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hangjiakou Library

TANZOSPACE

독서 습관을 몸에 익히는 것은 자신을 위한 하나의 피난처를 만드는 것이다.

- W.서머셋 모엄

2백만 년 전,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문명이 장자커우에 모였다. 그들은 처음으로 이곳의 땅을 개간하여 중국 문명의 선례가 되었고, 번성해나갔다. 동양 인류와 중국 문명이 여기서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현재 장자커우는 동계 올림픽이 다가옴에 따라 세계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하고 있다.

작은 풍경

장자커우는 북쪽, 서쪽, 동쪽의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강에 인접한 지역으로, 중앙 협곡 부근에 장자커우 도서관, 자료실, 박물관, 기획 박물관이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서로 다른 세 가지 크기의 건물이 조화를 이루며 남쪽으로 열려 있으며, 건물의 전면이 재활용 가능한 타공 패널로 덮여 있어 복합건물 전체가 현대 예술의 방식으로 작은 풍경을 만든다.

그 중 동쪽에 위치한 도서관은 총 면적이 2만2000㎡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며, 약 110만 권의 책과 2,100개의 좌석을 가지고 있다. 더불어 도서관 내의 오픈된 서고는 '수집·검색·차용·독서' 기능을 함께 제공하기 위해 독서공간과 통합되어 있다. 

적은 것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응축된 것이고, 많은 것은 복잡한 것이 아니라 적절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경제성은 미학이라 할 수 있다. 비용과 디자인을 최적화시키기 위해 세밀하고 복잡한 장식적 요소를 포기했다. 실내 디자인은 체계적 디자인 원칙를 따르고, 건축 디자인의 논리에 따라 확장된다.

건축은 인간이 만든 레이어링의 예술이다. 제약을 벗어던지고 사용감, 감정, 느낌을 위한 공간을 창조해낸다. 이 도서관 또한 아트리움을 만드는 천정 커튼월, 층층이 쌓여 도서관 구조적 기능과 외관을 정의하는 각 층의 플랫폼과 주 계단, 그리고 내부 디자인을 통일시키는 회백색의 시멘트와 통나무의 질감이 레이어링 되어있다. 레이어링을 통해 만들어진 공간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각도로 쏟아져 내리는 빛 아래, 흥미로운 시각적 변화를 즐기며 빛과 그림자가 겹쳐진 그늘 아래를 거닐곤 한다.

복합 공간

현대의 도서관은 단지 책 보관과 대출을 위한 장소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머물고, 서로 교류하며, 영감을 받고, 놀라움을 느끼는 곳이다. 더불어 다양한 상황을 통해 "독서"에서 "소통"으로 자연스레 옮겨가기도 한다. 훗날 미래의 도서관은 지식, 경험, 그리고 창조를 통해 사람들을 연결하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며, 도시에서 공동체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탐구하는 장소로써 새로운 활력의 장을 열 것이다.

책의 매개체로써의 도서관은 책의 개념이 공간에 통합될 때 때로는 추상적이고 때로는 구체적이다. 이 도서관은 '대·중·소'라는 크기의 3단계와 '흑·백·회색'이라는 명암의 3단계가 'Two in one, three in two, three in all'이라는 모듈식 설계를 바탕으로 설계 논리의 기본이 되었다. 그 예로 '책+선반'은 격자 형태로 배열·구성돼 2차원 평면에서 3차원 공간 구성으로 전환되고, 공간의 테마와 상호작용을 잇는다.

지하 1층 정문으로 입장 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아트리움 내 다목적홀(소극장/대형강연장)의 '예술 설치물'은 극적인 상승감을 갖고 있어 기존 건물 구조에서 오는 '캐니언'의 압박감을 약화시킨다. 그 관점으로 다목적홀은 도서관에서 활력과 에너지를 뿜어내는 심장과 같아 공간 전체를 활성화하면서도 안정시킨다. 더불어 도서관 내의 서고들을 큰 공간의 소음 문제를 효과적으로 줄이는 고품질 흡음재 역할을 하며 각기 다른 순서로 배열되어 있다. 

2층에서는 아트리움에 있는 계단식 광장에 갈 수 있다. 광장의 녹색식물은 지하 1층 식물의 풍부한 시각적 체계와 교차적으로 배치되어 공간 내 동선의 흐름을 확장하고, 사람들에게 비교적 개방된 자연환경을 제공한다. 사실 도서관 실내의 빛은 장자커우의 강한 햇빛과 타공 커튼월(curtain curtain wall)로 덮인 건물 입면 탓에 독서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이에 디자이너는 그 부분에 단계적 효과가 있는 산책로를 교묘하게 배치하고, 독서 공간을 안쪽으로 배치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빛이 스포트라이트가 되어 독자들이 책을 읽으며 걸어 들어가는 미지의 세계를 비춘다.

문화미학

정신적 문명의 확립은 문화적 유전자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도서관은 사람들의 예술과 문학 생활의 차원을 확장하고, 수십 년 동안 인간과 건축 사이에서 상호작용하며 심층적인 경험을 선사해왔다. 공공도서관은 도시의 폐로써 사람들의 정신적 호흡을 돕고,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치유한다.

디자이너는 각 역할의 위치와 동선을 지정하는 디렉터처럼 공간을 연결시켰다. 이와 같은 오픈 스페이스 플랜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배우고 교류하며 함께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공간 분할은 다양한 방식의 소통을 촉진하고, 자발적인 만남이 이루어지도록 공간적 상황을 제공한다.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청소년 독서공간에서는 다양한 예술적 경험이 가능하다. 방문자가 피로감을 느낄 경우 혼자만의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는 다차원 영상공간과 음악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린이 구역에서는 햇빛이 가장 잘 들어오는 곳이나 동굴에서 책을 읽을 수 있고, 어린이 영화관에서 시청각적 재미를 즐길 수 있으며, 안전하게 탐험하고 놀 수 있다.

특정 기능 영역 외에도, 도서관에는 훗날의 또 다른 가능성을 위해 몇몇 공간들이 마련되어 있다. 모듈식 구성을 통해 벽의 개폐로 공간의 용도를 재구성하여 갤러리, 콘서트홀, 녹음실, 이벤트 공간 등으로 유연하게 전환될 수 있다. 도서관은 역사와 문화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활동들이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장자커우의 역사 문서를 전시하는 개인 박물관이 있어 작은 창문을 통해 수천 년의 역사를 가까이서 볼 수 있으며, 이는 추가적인 시각적 기호와 이미지 특징 없이 공공건물이 가져야 하는 태도를 부드럽고 정확하게 전달한다. 

장자커우는 문화적 소통을 통해 이번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국제적인 만남의 장이 될 것이다. 이는 현대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주며 문명을 전달하는 씨앗과 같다. "책의 구조"는 끊임없이 발전하고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비록 그것이 진정한 지식으로 이어지지는 않을지라도, 도서관은 사람과 도시 사이에서 변함없이 정신적 건축을 나타낼 것이다.

프로젝트 개요

프로젝트명 : Zhangjiakou Library
위치 : Hebei, China
연면적 : 22,200m²
인테리어 : TANZOSPACE
사진 : XIAO Shiming
완공 : 2021

TANZOSPACE

TANZOSPACE는 중국의 예술가이자 건축 디자인의 선구자인 왕다취안이 설립한 공간 통합 디자인 서비스를 위한 디자인 에이전시로, 브랜드, 공간, 예술, 미디어, 가구 등 공간에 필요한 것들을 다루고 있다. 건축과 증야의 조화를 강조하고, 신구, 내외부, 인간과 자연의 지속 가능한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시대를 선도하는 디자인 공간을 구축한다. 

http://www.tanzospace.com/

■ 세계의 건축가 시리즈

에이플래폼에서 전 세계에 걸쳐 활발히 활동하는 각국 건축가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건축을 담아 여러분께 전달하는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저마다의 컨텍스트 안에서 건강한 도시건축을 만들어가는 건축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와는 또 다른 삶의 풍경을 이해하고, 건축의 문화적 다양성을 살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모든 콘텐츠는 건축가로부터 직접 전달받아 게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