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모양 움직임> 전시
디자인둘레길 기획전시의 첫번째 전시로, 올해는 일상 공간을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세계적인 아티스트 펠리체 바리니와 함께 합니다. <색 모양 움직임> 전시는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형태와 컬러가 만들어내는 4점의 신작을 선보입니다. 작품을 통해 공간과 상호작용하며 직접 작가가 의도한 지점을 찾는 즐거움과 함께 공간 안에 입혀진 작품과 함께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특별한 전시에 초대합니다.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컬러, 형태가 만들어내는 전시
프랑스-스위스 출신의 작가 펠리체 바리니는 자하 하디드가 디자인한 서울의 랜드마크 건물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나선형 풍경 위에 신작 시리즈를 제작했다. 바리니의 공간적 회화는 이 건물의 특성을 보여주는 나선형 통로를 따라 확장되고 있어서, 관람객들은 문화 센터를 올라가는 길 위에서 작품과 함께하게 된다. 기하학적인 모티프와 밝은 컬러가 특징적인 이 작품에서 작가는 충만함과 공허함, 작품과 공간, 관람객의 인식과 장소 사이에 오가는 끝없는 대화를 만들어낸다. 작가에게 ‘공간’은 작품의 기초가 되는 매체와 같다. 작가는 건축의 형태, 재료, 기능, 역사 등을 관찰하고 그 속에 직접 들어가서 작품을 전개한다. 그렇기에 작품이 건축과 불가결한 관계를 설정함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건축의 현실성과 작품의 독립성을 유지한다. 달라지지도, 지워지지도 않는 복잡한 현실을 건축으로부터 마주하는 그를 작업으로 이끄는 것은 현재성과 장소성, 즉 내가 ‘지금, 여기’에 있다는 사실이다.
작가는 지하 2층부터 지상 1층까지 165미터에 이르는 DDP 디자인둘레길에 4점의 신작을 선보인다. 나선형 통로가 길게 이어지는 디자인둘레길의 굽은 동선은 작가가 최초로 작업을 시도하는 공간이다. 각 작품은 구성과 변형, 해체를 반복하며 리듬을 형성하고 유기적으로 얽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구현하는 이중적 시점의 작품은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기에 작가의 작품 중에서도 사례가 많지 않아 더욱 주목할 만하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작품과 공간, 인식과 장소 그리고 충만함과 공허함 사이에 오고 가는 대화를 표현하고자 한다. 관람객은 곡면 통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첫 번째 설치 작품에 도달한다. 이때 작품의 반대편에 위치하는 두 번째 시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바로 이 지점에서 첫 번째 작품의 의미가 전복된다. 또한, 공간을 이동하는 동안 관람객은 기하학적 작품의 한 모서리가 움푹 패이거나 튀어나온 것을 볼 수 있다. 작가가 의도한 특정 지점에 이르러서야 일관된 형태의 작품을 볼 수 있는데 이 지점은 작가의 눈높이를 따르는 것 외에 특정한 규칙이 없기에 관람객의 시각적 탐색을 유도하며 공간 내에 잠재적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작가가 의도한 특정 지점에서만 작품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작품은 관람자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시점의 집합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관람객에 움직임에 따라 무한한 관람 지점이 만들어진다. 관람객은 전시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며 작품의 색과 형태가 공간과 상호작용하는 장면을 마주하고, 낯설지만 새로운 건축의 시공간을 경험하게 된다.
■ 전시작가: 2024년 8월 29일 ~ 2025년 3월 30일
■ 전시기간: 펠리체 바리니 Felice Varini
■ 전시장소: 동대문디자인플라자
«Through the elliptical blue», 2024
«Hollowed out red square»,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