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납토성이 바로 보이는 대지에 설계한 단독주택이다. 풍납토성으로 인하여 문화재 심의, 미관심의 등 수많은 절차를 거처 무사히 완공되었다. 주택의 바로 앞에는 주차장이 있고 주차장 옆으로는 게이트볼장이 있어 그 어떤 것에도 시야가 가려지지 않아 창문을 통해 풍납토성을 내려다볼 수 있다. 좌우 각도가 다른 박공지붕으로 계획하여 단조로움을 피하고자 하였으며, 에너지 절약을 위한 태양광 발전기 설치를 고려하여 면적이 넓은 지붕면이 태양빛을 잘 받을 수 있는 쪽으로 계획했다.
다세대 주택과 같은 소규모 주거는 그 대상을 기준으로 설계하기 보다 불특정 다수를 배려한 다양한 측면에서 설계를 구상하여야 한다. 맞춤양복 보다는 기성양복처럼 시중에 유통되는 가구의 치수와 유행 등을 고려해야 하고, 그에 따른 각 공간의 연관 관계를 생각하여 계획되어야 한다. 각각의 공간의 위치는 채광과 일조, 조망 등을 고려하여 협소한 부지에 우선 순서대로 자리를 잡고, 방과 거실의 관계와 거실에서 주방으로의 연계, 싱크대와 식탁의 구성, 개수대와 가열대, 냉장고의 배열과 보조주방의 관계, 그리고 설비공간 등이 하나의 톱니바퀴로 연계되어 계획된다.
서로 달랐던 각자의 모습은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서로 동일한 볼륨과 공간으로 닮아가고, 기존의 살림가구를 가져와 채우기보다 정리하여 비우고자 하는 노부부의 마음이 공간으로 담백하게 담아졌습니다. 서로 한 곳을 바라보는 ‘용수리 1+1=1집’은 더욱 간소하고 담백한 노부부의 집이 되어 아름다운 여생의 삶을 함께 할 것입니다.
Money is matter.
많은 사람들은 도심 속 단독주택을 가진 집주인을 부러워한다. 그러나 단독주택을 가진 집주인의 실상은 다르다. 새로 지은 단독주택은 멋지고 좋지만 70~80년대의 보급형 국민주택이 대부분이다. 아파트는 발전을 거듭했지만 30~40년이 지난 주택은 난방을 해도 춥고, 에어컨을 틀어도 덥다. 물이 샌 흔적과 곰팡이가 갈수록 커지고, 주변엔 빌라들로 이제는 바라볼 조망조차 없다. 조금이라도 수리하려 하면 1000만 원은 기본이고, 고쳐도 얼마 못가 다른 곳에 문제가 생긴다. 그렇게 집주인과 단독주택은 함께 늙어간다. 그러다 어느 날 하루가 멀다 하고 공인중개사와 주택신축판매업자는 찾아와 팔라고 하고, 이웃도 하나둘 떠나간다.
도심지의 다가구, 다세대, 도시형생활주택은 건축주의 자금과 사업성을 기반으로 건축 크기와 형태는 주차법과 정북일조권에 대한 법으로 정해집니다. '법규 디자이너(?)'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 공간의 성격과 크기, 관계성, 동선, 설비, 안전, 시공성 등을 검토하고 그 볼륨을 다듬어 봅니다. 하지만 갈망합니다. 최소의 비용으로 좀 더 좋은 공간, 좀 더 나은 건축을 만들 방법은 없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