리되었다.
이사 후 2주간 욕실 사용 후기는 비교적 별문제 없이 대체로 ‘만족한다’라고 할 수 있다. 세면대는 욕실장을 설치할 수 없는 조건에서 서랍형으로 설치하여 사용하는 데 불편이 없고, 우리가 대충 쌓고 미장해서 살짝 비뚤어진 가벽도 그런대로 봐줄 만하다. 그런데 아쉬운 부분은 색이다. 욕실을 사용할 때 내부에서는 의도했던 상쾌한 아침 공기 느낌이 드는데, 아무래도 전체적인 집의 분위기와는 동떨어지는 느낌이다. 차라리 채도가 좀 낮았거나, 유사 색상에서 결정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베이지톤 정도로 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타일이 아니라 페인트라는 것. 이대로 좀 지내다 다시 뭔가를 할 의욕이 살아나면 베이지톤 중에서 골라서 재도장을 해 볼까 싶다.
디자인 및 디렉팅 : 갓고다
사진 : 최윤영
갓고다건축사사무소 권이철, 최윤영
갓고다건축사사무소는 도시와 마을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권이철과 색채가 짙은 그림을 그리는 최윤영이 함께 하는 젊은 건축가 그룹입니다.
‘갓고다’는 가꾸다를 의미하는 옛말로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건축으로 도시와 마을, 집과 공간을 만들고 가꾸어 드리겠다는 의지와 의미를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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