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구조에 대응하는 낙천적이고 탐구적인 건축
Ardmore House
시카고와 관련된 여러 건축 키워드 중 현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역사적인 사건이 있다. 대부분 목조건축물로 이루어져 있던 18세기 시카고에 일어난 대화재가 그것인데, 이로 하여금 철골구조의 중요성과 그로부터 생겨난 마천루들이 지금의 시카고 도시구조를 있게 했다.
다시 재건을 하면서 도시는 최대한 격자의 모습을 띄며 반듯하게 구획되었다. 이 기조는 작은 주택가의 부지 하나하나에까지 침투하였고, 지금의 시카고 스타일 주택을 만들게 했다. 대부분 좁은 파사드만 외부에 대해 고려하는 주택에 비해 사거리에 위치한 코너 부는 정면과 장방의 측면, 총 두 면이 노출되며 프라이버시에 대한 고려가 더욱 필요하다.
이 부지를 매입한 건축가 부부는 오히려 한 면이 노출되는 일반부지보다 내-외부의 교류가 활발할 수 있다는 점과 채광, 통풍 등 자연적 조건의 이점을 살려 집을 디자인하기로 한다. 집 내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곡선으로 만들어낸 아트리움 복도이다. 집 주출입구와 안뜰 입구 두 개구부를 잇는 이 긴 공간은 1층과 2층을 수직적으로 연결하며 일반적인 주택에서 느낄 수 없는 공간감을 제공한다. 또한 도로와 장방으로 면해 외부로 노출되는 입면부임에도 큰 창문으로 넓게 개방하여 가족이 동네 풍경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거나 아이들이 실내에서 뛰어놀 수 있는 복도 그 이상의 다목적 공간으로 사용된다.
또한 부부는 자신들이 직주할 수 있는 주택을 부부의 삶에 맞는 방식으로 짓고자 했다. 이들은 통상적으로 침실을 위층에 두는 주택 구성을 뒤집어 침실을 아래층에 두고 공용공간인 거실과 주방을 위층으로 구성한다. 외부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사무공간은 지층에 배치했다. 이로써 공용 공간에 충분한 자연광을 내리고, 주변 도시 컨텍스트와 상호 연결되면서도 유연한 거주-업무 공간을 강조하는 모던 라이프스타일에 부합하게 되었다.
집이 고민하는 프라이버시에 대한 해답이 여기에서부터 나온다. 아트리움은 가장 사적인 공간을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한 번 필터링해주는 버퍼 공간으로 자리한다. 1층의 모든 침실은 이웃집의 벽이나 안뜰 방향으로 창을 내어 편안하게 바깥을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안뜰의 굴곡진 벽 뒤에 있는 2층 계단은 시카고 풍선 프레임을 함께 고정하는 4개의 트러스로 구성된 열린 평면 2층으로 이어진다. 이 트러스들은 난간 곡선을 중심으로 아일랜드 주방, 식당, 파우더룸, 거실 등 프로그램에 맞는 구역을 지정한다.
전체적으로, 흰색 벽과 하얀 오크 나무 바닥, 트러스, 가구 등 우드앤 화이트로 통일한 내부는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또한 2층 전체를 두르고 있는 띠창을 통해 복도를 가로질러 공용공간에까지 자연광을 풍부하게 채워주며, 주변 지역의 아름다운 100년 된 나무와 발코니, 그리고 이웃한 동네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동네에서 느낄 수 있는 오래된 벽돌 건물들과 피난계단, 거리를 두며 서 있는 가로등은 1층의 낮은 높이에 있었다면 보기 힘든 풍경이었을 것이다.
집의 외관은 동네의 전통적인 토속적인 스타일을 살리면서 내부 공간의 구성을 반영한다. 디자인은 파사드 위계를 거리에서 가장 도시적인 골목길로 이동시킨다. 2층을 따라 반 높이의 리본 창문이 줄지어 있고 1층에는 불투명 문 하나만 있어 앞 침실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한다. 골목길 쪽에는 2층의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창문과 내부 마당에서 골목길을 내다보는 대형 그림창이 집의 내부를 도시 주변으로 열어준다.
외부 재료 접근 방식은 단면 플립을 강조하며 모놀리식 건물에 시각적 리듬을 부여합니다. 이 집은 이중 색상의 아코야 목재 레인 스크린이 있는 콘크리트 기단 위에 자리잡고 있다. 1층의 아랫부분은 회색 나무로 덮여 있고, 1층의 윗부분과 2층의 윗부분은 검은색 나무로 되어 있다.
프로젝트 개요
프로젝트명 : Ardmore House
위치 : Chicago, USA
연면적 : 288m²
건축가 : Kwong Von Glinow
사진 : James Florio Photography
완공 : 2020
Kwong Von Glinow
Kwong Von Glinow는 시카고 기반의 건축사무소이다. 건축은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낙천적이고 탐구적인 접근을 취하면서 혁신적인 생활 환경, 문화적 참여를 위한 장소, 도시 공공 공간, 그리고 현대 작업 공간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7년 개소한 이후, 단독주택부터 다가구 주거건물, 공공·문화공간, 전시, 디자인 오브제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http://www.kwongvonglinow.com/
■ 세계의 건축가 시리즈
에이플래폼에서 전 세계에 걸쳐 활발히 활동하는 각국 건축가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건축을 담아 여러분께 전달하는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저마다의 컨텍스트 안에서 건강한 도시건축을 만들어가는 건축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와는 또 다른 삶의 풍경을 이해하고, 건축의 문화적 다양성을 살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모든 콘텐츠는 건축가로부터 직접 전달받아 게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