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분야
- 설계
- 대표자
- 김동희
- 설립
- 2010년
- 주소
- 서울 강남구 논현로150길 28 (논현동) 2층
- 연락처
- 02-2051-1677
- 이메일
- kddh@kddh.kr
- 홈페이지
- http://kddh.kr
스스로 짓다.
셀 수 없이 많은 일들이 사소한 점으로부터 시작된다. 때문에 벌여둔 일들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튀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사태에 직면해 급히 마무리하려 노력해보아도 쉬이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있다.
다양한 형태의 ‘집’이라는 것이 결국 행복하기 위해 지어지는 것들이다. 넉넉하지 않은 공간이더라도 가족들이 모여 평온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요새이다.
집을 짓는 과정은 머릿속으로 그려본 것과는 다르게 간단하지만은 않아 당황스럽기만 하다. 책에서 본 것이나 주변의 이야기를 통해 선행학습한 것이 무용지물이 되는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답답한 마음에 견고한 기업인 하우징 회사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기업의 입장일 수밖에 없는 하우징회사에서는 이익 구조를 버리고 대화를 하는 것이 힘들 수도 있을 것이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의 테두리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고 사전에 꼼꼼히 확인하고 시작하더라도 진행되는 과정에서 새롭게 마주하는 욕구는 대부분 공사비 증액의 원인이 된다. 그런 경우 ‘경제적인 비용’이라 판단해 시작했던 프로젝트라는 만족감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지금까지 들어온 옆집 아저씨같은 분들의 이야기는 ‘내 집’에는 도무지 적용하기 어려운 조언들이 된다. 집은 길을 잃기도 한다.
지난해 여름, 사무실을 찾아온 부부의 사연을 듣고나니 그들에게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어떤 전문가가 되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들었다. 설계비조차 제대로 지불하기 힘든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의 진행 여부 역시 불확실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문득 친형이 생각났다. 프로젝트의 규모나 사업성 등의 문제는 차치하고 형님 내외를 도와드린다는 생각으로 임하기로 결심했다. 그 이후 사무실은 무더위와 찾아온 건축 경기 악화로 마음의 여유 없이 바쁘게 지내야했다. 그런 이유로 한동안 잊고 지냈던 강릉의 카페하우스는 양양에서 진행하게 된 프로젝트로 인해 떠올랐다. 그 마침맞은 찰나에 강릉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부부는 sns 메신저를 통해 그간 진행되어온 사진들과 장문의 글을 보내왔다. 잊고 지내던 형을 오랜만에 만나는 심정으로 천천히 읽어 내려간 지난했던 근황의 마무리는 일종의 칭찬이었지만 그 긴 글이 고맙다는 뜻으로 이해되었다. 우리가 한 일이라고는 그들의 삶에 맞는 공간을 그려낸 것뿐이었지만 많은 난관들을 해쳐낸 부부는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전해왔다.
프로젝트는 당시 설계비가 얼마이건 최선을 다 해야 한다며 다시 그리기를 몇 번이고 반복했던 정팀장의 노고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사진을 통해 전달받은 과거의 시간은 우리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개인의 역사로 남을 것이다. 때문에 무엇이 우리를 살찌우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포기하지 않고 흔들리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을 가족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었다. 어떤 때에는 건축가 없이 더 훌륭한 건축이 완성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싶지 않다. 때때로 사람들은 장애물이 될 생각이 사라진다면 더 합리적인 쪽으로 생각하게 되기도 하는 까닭이다.
태어난 이후로 노동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것이 스스로를 위한 것이든 타인을 위한 것이든 누구나 노동을 하며 살아가게 된다. 건축은 타인을 위한 일처럼 보이지만 사실 스스로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살찌우기 위한 훈련의 과정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평생 집을 지어본 일이 없었을 클라이언트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필요한 것이 좋은 가이드일 것이라 생각한다. 강릉의 가족이 살아갈 이 집에 도면이 좋은 가이드가 될 수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한 마음이다.
집이라는 공간을 꾸리는 것은 자아를 완성시키고 가족이 하나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긍정의 평가는 항상 힘든 일을 하게하는 원동력이 되고 더 좋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강원도의 힘이 느껴지는 가족이 보내온 아이의 스케치가 유독 눈에 들어온다. 카페 에서 마시는 커피가 어떨지 기대된다.
_강릉시 남문동에 있는 카페 어몽은 5월에 정식 개장 예정입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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