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카페를 지었습니다.
어느 돈 많고 세련되고 젊디 젊은
멋진 '엄마'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젊은 시절에는 자식들 뒷바라지에 옷 한 벌 제대로 사 입지 못하였고,
그 자식들 시집, 장가 보낸 이후에는 허전한 마음 달래길 없어 힘들어한 엄마의 이야기입니다.
그 엄마가 어느날 카페를 지었습니다.
어느 날 엄마가 카페를 짓겠다고 말했습니다.
요즘 '카페 한 번 해보고 싶다'처럼 그냥 해보는 말이려니 했습니다.
그래서 자식들 또한 무심코 지나쳤던 말입니다.
그런데 카페가 지어졌습니다.
자식들 사랑 지극하다보니 자식들 일 앞에서는 '대장부'라지만, 아무리 보아도 평범한 엄마가 어떻게 카페를 짓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카페를 설계하던 때? 아니면 엄마가 바리스타 공부를 시작했을 때가 좋을까요? 그도 아니라면 제가 십여년전 커피 공부를 시작했던 그때부터? 아니면 커피가 좋아 시간 날때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카페를 돌아다니던 그때부터일까요?
자기 물건 사는 건 아직도 아깝고, 몸이 힘들어도 택시보다는 버스 기다려 타고, 한 해 한 해 나이 먹는 게 서글프고, 인생은 뭔가 싶어 허전하기 그지 없다는 엄마가 어떻게 '카페 짓기'를 시작했던 걸까요?
엄마의 카페 짓기!
강한 모험심이 만들어준 도전이었던 건지, 헤아릴 길 없는 허전함이 만들어낸 무모함이었는지 그건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걸 알고 싶어 시작한 이야기.
아마 이 이야기가 끝날때쯤 알게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