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한국의 카페들마냥 이곳 역시 고가의 에스프레소 머신이 있을 거라 예상했는데 그 대신 국적불명의 스팀머신이 있고, 말코닉 그라인더가 있지 않을까 했는데 생뚱맞은 후지로얄 그라인더가 있는 곳!
인스타그램 사진 한 장 때문에, 일부러 이곳을 찾으셨다던 그분이 전한 노띵커피의 첫인상입니다. 캐나다에 살고 있고, 세계 여러 나라의 카페들을 돌아다녔고, 지금 잠깐 한국의 카페를 둘러보고 계신다는 분! 그분이 전한 노띵커피의 이야기는 저희에게도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건축을 하고, 오픈을 준비하고, 그리고 이 공간을 열어 사람들이 오고가기 시작한 지 3개월이 됐습니다.
봄이 가고 여름이 되는... 새잎이 돋고, 꽃이 피고, 그러다 어느새 꽃이 지는 그 매일 매일의 모습을 카페 안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일주일에 두세번 새벽 로스팅이 진행되는 이 공간도 너무나 좋고, 오후 대여섯시쯤 해가 질때, 격자창으로 들어오는 햇살도 너무 좋고, 여럿이 어깨 마주대고 앉을 수 있는 다락방도 너무나 마음에 듭니다.
사실 오픈을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러다 어렵게 선택을 했습니다. 고가의 에스프레소 머신 대신 일일이 손이 가는, 그래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야 하는 Pour Over 커피전문점을 하겠다구요.
주문을 받으면 원두를 갈아 커피를 추출하고, 얼음 역시 일일이 커피를 추출해 그걸 얼려 만든 커피큐브를 사용하고, 그렇게 '여유'를 가져야만 커피를 만들 수 있는 곳!
지난 3개월의 시간 동안, 저도 모르게 닮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커피도 사람도... 나무로 만들어진 집, 이곳을 닮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