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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축답사] 서울로7017: 건축답사_서울로7017_MVRDV

건축설계디자이너 KirbyKIM(길쭈욱청년)
2017.06.18

서울역 고가도로를 철거하는 대신 새롭게 시민공간으로 계획한다는 현상공모 이후 2년 만에 서울역 고가도로가 '서울로 7017'이라는 이름으로 오픈을 하였다. 당시에 당선되었던 안은 네덜란드의 유명 건축가 그룹인 MVRDV의 것으로 '서울 수목원'이라는 타이틀을 지니고 있는 계획안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서울역 고가도로 전체를 수목원과 같이 식재하여 GREEN화 하는 계획이다.

당시 당선작과 가작들의 전시가 있었고, 그것 역시 찾아 보고 포스팅으로 남기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는 당선작보다는 당선되지 못한 국내 건축가들의 작업에 마음이 가긴 했다. 그러나 당선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고, 추측건대 심사위원 입장에서 삭막한 도심 내에 녹지 두는 간결한 안이 가장 간단하면서도 강한 임팩트를 줄 수 있다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싶다. 당선작의 전시에서의 시뮬레이션 모습과 짤막한 기사 속 공정 사진으로 만 보았던 모습만 지닌 채, 직접 완성된 모습과 비교, 확인하기 위해 서울역으로 향했다.

서울로 7017

서울로 7017은 고가도로를 재구성한 계획이다. 즉, 지면보다는 높은 그것도 한참 높은 위치의 구조물 위에서 이뤄지는 계획이기에 지면에서 구조물 상부까지 동선을 끌어들이는 것이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래서 서울역에 다다라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서울로의 부분은 아래 사진과 같은 원형의 코어와 나선형의 계단이다. 차후 사진으로도 설명되겠지만, 서울로 7017의 구성요소들의 형태는 원형으로 통일돼 있다. 이는 MVRDV의 계획안에서도 표현되었던 부분이고 그대로 시공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된 원형의 코어는 생각보다 고가 구조물과 잘 어울린다.

계단을 통해 고가 상부로 올랐는데, 계단의 마감은 콘크리트로 하여 최소화한 것으로 보이고, 난간의 구조물이 이색적이었다. T자 단면의 철 구조물을 통한 난간인데, 계단뿐만 아니라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되었다.

(최근 서울로를 재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아래 사진과는 달리 계단에 일부 무근콘크리트 타설이 추가되었고, 난간 사이에도 유리가 추가되었다. 아무래도 오픈 후 추가적인 마무리 공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듯)

고가 상부에 오르면 수많은 콘크리트 화분과 그 사이로의 길이 보인다. 전체적으로 콘크리트의 회색 톤으로 삭막하지만 나무의 녹색이 그것을 중화한다. 다만 아직 심어진 식물들이 무성하지 않아 조금은 어색하다.

원형의 화분과 함께 중간중간 원형의 실린더 사이에 매점과 같은 시설들이 자리하고 있다. 고가의 폭을 고려하다 보니 최소치로 계획된 듯해, 시설물들이 기능하기에는 조금 작은 감이 있다.

서울로 7017는 만리동부터 남대문시장 초입까지 선형으로 이어져 있다. 꽤나 긴 거리가 이어져 있는데, 그 구간 전체를 식물 화분으로 채운 것이다. 선형의 형태를 따라 식물들이 이어지는데, 식물의 종류별로 구간을 나누어 배치하였다. 예를 들어, 첫 구간은 소나무과, 그다음 구간은 목련과 등.

각 식물의 종류에 맞게 구조물을 설치하기도 하였다. 식물이 심겨 있는 콘크리트 화분은 특수한 공법으로 제작한 것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인 콘크리트와는 질감과 색이 다른 것은 그 이유인 것 같다. 식물이 꾸준하게 생장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주요한 부분이다.

일부 화분은 데크와 조합하여 벤치로도 활용하였다.

전반적인 서울로의 구성은 위의 설명과 같다. 다음부터는 서울로에서의 주목할 만 한 특징에 대해 정리해보려 한다. 서울로가 지닌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서울 도심에서 볼 수 없던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로의 구간 중 특히 양 끝단 부분에서 이색적인 장면을 볼 수 있는데, 남대문시장 쪽 단부에서는 구조물이 고층 건물 사이를 3~4층 높이로 지나가게 된다.

고층 건물 사이로 지나가는 도중 좌우 건물과 연결되기도 하는데, 이 장면은 자주 서울로와 비교되는 사례인 뉴욕의 하이라인과 같은 이미지를 보여준다.

남대문시장과의 반대편인 만리동 구간에서는 서울로가 세 갈래로 갈라지면서 지면으로 연결되는데, 적극적으로 서울로가 도시와 연결되는 모습으로 읽혀 흥미롭다.

당선 당시의 MVRDV의 계획안에서는 이와 같이 고가도로가 갈라지는 구간이 훨씬 더 많았다. 서울역 건물과도 연결되기도 하고, 큰 줄기가 갈라져 다른 동네까지 이어지기도 했는데, 현실로 옮겨지면서 간소화된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이외에도 서울로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높이에서 서울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하나의 특징이다. 항상 반복되는 일상을 지닌 도시민들에게 이와 같은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 또한 이 건축이 지닌 가치가 아닐까...

서울로 끝 만리동 광장에는 SOA 건축사사무소에서 작업한 작품인 '윤슬'이라는 공연장도 있다. 이 공간은 실제로 보면 좋기에 자세한 사진은 남기지 않는 걸로..

이상으로 서울로 7017의 간단한 리뷰를 마친다.

사실 서울로 7017은 아직 미완이라고 생각한다.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곳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나 또한 아쉬움이 많다고 느끼고 있었는데, 승효상 선생의 칼럼을 통해 조금은 그것이 무마되었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반대가 심했던 서울로 7017은 실현된 것만으로도 높게 살만한 것이고, 실현된 이상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채워갈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였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당선 계획안에 있었던 여러 갈래의 지선들이 삭제된 것, 사진으로도 보이는 부족한 마감 디테일 등이 앞으로도 개선될 수 있는 사항들인 것이다. 서울로 7017은 단순한 건축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공공사업으로 바라보고 현대 도시에서 느낄 수 없었던 공간과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높게 여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승효상 선생의 말씀과 같이 꾸준히 보완되어 정말 수준 높은 건축, 공간으로 거듭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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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설계디자이너 KirbyKIM(길쭈욱청년)

한 명의 건축가가 되기 위해 건축을 현업으로 삼고 있는 실무디자이너.

좋은 건축물을 찾아 답사하고, 전시회 등을 찾아 보고 글로 정리하며 공부하고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ksj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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