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도 마냥 천편일률적이지는 않다. 가끔은 불편함을 무릅쓰고 해보고 싶을 때도 있고 아주 가끔은 너무 편하게 있고 싶을 때도 있다. 심지어 빨랫감을 이층에서 일층 다용도실로 바로 던져 넣을 수도 있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 건축가의 또 다른 몫이라고 강요될 때도 있다. 기능을 충실히 풀지 못하는 건축물 특히 우리가 주거해야 하는 집은 집다워야 하는 것이 맞다. 그래서 주택 현장을 가면 항상 먹먹한 감정이 앞설 때가 많다. 내가 잠시라도 딴 생각을 하는 사이에 벌써 많은 것이 오판 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치 : 울산광역시 중구 장현동
건축면적 : 109.4㎡
연면적 : 84.67㎡
사진 : 김용순
울산 황방산 산등성이의 혁신도시 내 단독주택 전용 단지의 땅을 구입한 건축주가 찾아왔다. 그들이 그 땅을 구입한 이유는 정말 간단했다. 첫 번째 이유의 중심에는 아이들이 있었다. 도시에선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기도 힘들뿐더러 쾌적한 자연을 느끼며 살기도 힘들다. 건축주 부부는 쾌적한 자연을 느끼며 마당에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집을 원했던 것이다. 두 번째 이유의 중심에도 아이들이 있다. 아무리 자연과 마당이 중요하더라도 아이들의 교육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그러기에 학교가 멀지 않은 단독주택 전용 단지의 땅을 구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