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주택은 두가지 지점에서 만나야 합니다. 주인, 거주자를 위한 주거공간과 안정적인 임대사업을 위한 상공간. 당연한 것 같지만 서로 다른지점에 있기 때문에 다르게 읽고 해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간결한 어휘로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상공간과 달리 주거는 은유적이고 복잡합니다.
2015년 여름부터 준비했던 ‘지밸리 시간사전 아흔아홉’은 퇴적된 시공간에 대한 기억의 주름을 펼치는 시간사전이다. 아흔아홉 개의 단어들을 통해, 과거 공단의 기억이 현재 지밸리에 드러남과 동시에 현재의 지밸리는 아흔아홉의 단어들에 중첩됨으로써, 역사학자 카(E. H. Carr)가 얘기하는 과거와 현재 사이의 끝임 없는 대화를 도모할 수 있는 역사장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