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이 많은 가족이었습니다. 가구들은 큼직하면서도 자잘하며 자동차도 늘 2대를 주차할 수 있어야 하며 건축주는 지붕 있는 차고를 원했습니다. 처음 하는 전원생활인만큼 외부공간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공사비는 넉넉한 편이 아니어서 심플하면서도 이 모든 요구 조건들을 해결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소소가 기본설계에 참여했던 방배동 근린생활시설입니다. 저희가 주도적으로 디자인 작업을 했던 것이 아니라서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그래도 좋은 관계와 작업들이 남았습니다. 5층 규모의 근린생활시설 건물입니다. 1, 2층은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큰 창을 두어 사람들의 유입이 쉽도록 하였습니다. 하층부에 큰 창을 두게 되면 상부의 매시브함이 강조되어 건물에 무게감이 생기게 되는 장점도 있습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요.
아주 짧게 며칠 만에 끝냈고 손에서 떠나버린 프로젝트입니다. 홍천군 잣 특산품 조형물 디자인을 제안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적당히 유치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구요. 그래서 누구나 잣열 매를 연상할 수 있는 쉬운 디자인이면서도 공원에 어울리는 디자인 조형물을 만들어보려 했습니다만 결국 잣 열매와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기로 했다 들었습니다.
급히 진행해야 하는, 아주 예산이 적은 프로젝트였습니다. 아주 오래된 주택을 최소한으로만 리모델링해서 할머니들께서 불편하지 않게 지내실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지요. 지붕은 무조건 공사를 해야 하는 상태였고, 그러하다 보니 예산은 턱없이 부족했지요. 마당에 예전에 옥외화장실로 사용했던 것 같은 작은 공간이 있었고, 그것은 어차피 철거해야 했기에 이 기회에 담장을 싹 철거하기로 했습니다. 그쪽에는 텃밭을 만들어주기로 했구요.
2015 대한민국 건축문화제의 플리마켓에서 소소와 유오의 새로운 손작업 브랜드인 만지작이 선을 보였습니다. 건축가는 숟가락부터 도시까지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던 거장 건축가도 있었지요. 저희는 일단 손으로 무언가 만들어보기로 했고, 충무로 사무실을 먼지 구덩이로 만들며 이것저것 만들어보았습니다. 만지작의 로고를 만들고, 스티커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자석이 붙는 나무 소품들과 데스크 스탠드를 제작하였습니다.
현재 1, 2층 모두 주거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오래된 건물입니다. 건축주는 1층은 근린생활시설 (상가 점포)로 용도 변경 신청을 하신 상태고 2층은 원룸으로 변경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몇?차례 미팅과 현장 답사 후 검토 및 디자인 제안을 요청받았고 소정의 검토비 입금 확인 후 진행하였습니다. 흐흣. 설계비와 여러가 지 여건의 문제로 정식 계약까지 진행되지 못했지만 보물 같던 현장과 즐거운 디자인 경험을 했던 짧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