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대웅전은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127호로 2000년 지정
조계사는 대한불교 조계종총문원의 직영사찰이다. 1910년 전국 교구본사의 의연금으로 창건된 각황사를 1937년 현재 자리로 옮기고, 이듬해 삼각산에 있던 태고사를 이전하는 형식을 밟아 절 이름을 태고사라 하였다. 1941년 조선불교조계종 총본산 태고사법 제정과 함께 조선불교조계종이 발족, 1954년 불교정화운동을 벌이며 조계사로 개칭하였다. 현재 조계사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중심사찰로서 수행과 포교를 비롯하여 교육, 문화, 사회봉사 등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코레일 철도파업의 지휘부가 이곳에 머물고 있다는 이유로 사찰밖 대로변에는 한눈에 사복경찰로 보이는 분들이 여럿 서성이고 있었다. 사찰내 마당에는 십여명의 기자들이 카메라를 배치하고 대기중이었다. 때문에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일주문 앞에 금속판을 여러장 겹쳐 만든 사천왕상이 나를 반겨주었다. 전통 사찰의 전면에 이처럼 현대적으로 해석한 사천왕상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에서 사찰 관계자들의 포용력과 위트를 짐작할 수 있었다.
비교적 거대한 일주문이지만 산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 도심의 빌딩 숲 안에 자리잡은 탓에 그 위엄이 잘 느껴지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의 조계사 대웅전은 1922년 전북 정읍에 지어진 보천사 십이전을 1938년 이곳으로 옮긴 것이다. 대웅전은 앞면 7칸·옆면 4칸으로 지붕의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이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만든 공포는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양식을 이용하였다. 특히 모든 벽에 있는 문은 꽃 모양으로 장식된 문살로 되어 예술적 화려함과 정교함을 갖고 있다. 이 건물의 모든 것이 1920년대 조선시대 후기의 건축양식을 받아들이면서 전각의 대형화를 이룬 것이 특징이다.
대웅전 측면에 자리 잡은 건물에서 화려한 포작과 단청이 시선을 끌었다. 기둥을 깊숙이 깎아낸 채 복층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끼워 넣은 구름문양의 부재가 인상적이다. 구조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너무 깊숙이 파낸 탓인지 기둥 부재가 조금은 느슨하게 벌어진 듯 보였다.