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대신 단독주택에서의 삶이라는 큰 결단을 내린 의뢰인을 위해서 건축가로서 제공할 수 있는 궁극의 서비스는 무엇일까. 주택에서의 목가적인 삶을 거론하며 막연한 향수에 호소하거나 다락이니 발코니 같은 서비스 면적을 거론하며 생색내기 보다. 아파트에서는 불가능한데 단독주택이기에 가능한 건축의 가능성, 또는 건축 요소의 새로운 구사 방식은 무엇일지 고민하고, 그 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아갔다. | |
위치 세종특별자치시 다정동 용도 단독주택 규모 지상2층 대지면적 315.0㎡ 건축면적 119.90㎡ 연면적 199.50㎡ | 건폐율 38.06 % |
“단독주택만의 가능성인 지붕에 집중하다.” 아파트는 집합주택이기에 개체(unit)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없고 수직으로 반복되어 쌓이기 때문에, 각각의 유닛은 평평한 지붕을 가질 수밖에 없다. 지붕의 조형과 지붕 아래의 공간감을 탐구하는 이유는 아파트의 본질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단독주택만의 가능성이 지붕과 지붕아래 공간감에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접힌 지붕과 고창’이라는 스타일에 동네를 이루는 단위 부품으로서 단독주택의 보편성을 획득할 만한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 |
△ 접힌 지붕 모형스터디 |
“지붕과 평면을 매개하는 중목구조” ‘물결지붕 집’의 중목구조는 지붕 조형과 건물의 평면계획, 두 가지 상이한 기하를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 지붕 아래 2층에서 드문드문 보이는 중목 기둥(일부는 철제로 보강)은 장식이 아닌 실제로 기능하는 구조체이며, 집의 구성 원리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동시에 순수한 백색 판으로 연출된 추상적인 천정면에 대조되는 긴장감을 연출한다. 더불어 단열층과 구조 층을 겹쳐서 지붕 단면 깊이를 대폭 줄여 겉으로 드러나는 입면을 한결 날렵하게 연출할 수 있었고, 중목 업체의 3D 기술 지원을 통해 나무와 금속 보강재를 결합한 성능과 의장 효과를 겸비한 정확한 사양의 부재를 사전 제작 및 현장 조립할 수 있었다. |
△ 중목 기둥 시공과정 현장의 모습 |
천정의 윤곽과 고창으로 방의 정체성을 만들다 각 방은 각자의 천정 윤곽과 고창 모양을 가지며, 그것이 그 방의 정체성으로 이어진다. 벽지 문양 같은 감재가 아닌, 공간의 윤곽과 창 모양으로 방의 정체성이 규정된다는 것은 근사한 일이다. 큼지막하게 접힌 천정은 실내 고창을 가로질러 크게 굽이치며 뻗어 나가는데, 이는 각자 흩어져 자신의 방을 점유하는 가족들이 사실은 하나의 지붕을 공유한 공동체임을 암시하며, 집 전체를 묶어내는 하얀 천정 면은 밤에는 빛의 얼룩을 담아내는 반사판이 된다. | ||
바깥 동네와 집의 소통을 이어주다 고창은 집과 바깥 동네를 이어주는 소통의 가능성이다. 눈 높이에서 아무리 커다란 창을 뚫는다 해도 밖으로부터의 시선을 의식, 대부분의 시간을 커튼 등으로 닫아 두는 거나 오직 집 안의 자리한 중정이나 마당을 향해서만 열린 집들도 많다. 그 결과, 신도시 단독주택 동네 밤 풍경은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대체로 어둡고 황량하다. '물결지붕 집'에서는 밤에는 고창을 통해 실내의 빛이 바깥으로 새어 나가고 사생활 노출과 큰 연관 없는 내부의 천정면 일부가 고스란히 드러나 이제 막 태어나 아직 여물지 않은 동네의 풍경에 온기를 더해준다. | ||
미장센, 움직임의 리듬과 시선의 방향 평면 계획에서는 움직임의 리듬과 시선의 방향을 고려했다. 움직임이 멈추거나 움직임의 방향이 바뀌는 포인트에는 근사한 구도를 만들어, 예사롭지 않은 미장센(mise en scene)을 연출하고자 했다. 시선이 길게 길게 뻗어 나갈 수만 있어도 실내공간이라는 갑갑함을 적지 않게 극복할 수 있다. 따라서 복도와 문을 정렬하여 ‘시선의 거리’를 최대한 길게 만들고자 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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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대신 단독주택에서의 삶이라는 큰 결단을 내린 의뢰인을 위해서 건축가로서 제공할 수 있는 궁극의 서비스는 무엇일까.
주택에서의 목가적인 삶을 거론하며 막연한 향수에 호소하거나 다락이니 발코니 같은 서비스 면적을 거론하며 생색내기 보다. 아파트에서는 불가능한데 단독주택이기에 가능한 건축의 가능성, 또는 건축 요소의 새로운 구사 방식은 무엇일지 고민하고, 그 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아갔다.
다정동 물결지붕집
“단독주택만의 가능성인
지붕에 집중하다.”
아파트는 집합주택이기에 개체(unit)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없고 수직으로 반복되어 쌓이기 때문에, 각각의 유닛은 평평한 지붕을 가질 수밖에 없다.
지붕의 조형과 지붕 아래의 공간감을 탐구하는 이유는 아파트의 본질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단독주택만의 가능성이 지붕과 지붕아래 공간감에 함축되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접힌 지붕과 고창’이라는 스타일에 동네를 이루는 단위 부품으로서 단독주택의 보편성을 획득할 만한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
“지붕과 평면을 매개하는
중목구조”
처음엔 신축을 기준으로 계획안을 진행하였으나, 협소한 도로와 경사 때문에 레미콘 차량 진입이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원래 있던 집의 기초는 남기고 그 위에 공사를 진행하는 증축으로 계획이 변경되었다.
불법 증축하여 대지에 꽉 들어차 있던 건물을 뼈대만 남기고 철거한 뒤, 법적 이격거리를 계산하고 남은 대지면적은 대략 64㎡(약 19.4평). 최종적으로 집은 건축면적 41.62㎡(약 12.5평)에 면적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2층을 올려 총 연면적 77.42㎡(약 23.4평)의 건물로 계획되었다. 또한 구조의 경우 현장여건을 감안하여 1층은 철골조 보강, 2층은 경량목구조로 결정되었다.
천정의 윤곽과 고창으로
방의 정체성을 만들다
각 방은 각자의 천정 윤곽과 고창 모양을 가지며, 그것이 그 방의 정체성으로 이어진다. 벽지 문양 같은 감재가 아닌, 공간의 윤곽과 창 모양으로 방의 정체성이 규정된다는 것은 근사한 일이다.
큼지막하게 접힌 천정은 실내 고창을 가로질러 크게 굽이치며 뻗어 나가는데, 이는 각자 흩어져 자신의 방을 점유하는 가족들이 사실은 하나의 지붕을 공유한 공동체임을 암시하며, 집 전체를 묶어내는 하얀 천정 면은 밤에는 빛의 얼룩을 담아내는 반사판이 된다.
바깥 동네와 집의 소통을 이어주다
고창은 집과 바깥 동네를 이어주는 소통의 가능성이다. 눈 높이에서 아무리 커다란 창을 뚫는다 해도 밖으로부터의 시선을 의식, 대부분의 시간을 커튼 등으로 닫아 두는 거나 오직 집 안의 자리한 중정이나 마당을 향해서만 열린 집들도 많다. 그 결과, 신도시 단독주택 동네 밤 풍경은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아 대체로 어둡고 황량하다.
'물결지붕 집'에서는 밤에는 고창을 통해 실내의 빛이 바깥으로 새어 나가고 사생활 노출과 큰 연관 없는 내부의 천정면 일부가 고스란히 드러나 이제 막 태어나 아직 여물지 않은 동네의 풍경에 온기를 더해준다.
미장센, 움직임의 리듬과
시선의 방향
평면 계획에서는 움직임의 리듬과 시선의 방향을 고려했다. 움직임이 멈추거나 움직임의 방향이 바뀌는 포인트에는 근사한 구도를 만들어, 예사롭지 않은 미장센(mise en scene)을 연출하고자 했다.
시선이 길게 길게 뻗어 나갈 수만 있어도 실내공간이라는 갑갑함을 적지 않게 극복할 수 있다. 따라서 복도와 문을 정렬하여 ‘시선의 거리’를 최대한 길게 만들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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